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임 한글화

김찬 작성일 06.03.20 21:22:17
댓글 9조회 967추천 17
- 게임내공 : 어중간


거 참 리뷰게시판에 무슨 일빤가 뭔가 논쟁이 대단하군요.
뭐 욕만하지 않고 제대로 논쟁만 된다면 나쁘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제 가 밑에 쓴 공포게임 리뷰 중간에 잠깐 한글화 얘기가 나왔는데...
좀 심각한 주제인거 같아 다시 써봅니다.
저는 아무리 한글화라지만 이번 콜오브#$2 처럼 한글화 할 바엔
아예 안하는게 났다고 봅니다.
전 영문판밖에 플레이 해보지 못했는데,
번역하신 분에겐 죄송하지만, 몇몇 번역스샷을 봤을때
처음엔 "이거 중학생한테 알바준건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전 수능에 논술이 포함되기시작한지 얼마안 되었던 해에 수능친 인간입니다.
그때 서울k대 논술치러 갔다가 1800자라고 써 있는걸 잘못읽어서 1400자 까지만 쓰고 웃으며 나왔다가 나중에 "이런 쉬벨리우스..."했던 한심한 인간입니다.
쉽게 말하면 그날 이후(사실 거의 태어난 날 이후로), 전 지구상의 글쓰기란 글쓰기는 모두 증오합니다.


그런 제가 콜옵2 미션 시작전에 나오는 사병들 일지를 읽고
"나도 일기나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전 글쓰기를 누구보다 증오합니다.

영문판 플레이시,
저에겐 그정도 임팩트를 가진 부분이 그 일지였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생명들이 잡초처럼 사라졌던 WW2...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일개 병들의 일일기록...
어투를 살피면 정말 절망과 처절함이 묻어납니다.
사실 처절함이라기 보단. 공포라고 해야겠군요.
(대부분, "우린 내일 어디어디로 돌격한다...씨$, #됬다."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중간에 잠깐 조종하는 기갑사단 커맨더 양반은 역시 말투부터 틀립니다.
장군같은 말투.
하지만 사병들의 일지를 보고...또 죽을때 마다 나오던 명언들을 보고
아 나도 아직 젊을때 뭔가 글로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하던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또 말합니다. 전 평소엔 누가 돈을 줘도 글은 안씁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정리안된 글이 한계입니다.


어느날 그 일지 부분이 번역되 있던 스샷을 봤을때...
정말 한 5분은 웃었을 겁니다...
무지 심각한 내용이었는데...번역은 완전히...
이거 무슨 암구어 푠가?


아마 테일러 상병 상륙미션이었을 텐데...
당시 "Zo-ot 됐다" 필이 정말 강한 일기였죠.
"##대위놈이 말하길, 절벽까지만 도달해도 메달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단다..."

그 상병의
말투로 대충볼때(물론 영어였지만) 장교인 상관에 대한 약간의 불신...
거기에 절벽까지 도달만 해도 메달씩이나 받을 정도라니...졸라 어려운 미션인가보다...
하는 공포감.
C-bar 난 여기서 뼈를 묻게되겠구만 하는..좌절감 등등...사병의 생각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그 번역된 페이지:
"$$대위가 말했다.
절벽에 도달하면 훈장을 준다."

끝.

이게 뭐야...
왜 난 훈장 안줬는데? 응?
어색한 말투는 일단 치워 놓고라도 어감과 해석이 틀렸잖아...
진짜로 훈장을 준다고 한 말이 아니고 미션을 비유한 말인데...


솔직히 전 거기 나온 영어가 그리 어려웠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뭐 "fire in the hole-" 같은 구어적 표현은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칩시다. 군속어이기도 하고.

근데 이거 번역한 사람은 밴드오브브라더스 나 라이언일병도 안봤나?
좀 과장해서 5분에 한번꼴로 나온 표현인데.
특히나 그 겨울에 참호속에서 버팅기는 일화에서...

번역한 분은 죄송하지만 실력은 둘째 치고라도 해당 게임의 분야, 즉 전쟁,밀리터리 쪽에
관심 및 지식이 전혀 없는 분입니다. (아니...전 아직도 중학생 알바쪽으로 기웁니다...)
(번역에 나온 말투로 보아 군대 안 갔다왔음이 틀림없소...
아니 군대 영화 한 편이라도 봤음 그리는 못하오.)

