언제나 흥겨웠던 그런 대회장은 아니였다.
런너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사람들로만 비춰지고 있었으며 웃고 떠드는 나 자신도 한켠 밑바닥엔 죄스러움이 웅크리고 앉아 있음에 편할 수가 없었지.
대한민국이 우울하다고 모두 아무것도 않할순 없는거다.
각자의 인생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있을 수 밖에..
요새 발 바닥 염증은 따끔 거리는게 계단을 걸어 내려 갈때도 느껴지는 상태로 진화 하였고
이젠 멀쩡하던 왼발도 살짝 느낌이 오기 시작이다.
풀 주자 나가고, 하프, 그리고 10km 출발을 하였다.
트랙을 돌며 혼자 운동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첫 급수대를 통과 하기 전까지 힘들던 몸은 풀리는지 예민했던 발바닥 상태를 잊을 수가 있었다.
속력은 점차 빨리지고 있었고,
몸은 가볍다 느꼈지만 이대로 끝까지 가지 못함을 잘 알기에
조절을 해보려 했으나 생각을 놓치면 몸은 통제되지 않았다.
날씨는 좋다못해 살짝 더웠다.
곧 나타나는 터널이 있어 시원함도 맛볼수 있는 이곳 주로는 달림 장소로서는 흠잡을 수 없었어.
주로에 자봉나온 여고생들의 열렬한 환호와 응원..
국가적 재앙이 되버린 작금의 현실이 자꾸 떠올라서...
이쁜 우리의 아이들... 그랬을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아! 이 달리는 행복한 날 이런생각을 해야됨이 슬퍼졌어..
나름의 속력 욕심, 기록 욕심은 자꾸 발동 됨에
내 안에 뭐가 나를 작동 시키는건지...
내가 모르던 나를 알아가는 달림의 세상에서
모르는 내 속엔 뭐가 더 들어 있을지..
언제쯤 다 알아갈지 의문이지만
아직 똑바로 살지 못하고 있음에.. 담배피고, 술먹고.. 이런것들이 나를 얼마나 망치는지..
그건 짐작하는것 이상 이겠지만 여태 그러고 사는 자책도 되고 머리가 엉킨다.
달릴 수 있는자와 달리고 싶지만 못 달리는자.
이게 행불행 또 하나의 구분점이 된다라면
나한테는 얼마나 빨리 달리 수 있는가의 의미는
그리 큰 차이가 없겠다 생각을 했다.
몸을 아껴서 오래 달려야 하겠고, 내 몸에 대한 공부는 계속 해야지 싶었어.
반환 후 돌아오던 그 길고 긴 언덕에서 어느덧 걷지만 말자로 바뀌어 힘겹게 달리고 있었다.
이제 내겐 이런 속도만 가능한가 생각해보니
내 다리의 출력은 아직 남아 있었다.
약해진 정신력이 내 두발에 무게를 더하고 있음을 눈치챈 것이다.
생각을 털어 버리니 몸이 한결 가볍다.
약 8km 지점에서 힘을 내었다. 할수 있는 힘을 내니 또 그리 되더만..
남들은 풀을 하프를 이시간 어떻게 뛰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정말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는거.
풀은 풀대로 힘들고, 하프은 하프대로 힘들 듯이..
내 수준에서는 빠르지 않은 이 속도 10km도 쉽지 않았다.
주어진 인생은 타인이 바라보는 관점과 다르게 각자가 모두 힘들다.
작년 동일 코스에서 장경인대 무릅 통증으로 걸어야만 했던_
보행으로 들어 왔었는데
그에 비하면 올해의 기록은 엄청난 향상으로 복수전을 한 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