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이용봉사 펼치는 '사랑의 가위손'

맹츄 작성일 05.12.08 15: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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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면 다들 너무 좋아하시니까 보람이 있어요. 건강할 때 좀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동네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이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주부가 있어 추운 겨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살고있는 가정주부 이영정(46ㆍ여)씨가 동네 노인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6개월 전.

2년 전 미용실 근무를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 전념해온 이씨는 지난 6월 "내가 사는 곳인 왕십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지역 경로당을 알선해달라고 동사무소의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2003년까지 강동구 천호동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며 동료들과 함께 무려 15년 동안 천호동 일대 양로원과 재활원에서 무료 이발봉사를 펼친 바 있다.

왕십리 1동 청계벽산아파트 경로당과 관정경로당을 소개받은 이씨는 6월부터 한달에 이틀씩 꼬박꼬박 시간을 내 매달 20여명의 머리를 무료로 깎아줬다.

처음에는 미덥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던 경로당 노인들도 미용사 경력 15년이 넘는 이씨의 실력을 체험한 뒤부터는 이씨가 방문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한번은 집안 일때문에 늦게 갔더니 모두들 아무것도 안하고 한참을 기다리고 계셨다. 음료수 한 박스를 사주면서 '안 가져가겠다'고 하면 성의를 무시한다고 기어이 안겨주시는 분도 계신다"고 전했다.

경로당에서는 최근 "날씨가 추우니 겨울에는 매달 안와도 된다"며 이씨의 잦은 방문을 만류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이번 달도 30일께 경로당을 찾아 새해를 앞두고 노인들의 머리를 단정히 깎아드릴 계획이다.

이씨는 "할머니들에게도 자원봉사를 많이 해드리고 싶은데 동네에 여성 전용 경로당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앞으로는 관심있는 사람들과 함께 더욱 많은 경로당에서 이용과 미용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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