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확실하게 때리는 음악게임, 리듬천국

f_king 작성일 07.09.27 0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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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츄왕이다.

언제나 횽아들의 무자비한 태클을 기다리고 잇따.

나는 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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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천국

 

갈래 : 리듬액션

기기 : 게임보이 어드밴스

제작 : 닌텐도 / j.p.room

가격 : 40000원 (이라는 소리는, 정가 3900엔쯤 되나? 아는 횽아 답변부탁)

발매 : 2006년

비고 : 롬파일 따운 후 애물 구동 가능

 

 

 

쓰기 전에.

 

 

리듬액션 게임이라 해놓고 변변찮은 배경음악 하나 없으니 미안하기 그지엄따.

그래도 남이 녹음한 음악을 내 리뷰에는 올리지 않는다.

녹음하는 법은 쬐꼼씩 배우고 있으니 혹시 파란 말고 음악 올릴 수 잇는 곳이나

동영상을 콱 압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있으면 횽들아 좀 가르쳐다오.

 

 

금칙어가 혹 있을 수 있으니 횽들이 이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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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 감각 up 그리고...... 리듬! 천! 국! 뚜둥!

 

리듬액션 하면 대개 횽아들이 하는 대답은 비트매니아나 ez2dj다. 혹은 뒤뒤알이나 펌프를 언급하는 횽아도 있을 거다. 겜방끈이 땐땐한 횽아는 팝픈뮤직, 드럼매니아, 댄스프릭스 같은 겜을 말할지도 모른다.

 

그럼 이들 리듬액션의 공통점은???????

 

바로 실제와의 유사성이다. 비트매니아를 보라. 아무리 단순하게 만들어 사람 눈을 속이려고 해도 컨트롤러의 생김새는 키보드의 건반이고 스크래칭 디스크다. 게임 화면은 세로로 세워서 늘어놨을 뿐이지 누가 봐도 악보 형식이다. 뒤뒤알? 댄스프릭스? 컨트롤러를 오체투지에 적합하게 설계한 담에 거기 맞춰 외우기 쉽도록 화살표로 악보를 바꾼 거지. 이렇게 기기를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주면, 게이머 역시 실제로 악보를 보면서 건반을 치거나 춤을 추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없는 법칙은 세상에 참으로 드물다. 오늘 내가 횽아들한테 소개하는 [리듬천국] 역시 리듬액션에 요구하는 통념을 와장창 깨마시고 자기 길을 따로 파는 게임이다. 리듬천국에도 음악이 있지만 악보는 없다. 리듬천국에서 필요한 감각은 오로지 장단! 리듬! 덩기덕 둥그덕 덩더쿵더덕! 이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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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도 사위도 없다. 오로지 리듬이다.

 

1. 때린다!!

 

리듬천국을 즐기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꽹과리나 드럼 등 타악기를 연상시키는 제목 그대로 음악에 맞춰서 ‘때려야 할 때 때려주’기만 하면 된다. 스크래치를 해야겠으니 디스크를 비비라고 하지도 않고, 햏력을 모아 점프를 하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a 버튼 하나만 때리고 있으면 게임이 꼬이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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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빡시게 때릴 뿐이지 먼저 나온 우리 모바일 게임 ‘놈’과도 비슷한 컨셉이다.

 

이 단순한 규칙이 사람 골을 막 때린다. 해 보면 알겠지만, 몸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장단 바로 타기, 게임에서 들리는 음악의 장단과 내 손꾸락이 a버튼에 떨어지는 장단을 똑같이 맞추기가 생각만큼 쉽게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람의 감각으로 풀어나가는 게임이라 치트키도 열혈도 없다. 그냥 존내 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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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 감각 없는 사람은 이러기도 쉽지 않다.

 

골 때리는 건 규칙만이 아니다. 자칫.......이 아니라, 진짜 조금만 되풀이하면 분명히 지루해지는 ‘때리라!’는 게임 규칙 대신 게임 구성은 대단히 풍성하다. 노멀버전 25개, 하드버전 15개, 리믹스 8개 해서 총 48가지 게임을 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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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이 하나같이 골 때린다. 아닌 듯하면서도 생각을 해보면 분명히 ‘때리는’ 요소가 있는 소재를 기발하게 가져왔으며, 익살이 미어터지는 화면으로 사람 허파를 때린다. 게다가 각기 다른 소재를 가져왔지만 그게 제따로 노는 게 아니라 ‘장단 때린다’는 한 가지 규칙 아래 모여서 가지런한 느낌을 전해준다. 다른 ‘미니게임 집합’이 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하는 게임이 있고 안 하는 게임이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리듬천국은 컨텐츠 관리 부분에서도 훌륭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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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 한 편의 게임이다.

