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나 일본어나 다 같은 외국어라고 해도 언어적인 격차는 분명합니다.
번역자료를 많이 접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본어→영어→한글의 번역과정을 거친 일부 만화들을 보면
번역 내용이 장난 아니게 어색합니다.
왜 그렇게 될수밖에 없냐면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언어에는
없는 표현들을 전달할때 필연적으로 내용손실이 가해질수밖에 없습니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주술목 구조에, 대부분의 문장에서 주어를 반드시 표기하는
점부터 문법의 기본구조, 관용적인 표현에 있어서 한국어와는 매우 다릅니다.
그래서 영어 문장을 번역해 놓으면 누가 봐도 영문을 번역해 놓았다는걸
한눈에 알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 일본어는 같은 알타이어족 언어답게 한국어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본어는 기본적으로 번역해 놓으면 한국어와 문맥상 100%일치까지는 아니지만
95%정도는 일치합니다. 일본어를 제대로 번역해 놓으면 이게 원래 한국어로 쓰여진
건지, 일본어를 번역해 놓은건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즉 일본어→영어→한국어 과정으로 내용전달이 되는 일본게임의 영문판들을 즐겨서는
절대로 한국어판이나 일본어판을 즐길때처럼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특히 미묘한 언어 유희적 대사의 경우 일본어가능자가 일본어 자체로 이해하거나
일본어→한국어 번역시에는 숙련된 번역자들의 실력으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일본어→영어의 과정으로 접하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코믹함은 다 날라가 버립니다.
비유를 들자면 이런겁니다. 맛있는 피자를 주문했는데 배달하는 도중 굳을까봐 치즈를
제거한후 빵만 배달하는게 일본게임의 영문판입니다.일본어를 배운다는건 피자가게에
가서 직접 빵을 먹는거고, 한글판을 한다는건 피자가게에서 최대한 치즈가 굳지
않도록 빠른 시간내에 배달을 해주는 것입니다.
즉 딱 잘라서 말한다면 제가 말하고 싶은건 일본 게임은 한글판으로 하던가, 일본어를 배워서
하던가 둘중 하나로 하지, 일본 게임의 영문판은 한국사람들이 즐길게 아니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