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멋진 파일럿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저같은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겠습니다.”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비행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온 소년가장이 19.6대 1이라는 높은 경쟁을 뚫고 공군사관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전남 목포의 목포홍일고 3학년 박현철(18·해남군 화산면)군은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장애 2급인 아버지(54)와 동생(16·고1),할머니(88)와 함께 정부가 매달 85만원씩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보호를 받으며 10평 정도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도 박군은 비행조종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고교 3년동안 학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박군이었지만 학교에서 인문계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었다.
박군은 연세대가 생활보호대상자들을 상대로 대학 4년 납부금과 교재비 등 전액을 지원하는 수시 2학기 ‘한마음 전형’에서 법학부에 합격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품어왔던 비행조종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공군사관학교에 다시 지원,영예의 수석을 차지했다.
담임 교사 원정재(34·사회)씨는 “학교 생활관에서 3년을 지내는 동안 학교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공부에만 매달렸다”며 “의지가 매우 강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원 교사는 이어 “현철이가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주눅 드는 법 없이 항상 명랑하고 사교적인 모습으로 학우들과 어울렸다”며 “사관학교 생활도 누구보다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자랑했다.
박군은 “가난은 다소 불편하고 꿈을 이루는 과정이 남들보다 어렵긴 하지만 결코 오르지 못할 산은 아니다”며 “꿈도 이루고 최단 기일내에 학업을 마치고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공군사관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목포홍일고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박군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고교 3년간 장학금과 생활관비 등을 전액 지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