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채규태(48)ㆍ유 영(37)씨 부부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 노숙자들에게 반 년째 무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부부는 매주 두 차례 새벽 시간에 노숙자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 4년 전 사업차 미국에 왔다 정착한 채씨는 10일 “나눌 수 있어 감사하고 받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40~45개의 도시락을 만들어 새벽 5시부터 노숙자들을 찾아가 배달합니다. 동이 트면 다들 자던 곳에서 쫓겨나기 때문에 도시락을 줄 수가 없거든요.” 부부는 버스정류장 벤치, 공원 구석, 건물 주차장 등에서 웅크린 채 잠자는 노숙자들에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몰래 도시락을 놓고 온다.
채씨는 “1개월 전 샤토 플레이스 인근 공원에서 우리가 싸다 준 도시락을 즐겨먹던 한 노숙자가 숨진 일은 충격이었습니다”며 “다른 노숙자들이 그 사람 옷을 태우고 있는데 마음이 아팠어요”라고 안타까워했다.
수영장 청소일을 하는 정병기(45)씨도 2개월 전 부부를 돕겠다고 나섰다. 무거운 카트를 끌며 걸어서 다녀야 하는 부부의 운전사를 자청한 것이다.
부부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재미동포들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적게는 10달러에서 많게는 200달러까지 성금을 보내는가 하면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한인들도 있다. 유씨가 종업원으로 있는 진흥각에서는 도시락과 비닐봉지, 냅킨 등을 보조하기로 했으며 인근 일식집 ‘토야마’에서는 매월 200달러씩 지원하고 있다. 한 과일도매상은 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채씨는 “작은 정성들이 모이고 있어 더욱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수입의 30%를 지출하며 도시락을 배달하는 부부는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비영리단체 ‘좋은 아침 선교회’ 등록을 서두르고 있다.
목회자의 길을 준비 중인 채씨는 국내 온정의 손길도 기다리고 있다. 문의 미국 (213)820_008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