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까지 다니던 피트니스는 가을까지 러닝을 하며 잠시 멈췄고,
추운 계절이 되면 하려던 것은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웨이트 갈증이 느껴지더군요.
한동안 웨이트 끈을 놓고 지내고 있다가 홈트레이닝으로 덤벨 이두, 삼두, 푸시업, 견갑골 운동을 했습니다.
가라앉았던 팔근육이 펌핑 효과로 부풀어 오르는 게 보일 지경입니다.
5년 전까지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때는 운동하는 사람들은 시간 남고 돈 남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연예인들 뿐이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TV에서 운동으로 다이어트하는 프로그램이 나올 때면 잘 안 봤는데
요즘 말로 <나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던 거예요.
지금은 말도 안 되지만.. 그때는 운동으로 세상 모든 사람 몸이 바뀐다 해도
나는 절대 안 바뀔 거라는 신념이 있었던 듯합니다.
맞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신념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은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는 듯합니다.
관광버스 기사를 하는 오십 살 우리 작은형이 그렇습니다.
"내가 이 몸으로 뭘 할 수 있겠어! 버스 운전밖에 없지."
아주 간단한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면 몸은 꼭 바뀐다는 제 이야기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옵니다.
오십 년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것은 돌 같은 신념처럼 굳어진 모양입니다.
어떤 계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 누가 어떻게 해줄 수가 없는 문제라 여깁니다.
몇 달 전 전직장 동료들과 만났습니다.
인천논현에서 만나는 술 약속 인데 집부터 가는 교통편이 애매합디다.
12km 거리를 그냥 달려갔습니다.
길에서 기다리던 후배 C는 땀을 흘리며 달려오는 저를 봤습니다.
내가 러닝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달려오니 다른 느낌이였나 봅니다.
자리에 동석한 다른 지인도 있었는데 그 사람도 걷기와 저녁 굶기로 20kg 뺀 사람입니다.
후배C는 키 180, 110kg(추정) 거구입니다.
그뒤 한 달 만에 10kg을 감량 한채 나타났습니다.
형들이 변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답니다.
동네를 걷고 줄넘기를 했으며, 군것질을 끊은 것 만으로 감량이 되었답니다.
재미가 붙었는지 두 달만에 20kg 감량. 놀랍습니다.
이제는 커져버린 슈트를 아빠 옷처럼 입고 나타나서
옷을 다 버려야 한다는 너스레를 떨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제가 이렇게 살이 빠질 줄은 전혀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이제는 해보니까 나도 하는데 다른 누구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년 봄에는 마라톤 10km 대회에 도전하겠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났고, 재미가 붙었군요. 짝짝짝짝~!
깊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을 보냅니다.
저도 작년에 부상을 입어서 못 움직이게 되니까 한동안 운동과 멀어졌습니다.
점점 게을러졌습니다.
몸무게가 5kg 늘어 다시 시작할 때는 정말 힘들더군요.
결국 감량은 이뤄졌어요.
몸은 쓰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체험 했던거죠.
나는 안 변할 거라 여겼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도 생기고, 장거리 달릴 수 있는 체력도 가진 지금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뭐 그런 개똥철학 다 버리고라도
운동이 재미있습니다.
재미..
그 재미도 변화된 신념일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