제가 한글판은 안해봐서 모르겠으나 지명, 이름, 구호 등등 개판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전쟁속에 실제 들어간 듯한 리얼한 게임을, 2분에 한번씩 웃게 만드는 개그게임으로 만드느니.
정말 안 하는게 나았습니다.


이건 좀 심한 케이스였으나...
다른 게임들도 거의 비슷했습니다.
게임의 분위기를 거의 작살내는 심한 번역들...
아니 반지의 제왕을 번역할라치면 적어도 책을 영문으로 한번은 띠고 시작해야되는거 아녀??
그 정도 준비도 안해?
그나마 일본 게임들은 문화가 비슷해서 인지 좀 나은 듯 합니다. 말투도 비슷하고.
하지만 일본어 하는 분들이 보면 또 모르지요.(전 모릅니다.)


정말로 저는 이젠 발매만 지연시키는 번역같은건 인력낭비라고 봅니다.
차라리 동시발매를 해야지요.

한글화가 반가울 경우는 단 2가지 입니다.


1. 게임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계산하여, 철저히 전문가를 동원하여
한글판으로 동시제작 될때.

대부분 일본 콘솔 히트게임이 영어로 동시개발됩니다. 실제로 메탈기어솔리드 같은건
영어 성우나 번역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약간 이상할때도 있으나 상당히 완성도 좋죠.
특히 MGS 같은 경우 오히려 영어판이 더 어울립니다.
서양애들이 경박하게 들리는 일본어로 떠들면 이상하지 않나요?
MGS1탄에서 조연중 한명 리볼버 오셀럿이 등장하면서 자기 이름을 외칩니다.

일본판: "리보루바 오세로-또~~~" (Revolver Ocelot)
(전체적으로 근엄하게, 하지만 끝부분을 경박하고 날카롭게 올리며 발음해 주십시요.)

-_-; 이게 뭐야...가부끼 경극인가...?
쟤 러시아 사람이라매?

솔직히 섹시했던 중국인 오퍼레이터가 좀 빙신틱한 중국어 액센트 영어를 쓴다는 점과
(일어판에선 그 귀여웠던 목소리가 언제 중국아줌마 목소리로...
너무리얼리티에 신경썼잖여 젠장...)
그리고 스네이크 목소리는 톤은 좋은데, 항상 너무 심각한 목소리...가끔 어이없이 웃김.
(거의 미국판 사극 틱 하더이다...원래 캐릭터 설정인가??)

거의 모든 게임이 위와 같이 일본게임이 미국판처럼 되듯이 한글과가 된다면
전 당연히 한글화를 반겨야 합니다.


두번쨰로,

2. 전문가나 열성팬들에게 한글화가 됐을경우, 한글화 대찬성입니다.

대체로 SFC게임들, 한글화 팀들이 오랜기간, 노력에 걸쳐 컨버젼 한 것들.
하면서 상당히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파판시리즈, 프론트미션 등등 예날에 일어로 나왔던거 그냥 공략집보면서 했었는데
한글화 해논거 보니까 안 어색하고 좋더군요.

이 경우, 번역자들이 당 게임에 미친(?) 분들이거나 적어도 애정이 있는 분들입니다.
번역이 어색할 수 가 없습니다. 대사가 지니는 의미를 아니까요. 앞뒤 문맥에 따라.



이 2 가지 경우를 빼곤 어히려 발매를 늦추고 개그게임을 만드는 한글화는 없어져야 합니다.
당연히 제 논리에 따르면, 최신게임들은 거의 한글화가 안될겁니다.
그래도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영문게임들 이었으나, 제가 해본게임들은
고등학생 수준 영어로도 시간만 좀 쓰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것들 이었고,
어차피 공부 해야되는 중고등 학생은 게임을 하면 손해니 그다지 심각하게 신경쓸 필욘 없죠.
대딩 및 그 위는 외국어가 경쟁력인 세상에,
중학생 데려다 번역한거 같은 한글판을 기다리느니 사전(솔직히 어려운 단어 안나옵니다)
같다놓고 실력을 쌓으며 즐기십시요. 일석이조 아닙니까.
전 영어를 가장 많이 배운 곳이 게임과 영화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끔 리뷰게시판에 심각한 글도 필요한 거 같아서 써 봤습니다.
간만에 글을 길게 썼더니, 손가락과 머리에 쥐가 나려 하는군요.
이 논술셤 이후 얼마만인고... :)

여기까지 읽어주신분 혹시라도 있으면 글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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