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옆반에 전학온 이영욱이라고해. 지난 번에 보니까 나랑 같은 동네에 사는거 같던데.. 같이 가자~#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난 잠시 벙해져 있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녀석을 훑어보았다.
물론 녀석이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제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서..
하얀 피부에 쌍커플도 없으면서 큰 눈을 가진 이 녀석.
곧게 뻗은 콧대와 적당히 동그란 콧망울이 잘어우러져
도톰한 입술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키스하고 싶게 만드는 입술.
키는 약 180Cm를 넘어보이게 잘빠진 다리..
거기다 교복이 이렇게나 잘어울리다니..
얼굴은 또 왜 이렇게 작은거야?
나 같은애는 어떻게 살아라고? -_-
요즘은 남자들이 더 이쁘다니까..쳇.
나도 모르게 감탄에 젖어 있으니까.
녀석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너도 나에게 빠졌구나.#
#그..그럴리가.#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내가 좀 신비한 매력이 있긴하지.#
#-_-...#
녀석의 페이스에 말리고 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난 서둘러 대화의 주제를 바꾸어야 했다.
#니가 전학온 애야?#
#응. 얼마전에..#
#너도 우리동네 살아?#
#응. 몇일전에 집에가는 길에 니가 이쪽 방향으로 가는걸 보았지.#
우리는 잘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같이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데 이쪽보단 저리로 가는게 빠르지 않냐?#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나에게 물어오는 영욱이.
#아.. 그거야 그렇지. 하지만.. 매일 같은 길만 다닌다면 재미 없잖아.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시간도 마음대로 낼 수 있는게 아니지. 어짜피 집에가는 길이고.. 차이나봤자 5~10분인데.. 그 사이에 새로운 무언갈 보고 새로운 풍경에 새로운 누군갈 만나고.. 뭐.. 그런거 아니겠어?#
#오옷.. 그렇구나. 좀 특이한데?#
#뭐..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지도.#
#꿈?..#
#난. 꿈이 있어.#
#오호.. 아무튼 우린 꽤나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그래..#
처음엔 마냥 수상하고 낯선느낌이 들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녀석과 나는 매일 같이 등하교를 같이하면서
꽤나 친한 사이가 되었다.
[어느날]
영욱이와 하교하는 길.
#영욱아.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좋아하는 사람? 많지.#
#음.. 가족, 친구. 이런거 말고. 이성적으로..#
#아~ 이성..#
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냥 꽤....#
#그래? 그럼 사람을 좋아한다는게.. 어떤거지?#
#뭐 별거 있나?.. 그냥.. 앞에 없으면 보고싶고. 같이 있어도 그리운거...겠지.#
#같이 있는데도.. 그립다고?#
#뭐.. 그렇겠지. 너나 나나 아직 어려서 잘 모른다지만. 사실 사랑엔 나이같은건 상관 없다고 봐.#
#그런가..?#
#그렇지. 가슴으로 하는게 사랑인데..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지. 가슴이 뜨겁게 뛰고 있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본다. 난.#
#가슴이.. 뜨겁게 뛴다고..?#
#그래. 그 사람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그 뛰는 가슴. 그 설레임. 그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서.. 결국엔 그 사람을 향한.. 그 무언가가 되겠지.#
#아.. 그럼.. 뭔가 주고 싶은것도.. 포함되는거야?#
#물론이지. 길을 가다가 이쁜걸 봤는데.. 그게 그 사람하고 어울릴 것 같다거나, 자기도 모르게.. 그 물건을 사버리는 경우. 아직 그 물건을 줄 만한 사이도 아니라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