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게임업계 뒷이야기 - 04

J-너스 작성일 06.02.28 0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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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태나쁨


3번째 글 쓰고나서 지금 무지막지하게 후회하는 중입니다.
본문 추신은 물론 리플에까지 "제목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이야기를 했건만 어떻게든 이름 밝히고 싶어서 안달이신 분들이 나오는 군요.
저는 "아~ 그 게임이로군요"정도만 나올 줄 알았는데 참 끈질기신 분들이 많네요..
(그나마 추정하신 분들 전부 틀렸다는... 이름 6자짜리 게임이 꽤 되지만 그 중에 MMORPG는 그거 하난 줄 알았는데 하나가 더 있어서 혼란이 가중된...)

어쨌든 이 상태를 보아하니, 나중에라도 뭔가 문제될 만한 소지가 있는 글은 더이상 올릴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남은 글은 전부 문제 없을만한 것으로만 올리겠습니다. 덕분에 "업계 뒷이야기"보다는 잡담성 글이 되겠네요 앞으로는.. (그래봤자 소제도 거의 다 떨어져 가지만..)

이번엔 말 그대로 잡담성 글입니다. 그냥 재미로 봐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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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업체 이야기 하면 뭔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이번엔 해외업체의 에피소드들을 모아보겠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이미 타 잡지 등에서 흥미위주로 연재했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이미 알고계신 내용들이겠지만, 뭐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1. 본업보다 부업으로 더 뜬 회사들...

일본 닌텐도사의 원래 업종은 유희 및 오락도구 생산업체였습니다. 게임기 제작 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상품은 "화투"와 "트럼프"였다지요~

아머드 코어로 유명한 프롬 소프트웨어 역시 원래는 게임제작 회사가 아니라 뭐더라..? 어쨌든 PC용 프로그램 전문 회사였습니다. 그러다가 게임 소프트웨어에도 손 대본 것이 잘 나가서 현재는 게임전문 업체로 전환.

코에이 역시 원래는 모직물 생산업체였습니다. 그러다가 이 모직물 생산 및 관리를 위한 소프트 웨어를 자체제작하던 중에 덤으로 게임을 만들었다가 이게 뜬 후엔 업종 변경을 한 것이죠.

에콜 소프트웨어 역시 원래는 CAD프로그램 전문, 그것도 하수도 관리 및 설계 프로그램 등에 있어선 일본 최고의 회사이고, 현재도 업계 톱이라고 하더군요. 게임은 말 그대로 심심할 때 덤으로 만드는 것.. (유명한 에피소드로 데스 크림존 제작시 등장 성우 전원이 회사 사원들-사장 포함 총 6명-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레인디어라는 게임개발 전문팀을 따로 두기도 했지만 요즘은 레인디어는 폐쇠한 듯..

타이토의 경우 원래는 물류관련 수입업체였다는 군요. 그러다가 스페이스 인베이더 뜬 후에 게임업체로 전환한 경우.

일본의 반다이와 미국의 THQ는 원래 장난감 전문 제작업체였습니다. 그러다가 반다이의 경우 선라이즈 매입하고 사업 확장을 계속해서 게임은 물론 관련상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되었고, THQ는 게임만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로 전업.

남코 역시 예전에는 다른 회사였다는 군요. 원래 업종이 뭔지는 확인 못했습니다(회사 창립이 56년, 회사이름을 NAMCO로 바꾼것이 72년, 첫 게임 나온게 78년이니.. 최소한 20년 동안은 딴 짓 하던 회사라는 뜻..)

일본 팔콤의 경우 원래는 애플 컴퓨터 대리점으로 출발. 이후 애플용 게임들을 자체제작(18금 성인용 게임까지 끼어있었다는 군요)하다가 아예 게임업계로 진출한 케이스.

뭐 우리나라만 해도 원래 어학학습 및 관련 학습지 출판 전문이던 YBM이 게임업계에 진출했던 적이 있죠(현재는 사업철수).

뭐 이 외에도 출판 전문이던 업체에서 게임 개발사가 분리되어 나온 경우가 꽤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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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질러라!!!
코나미의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800만장 이상, 아마도 지금은 1000만장을 넘겼을 대작 게임입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꽤나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 게임의 해외판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볼까 합니다.

메탈기어 시리즈가 MSX시절부터 인기가 있던 작품이고 후속작도 꾸준히 나와주다 보니 해외에서도 인기가 얻어지던 시절.
미국에서 DAVID HAYER란 메탈기어 팬이 있었습니다.
꽤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제가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로는 만화 X-MEN의 작가라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그건 아닌것 같고, 다른쪽으로 알아보니 뭔가 음악관련 사람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자기 전문분야에선 꽤나 유명한 사람이라더군요).

