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시커먼 위장크림으로 얼굴을 뒤덮은채
어느새 다가온 쌀쌀한 가을의 풀숲에 앉아
어줍잖은 생각에 잠겨 있노라면,
지난밤 꿈들이 또다시 내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 오빠 "
" ...? "
" 끝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은 않하네 "
필요있나?
기어코 떠나가버린 너인데.
잡힐듯 잡히지 않던 꿈속 너의사진. 그모습은
두눈맺힌 눈물너머 작은 조약돌처럼 희미해져만 가는데,
깨어진 추억속 너의 그림자는 밤하늘 촘촘한 별조각들처럼
왜그리도 시리도록 선명하게 남아있는지.
왠지모를 그리움과 메마른 가슴너머 뜨거운 응어리들은
눈물되어 두눈가를 적시면,
길고 길던 쌀쌀한 밤바람은 어느덧 저만치 지나가고.
풀잎위에 맺힌 아침이슬.
날위해 내려준 하늘의 눈물인가하여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Part 2.
" 쓸데없이 헤어진 여자친구 사진은 왜뽑아요? "
시원한 눈웃음이 보기좋았던 사진관의 여직원이
신기하다는듯 내게묻는다.
내얼굴이 잘나온것같아서 그렇다는 말이라도 해보면.
그여자와 내 뒷쪽의 비내리는 바다의 파도가 멋있어서
그렇다는 말이라도 해보면..
나를 합리화시킬 어떤변명이라도 해보려
입속에서 몇마디 웅얼거리다가
토해내듯 뱉어낸 탄성 비슷한 외마디.
" 그냥요 "
Part 3.
" 미안해 "
언젠가 너와 함께 갔던 바다는.
비내리던 그 겨울바다는.
타지않아. 비에 젖은 폭죽처럼.
비에젖어 할수없었던 우리의 작은 붗꽃놀이처럼.
어느새 너와 내가 이별에 젖어가는것도 알지 못한채.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Part 4.
다행이었는지도 몰라
너무나 바쁜일상에 아픔조차 느낄겨를이 없었으니까.
너와 나의 이별조차 망각하고 있을때쯤
이유없이 내머리속을 스쳐간 너의 얼굴.
그리고 미친듯흐르던 아픈눈물.
너에게 보낸 편지한통. 그리고 다신 오지않던 너의 편지.
가세요.
그대 가는 뒷모습마저도 사랑할수있으니.
너는.. 나의... 작은 천사이자 태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