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매일 밤 붕어빵 장수로 변신하는 젊은 신부(神父)가 있어 성탄을 앞두고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 옥천성당 여성국(32) 신부는 요즘 미사를 마치면 성당 앞 도로 변에 손수레를 개조해 만든 포장마차를 끌고 나와 붕어빵을 굽는다.
오후 2시 시작되는 영업은 주고객인 인근 학교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오후 10시 20분까지 이어진다.
'금강 붕어빵'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가게 메뉴는 1천원에 4개 짜리 붕어빵과 어묵.
여느 붕어빵 노점과 다를 바 없지만 학교 앞에 자리잡아 하루 10만원의 매출은 거뜬하다.
붕어빵 파는 신부
여 신부는 이달 초 거금 80만원을 들여 중고 붕어빵 기계가 달린 포장마차를 인수했다.
설립 100주년을 맞아 내년 성당에서 펼칠 '불우이웃 100가정 돕기' 사업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달 100만원 가량 예상되는 수익금은 꼬박꼬박 모아 혼자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값지게 쓸 계획이다.
여 신부의 선행이 알려지며 직원(?)도 3명이나 생겼다.
윤홍원(23.한남대 3년)씨 등 청년 신자 2명이 자원봉사에 나서 장사를 돕고 있으며 성당의 수녀 한 분은 매일 오뎅국물을 조리해 구수한 맛을 내는 주방장이 된다.
여 신부는 이 성당 주임신부를 돕는 부임 2년차 보좌신부다.
그런 만큼 안팎으로 할 일도 많고 바쁘다.
매주 대학생 신자 등으로 구성된 청년회를 이끌고 인근 군부대를 찾아 미사를 보고 상담하는 군종신부 역할도 대신한다.
군부대 출입이 시작된 뒤 여 신부는 장병들에게 간식이라도 챙겨줄 요량으로 붕어빵을 굽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청년 신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사업규모(?)가 커졌다.
여 신부는 "하루 10만원 어치를 팔면 재료비를 빼도 60% 이상 순익이 난다"며 " 앞으로 몇 달 고생하면 땀흘려 모은 기금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다 값지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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