그런데 이 사람이 우연히 메탈기어 시리즈의 미국판 발매 소식을 듣게 되었답니다. 거기에 덤으로 "미국판은 자막만 영어화가 아니라 아예 음성까지 더빙한다더라"란 소문을 듣고는 바로 코나미에 연락을 했답니다.
"단역이라도 좋으니 나 성우 좀 시켜주소"
라고요...
뭐 본인이야 말 그대로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를 담아서 보낸 것이지, 실제로 될 거라곤 생각도 안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코지마 감독에게 "나 메탈기어 팬이오~"라는 내용을 주로 담아 보냈던 이 편지의 답장이 왔다더군요. 그것도 코지마 히데오 감독 본인이 쓴 답장.
내용은
"나도 당신 팬이다. 당신이 해 주겠다면 성우로서 참가해 달라"였다네요.

팬으로서 그보다 기쁜 일이 있겠습니까? 어쨌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대본을 기다리는데... 본인은 그때까지도 "어떤 캐릭터가 떨어질려나? 단말마로 끝나는 단역은 아닐테고.. 그래도 대사량이 좀 되는 조연 정도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했다나요?
뭐 전문 성우나 배우가 아니었으니 큰 역은 못 따리라고 생각을 했다는데...

도착한 대본을 보니 배역이...
'DAVID HAYER - 솔리드 스네이크'
...... 어이 이봐! 갑자기 주역?!

뭐 본인이 얼마나 놀랐는지는 둘째 치고, 어찌어찌 더빙에 돌입. 현재까지도 메탈기어 시리즈의 솔리드 스네이크역 성우를 그 사람이 쭈욱 맡고 있다고 하네요.
국내 일부 팬들 사이에선 일본판 성우인 오오츠카 아키오씨 목소리보다 더 어울린다고 하는 팬들도 많은 걸 보면, 나름대로 코지마 감독의 지르기가 성공한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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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질러라~ (2)
에.. 이번 글의 문맥은 상당히 이상할 겁니다만 그 부분은 이해해 주시길. 저도 크림조너이기 때문에 도저히 그분의 이야기를 할 때 보통때처럼 쓸 수가 없어서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절대 아실 필요 없는 업계의 거성, 이 시대의 이단아, 쓰레기 게임의 지존, 전 세계 20만 크림조너의 우상, 건 슈팅계의 혁명(나쁜 의미로..), 신흥 종교 교주로도 불리우는 바로 그분!
성지 에콜에서 탄생하신 데스 크림존이란 위대한 게임이 존재하십니다(아아... 그분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담아 버리다니.. 성지를 향해 사죄의 2만배를 올려야 할 듯. 앞으로는 그분으로 통칭하겠습니다).

세가세턴 시절에 이미 쿠소게임(일본어인데, 번역하면 쓰레기 게임.. 정도가 될겁니다)의 지존으로 자리매김하신 그분께선 이후로도 많은 전설을 남기시며 크림조너(그분의 열광적인 팬들을 뜻합니다)들을 양산하시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분에 관계된 사람들은 뭔가 멋진 짓을 하는것으로도 유명한데...
모 잡지에서 "그분을 제작하시게 된 동기가 무었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제작팀의 답변이 "... 후후후... 후후후후... 후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였다는 점으로 볼 때 범상한 수준은 이미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이건 진짜로 잡지에 실린 인터뷰 내용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루요).

어쨌든 그분께선 항상 어떤 게임기의 말기에만 강림을 하시는 것으로 유명한데, 드림 케스트 말기에도 어김없이 등장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 정말 어이가 없던 점이 "건 슈팅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드림 케스트의 모든 주변기기(건콘, 온라인 어댑터, 키보드, 마우스, 마이크)에 전부 대응이 된다는 괴함을 자랑하셨지요.

"아니 대체 건슈팅 게임에 다른건 몰라도 왼 마이크?"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이 마이크를 이용해서 본인의 목소리를 녹음한 후 게임속 대사에 대입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면서 여러 재미있는 대사들이 인터넷(물론 DC용 전용 넷)에 올라오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게임 중간쯤에 나오는 '도망치는 민간인'들이 있는데, 당연히 민간인이므로 쏘면 안되는 유닛이었으니 대사들도 "와악~ 쏘지마~"같은 거였습니다.
물론 여기에 맞춰 유저 개인들이 녹음한 대사도 올라오곤 했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대사가..