 

 

 

2. 요소 분해

 

요소 1. 사운드 : ★★★★☆

 

리듬액션에서는 음악이 중요하다. 음악은 왕이요, 알파요, 오메가이다. 그런데 리듬천국은 음악이 왕이면서도 독재를 별로 하지 않는다. 무슨 분위기의 음악인지 모를 소리를 귀에 처박으면서 전혀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배경화면으로 사람 잡는 불행한 전개는 벌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쓸데없는 말이지만 전에 비트매니아gb 하다가 메탈기어 솔리드 테마 해보고 혈압이 올라서 뒷목잡고 쓰러질 뻔했다) 음악과 게임이 정확히 분위기를 맞추며, 덕분에 게임하는 사람도 음악 따라 흥얼흥얼, 음악 듣는 사람도 게임 따라 얼쑤절쑤 신명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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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음악겜의 진짜 공통점은 리듬천국도 지켰다.

바로 ‘음악만 들어도 흥이 난다’는 거다.

 

음악과 게임이 어울린다는 말은 음악이 게임만큼 다양하다는 뜻도 된다. 내가 음악에 대한 전문소양이 없기 때문에 (배경음악으로서 음악의 역할이라면 아주 잘 안다 ㅋ)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척 들어도 분위기가 생판 다른 음악이 다양하게 횽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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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불꽃놀이에 써먹는 음악과 코미디 탭댄스에 써먹는 음악이 다른 건 알아듣는다.

 

 

 

요소 2. 그래픽 : ★★★☆

 

음악과 어울리기 위해 한 화면 안에서는 색의 수를 절제한 것이 좋다. 각 화면의 바탕색이 강렬하게 살아나며 음악과 특히 잘 어울린다. 사실 색 수도 화면을 모아놓고 보면 화려하다 싶을 만큼 다양하다. 다소 익살을 강조한 디자인도 게임의 흥겨운 분위기에 잘 어울리며, 리듬에 맞는 프레임의 배치 또한 낭비 없이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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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올리려고 준비했는데 깜빡 잊어먹다가, 댓글보고 퍼뜩 올린다. ↑


또 리듬액션 게임이 자주 보이는 약점이 악보 때문에 배경화면이 게이머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 (덤으로 이 배경화면을 즐길 정도의 실력이 되어도 게이머가 느긋하게 진행하는 꼴을 나는 못 봤다. 전부 하드 하드 하드 하드 하드만 찾으니 여름이 따로 없다) 리듬천국은 악보를 포기한 덕분에 화면을 꽤 넓게 사용하여 게임을 하면서 화면의 모든 부분에 눈을 두며 즐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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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는 맨 오른쪽에 있지만, 원한다면 왼쪽에 있는 예쁜 여자애를 보면서 겜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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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에 집중하고 있어도 옆 사람, 뒷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요소 3. 조작성 : ★★★★★

 

리듬천국에서 요구하는 조작은, 정확히 리듬천국에서 필요한 만큼의 조작뿐이다. 이건 간단한 것 같지만 웬만한 게임은 시도도 못 해봤고 성공하기도 힘들었던 기본의 완성이다. 더구나 이 간단한 원칙이 게임 전문 기기라는 조건과 만나면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뽑아내는지....... 그에 대한 아주 적절한 대답이 리듬천국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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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is best. the classic rule.

 

 

 

3. 변수 분해

 

게임을 즐기는 데 게임 안에 있는 (이 때 말하는 게임 안이라는 건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게임이 본래 의도한 컨텐츠’를 말한다) 요소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좁게는 게임 프로그램에 포함된 추가요소부터, 넓게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 자신에 내재한 특징까지 하나의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수없는 변수가 곁다리 낀다. 특히 리듬천국을 즐기는 데에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변수의 힘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 변수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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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밥좀먹고 말하겠다.

 

 

 

변수 1. 컨텐츠

 

겜이 다양하고, 가지런하다는 말은 위에 했으니 집어친다. 하지만 겜의 다양함과 가지런함 말고도 리듬천국이 자랑할 만한 컨텐츠 파워는 또 있다. 바로 에누리다. 리듬천국에서 에누리는 ‘더 얹어주는 덤터기, 없어도 별 아쉬울 것 없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못 봤으면 모를까 한 번 접하고 나면 계속 들락날락하게 되는 ‘당당한 게임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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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입장. 보통 게임이라면 어지간히 파는 사람만 빼고 신경도 쓰지 않는 메뉴가 되지만 리듬천국은 다르다.

 

메인 메뉴에 있는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게임의 퍼펙트 클리어 실적에 따라 모은 배경음악을 감상하는데, 이 때 영 듣고만 있기 감질나면 자유롭게 드럼을 쳐서 음악에 소리를 덧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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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을 어떻게 치는지 모른다면 배울 수도 있다. 웬만하면 배워둬라 ㅋ 드럼 앞은 리듬천국에서 유일하게 L키와 R키를 쓸 수 있는 곳이다.

 

게임을 깨다 보면 선택화면 왼쪽에 미니겜&주크머신 메뉴가 새로 생기는데, 이것 또한 게이머의 흥미를 상당히 때리는 놀잇감이다. 미니겜이라는 이름대로 하고 안 하고는 횽들의 자유가 맞지만, 과연 리듬천국을 즐긴다는 횽아 중에 이 미니겜에 재미붙일 수 없는 횽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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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을 하다 보면 이렇게 '이 겜을 퍼펙트로 깨면 상준다' 하고 알림이 뜨는 일이 있다.

