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바로 희망의 증거입니다.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정기 검사 받으면 이제는 괜찮다고 하고, 치료도 더 이상 안받고 있어요."
13년째 암투병 중인 배우 이주실(61)이 병마를 이기고 안방극장에 컴백해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6일 첫방송된 KBS2 '황금사과'에서 주인공 경숙의 할머니 역을 맡아, 정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93년 KBS 대하드라마 '먼동'에 출연하고, 그 직후 유방암 수술을 받은 지 12년 만의 본격적인 브라운관 복귀다.
이주실은 "TV에 나온 후 암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에게 응원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며 "기적이라는 것이 대단히 큰 것이 아니고 늘 널려있다. 내가 매일 아침 눈뜨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니냐"며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TV 출연을 하게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주실은 또 "그 동안 쌀값, 약값 등을 벌기 위해 영화와 단막극에는 간간히 출연해왔는데, 아무래도 연속극은 작업 과정이 어려워 건강 때문에 다른 출연진이나 제작진에게 폐를 끼칠까봐 엄두를 못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금사과' 출연 요청이 왔을 때도 오래 쉬었기 때문에 나에게 별 특별한 배역은 안 돌아오리라고 지레짐작하고 거절했다가 뒤늦게 김운경 작가의 대본을 보고 다시 시켜달라고 했다"며 캐스팅 비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주실은 "환자인 줄 알면서도 작은 역이라고 끊임없이 캐스팅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한다"며 "많은 분들의 격려와 사랑 덕으로 버텨왔다"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한편 이주실은 현재 충북 청원국 소재 꽃동네 현도 사회복지대학원 임상사회사업학과에 학업을 지속하는 동시에, 전남 영광 성지송학중학교에서 연극을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기도 했지만 13년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주실은 "경북 문경, 충남 온양, 수원 등지를 돌며 촬영하는 틈틈히 할머니 분장을 한 채로 학교에 출석, 수업에도 한번도 안 빠졌다"며 "이렇게 꽉 차게 살면 수명이 중요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