"쏘지마~ 내가 바로 유카와 전무다~"라는 대사였죠.

콘솔게임 경력이 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세가 세턴 시절에 게임 홍보 및 CF를 전담하던 사람이 '세가타 산시로(후지오카 히로시 분)'였다면 드림 케스트 시절에는 '유카와 전무(실제 세가사의 전무이사였습니다. 세가가가라는 게임GD의 보너스 트랙을 들어보면 유카와 전무가 직접 녹음한 노래가 들어있기도 하고, 여러 CF등에서 활약하기도 했죠)'였기 때문에 "이거 누가 녹음했는지 참 센스 좋구만"이라고들 생각을 했습니다.
뭐 당시 DC하면 유카와 전무! 라고 바로 나왔으니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건데...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대사를 녹음해서 올린 사람이 유카와 전무 본인이라는 사실...
나이도 50을 넘긴 대기업 전무라는 사람이 참 할짓도 없었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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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인들? 오지 맛!!!
이 이야기 역시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는 사실인데 요즘 유저분들은 모르실테니...

버쳐 파이터라는 게임 다들 아실 겁니다. 처음에 오락실용 게임으로 나왔다가 이후 세가세턴, PS2, PC용 등으로 발매된 3D격투게임의 시초지요.

이 게임 나올 당시 2D게임과는 전혀 다른 감각 덕분에 큰 이슈가 되었었는데, 그 덕분인지 일본에선 전국 대회도 치뤄지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기획된 것이 "버쳐 파이터 세계대회".
뭐 우리나라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 세계대회가 열리기도 하니까 특출날 것은 없는 내용이었지만 당시로선 게임 대회가 세계를 상대로 뭔가 큰 이벤트를 벌인다는게 큰 뉴스거리였지요.

세계대회다 보니 당연히 세계 여러나라에서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는데, 일본 입장에선 "우리나라가 만든 게임이고, 우리나라 유저들이 가장 오래 즐겼으니 당연히 고수들도 우리나라가 많다. 그런고로 우승은 당근 일본~"이라는 분위기였습니다만...

그 분위기에 파토낸 사람들이 바로 대한의 건아들, 당시 닉네임 '아키라키드'와 '이게라우'씨였습니다(이게라우씨는 한 때 잡지사 기자도 했었고, 현재는 다른 게임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모 잡지사에서 한 때 같이 일해서 친분도 있고, 본인에게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요. 지금은 외도 하느라 실력이 많이 줄었는데도 아직까지 서울 10강에 든다는 군요..).

1, 2위를 독점한 것은 물론이요 일본의 8대 철인들을 아작을 내 줘버리는 바람에 일본쪽 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었지요. 덕분에 대회 우승을 연속해서 외국에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로 2회 대회때는 한국팀은 부르지 않았었습니다만...
시간이 흘러 3회 대회때엔 이전의 강자들을 누르고 새로운 강자들도 많이 등장한데다 시스템도 꽤나 바뀌었기 때문에 "이정도라면..."이란 생각에 다시 한국팀을 불러들였답니다.

한국팀은 역시나 아키라키드와 이게라우의 두사람. 일본쪽은 신 8대철인을 필두로 한 고수들이 상대였죠. 일본팀 입장에선 같은 선수가 대전상대였기 때문에 전술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으니 "이번에는 한국을 깨 부순다!"라는 심정으로 도전했으나....

결과는 다들 아시겠지만 1위 아키라키드, 2위 이게라우... 일본의 신 8대철인은 말 그대로 박살..

뭐 종목이야 어찌됐든 국위선양 한 셈이니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ps. 나중에 이게라우씨에게 "그 때 기분 어땠어요?"라고 물어보니 피식 웃으면서 "별로 기억나는 거 없어요"라는 대답을 들었었지요. 그만큼 일본의 8대 철인들 실력이 형편 없었던 걸까나.. 라고 지금은 생각 중입니다.
ps. 여담이지만, 이게라우씨가 나중에 해 준 말이 "솔직히 철인들 상대하는 거 보다 우리나라에서 꼬맹이들 상대하는게 더 힘들어요"라고 하더군요. 꼬맹이들의 "비비고 누르기"전법이 의외로 고수들한텐 먹힌다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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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지금 당장은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 별로 없네요. 나중에 정리해서 다시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5번째 글은 뭔가 쓸만한 것으로 올리도록요. 웃샤~~

ps. 사실 재미있는 에피소드 꽤 많았는데, 막상 글로 쓸려니 어렵네요. 역시 글이란 쓰면 쓸수록 힘들어 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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