이럴 때 그 겜을 파서 퍼펙트를 기록하면 퍼펙트 에누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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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퍼펙트를 노리다 말고 이런 꼴이 나면 대략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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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중독된다.

 

 

 

변수 2. 왜색

 

왜색이 뭐냐고 묻는 괴이한 횽아가 나올 것 같아서 미리 적는다. 나는 관대하다. 니혼삘이다. 일본의 옛 문물만 말하는 게 아니라, 전체 문화에서 오는 ‘이건 배달겨레의 삶이 아니자나~~~~’ 하고 부르짖게 만드는 이질감이다. 리듬천국은 대단히 바탕색이 강렬하다는 이야기를 위에 적었는데, 그 강렬한 색 중에서도 가장 강한 색은 바로 이 왜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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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게 오직 ‘그냥 게임일 뿐’으로만 인식된다면??

횽아의 연계사고 능력에 약간 문제가 있는 거다. 믿어라.

 

왜색이 짙은 게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건 일본 게임이고, 일본 사람이 할 거라고 예상한 게임이며, 일본 사람이 좋아듸질 것들이 꽤 있는 게임이라는 거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테마를 한국인이 똑같이 좋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여 취향, 혹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거부감에 민감한 횽아는 리듬천국을 즐겁게 플레이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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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 다음에 열린 마음으로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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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네 ㅋ

 

 

 

 

변수 3. 신선함

 

요즘은 개나소나 이 신선하다는 표현을 갖다붙이는 것 같지만 다시 한 번 쓰겠다. 리듬천국은 아주 신선한 게임이다. 단순히 룰을 깼기 때문이 아니라, 룰을 깨고 길을 개척하여 도착한 곳이 기존의 어떤 게임도 와* 못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놈이나 츄츄로켓과 닮았다면 닮았지만, 결국 이들과도 구분되는 개성의 포스를 리듬천국은 확실히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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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소재, 완전히 엉뚱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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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감, 누구나 지니고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누구나 오라. 

 

 

 

변수 4. 정품과 따운 사이

 

리듬천국은 gba로 돌리는 겜이다. 그런데 아주 당연한 소리지만, gba는 이제 한물간 기종이다. 닌텐도 홈페이지를 가도 gba는 대문에 없다. 이런 괴발개발한 리뷰에 눈이 처삐어서 리듬천국을 해보고 싶어 꼴려죽는 횽아가 있어도, 지금 와서 리듬천국 하나를 하려고 gba를 하나 장만할 요인이 없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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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면 2008년인데 덜컥 GBA-SP를 지르고 만 횽아의 미래

 

그런데 이 리듬천국을 따운받아 애물로 돌리면 횽아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을 (그런데 원래는 처음에 생각을 해야 한) 문제가 생긴다. gba->게임이라는 아주 간단한 계산 순서가, 애물로 돌리면 pc->애물을 이용한 gba흉내->게임이라는 3단계 계산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문에 pc에서 버튼을 입력한 게 게임에서 인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gba와 비교해서 아아아아주 약간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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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물로 리듬천국을 돌릴 때 친 리듬감 테스트 결과다.

주를 달자면 gba로 했을 때보다 평균이 약간 더 늦게 나왔다.

 

다른 게임이라면 이런 아아아아주 작은 오차는 큰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이건 리듬천국이다. 장단에 맞추어 아주 정확하게 손꾸락을 때려야 하는 게임이다. 이 작은 오차 때문에 정품을 정규 기기로 돌리면 틀리지 않을 것을 자꾸만 틀리고, 쓸데없이 난이도의 벽을 만든다. 정품을 사자니 기종에 미래가 없고, 따운을 받자니 실력이 왜곡된다. 그런데 겜은 재밌어서 내가 추천하고 싶다. 딜레마가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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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내가 말한 쓸데없는 벽이다. 처음 겪었을 땐 넘벽인 줄 알았다.

 

 

 

 

4. 정리 - 콘솔은 죽어도, 리듬은 죽지 않는다.

 

리듬천국은 리듬이라는 중심 소재를, 격을 때리는 컨셉과 흥겨운 음악과 풍성한 게임 구성으로 훌륭하게 전달했다. 한국인이 하다가 약간 울렁증이 도질 구석이나 애물로 돌릴 때 생기는 문제도 분명 있지만, 이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정신력만 된다면 오히려 리듬천국의 신선함과 강력한 컨텐츠 파워, 무엇보다 순수하고 원초적인 재미에 홀려 몇 날 몇 주 밤을 정신없이 꼴딱 샐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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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횽아를 환영하고 있다go!

 

특히 최근에 지극히 훌륭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상식적인 게임만 하다가 기어이 게임이 지겨워진 횽아가 있다면 당장 리듬을 타라! 아직도 횽아에게 뜨거운 맥박이 고동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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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 토깽님처럼 리듬만점을 포효할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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