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제가 5살때 문방구에서 셀로판지 붙은 인베이더로 게임을 시작했으니 갤러그로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보다 게임경력이 오래된 것은 분명한듯 합니다.
사실 인베이더를 경험한 사람은 아마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적이 고정형이고 장애물이
있었죠. 그 당시 칼라모니터가 없어서 흑백모니터에 줄줄히 셀로판지를 붙여 칼라기분을
낸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락실이라는게 생기면서 갤러그의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습니다.
오락실의 절반을 갤러그가 차지할 정도였으니 엄청난 인기였죠.
그때쯤 게임워치라는 놈도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아마 우리세대라면 이런 게임워치시리즈를 대부분 봤을겁니다. 꿈의 머신이었죠.
하지만 사달라는 이야기를 하는것도 쉽지 않았습니다.1만원을 넘는 엄청난 고가였으니까요.
그나마 어렵게 사도 쉽게 질리는게 당연했습니다. 애초에 밖에서 킬링타임이나 하라고
만든게 게임워치였으니 오래 즐길수 없는게 당연했죠. 하지만 그래도 갖고 싶었습니다.
지겨우면 친구랑 바꿔도 됐고요.
게임내용은 참으로 단순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GBA의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쓴 메이드 인 와리오는 게임워치 스타일의 부활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죠.
게임워치 스타일이 발전된 것중 하나게 게임시계였습니다. 이것 또한 우리 시대엔 꿈의
레어아이템이었습니다. 게임시계에 있는 게임은 그야말로 단순하기 짝이 없는
좌우 피하기 류의 게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오락실에 가봐야 100원에 게임 두판밖에
할수 없던 시절 단순하다고 해도 하고싶은대로 게임을 할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국민학교 앞에가면 어김없이 어린 동심을 유혹해 사기쳐먹는 인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항상 내세운 것이 저 게임워치였습니다. 고무줄 두개를 이용해 긴거 뽑으면
게임워치 준다고 하고 사기쳐먹는 것이 대표적이었죠. 확률은 당연히 1/2이 아니라
0%입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 게임워치가 갖고 싶어서 사기인줄 알면서도 행여나
하면서 걸려들었습니다.

또한 설탕과 탄산나트륨을 이용한 불량식품중에 뽀끼라는 놈이 있었습니다. 이걸로
별모양을 찍은 다음에 별모양을 손상시키지 않고 오려오면 게임워치를 준다고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고는 했습니다. 게임워치가 갖고 싶은 마음에 젓가락을 불에 지져
뽀끼를 녹이는 등의 별의 별 방법을 다 해봤지만 역시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저걸 어떻게 하나 싶은데 지금도 변형된 게임워치 스타일이 통하는걸
보면 역시 게임워치의 생명도 길긴 깁니다. 특히나 게임워치 스타일의 게임중에 초대박이
한번 있었느니 그것이 바로 반다이 사상 최고의 히트작인 다마곳치였습니다.
다마곳치라고 해도 이젠 벌써 10년이나 지났으니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지겠지만
게임워치가 80년대초에 유행하던걸 생각하면 90년대 말의 다마곳치의 대히트는 시대를
역행한 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더군다나 GBC가 통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제가 다마곳치를 처음 구한건 일본에서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게임매장에서 구한
짝퉁 스마트횻코 였습니다. 물론 구하긴 했는데 짝퉁이라 애착이 안가서 대충 키우다
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성신여대입구 헤이데이즈에서 정품을 풀때
그 정보를 단독 입수해서 나우누리 게임동 사람들 데리고 가서 구입했습니다.
당시2만7천원이라는 엄청난 고가였지만 일본에서는 그 당시 웃돈10만원을 주고도
못구해서 매춘까지 벌어지는 사태였던걸 감안하면 정말 재수가 좋았던 거죠.

사실 처음에는 다마곳치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귀찮기도 했지만 그 귀찮음이야말로
다마곳치의 매력이었죠.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진 않더군요.

게임워치 스타일에서 또 다른 열풍은 디지몬에 있었는데 사실 그건 제가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
꼬맹이들은 열심히 갖고 놀더만요.
그 이후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도 터미널에 나가면 킬링타임 하라고 3~5천원에 파는 게임워치는
종종 봅니다만 차라리 지금 시대엔 핸드폰게임을 하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비트매니아 게임워치는 하나 구입하고 싶어요. 비트매니아를 워낙에 좋아해서요.
핸드폰으로는 도저히 즐길수 없는게 비트매니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