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독백.

별다방김사장 작성일 07.03.02 02: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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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니가 두고간 조그만 렌즈케이스 돌려주려 너의 학교앞으로 갔던날.

준비했던 멋진 대사따윈 잊어버리고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버려 우물쭈물 데이트신청해버린 한남자를.







알고있어?

그날오후, 너와 약속잡았다며

뭐가 그렇게도 좋았는지 하루종일 들떠 웃고다닌 한남자를.







알고있어?

할말있다던 니가 약속시간 기다리다 잠들어버린날.

너의 집앞 PC방에서 무슨말일까 상상하며

대책없이 기다리던 한남자를.







알고있어?

너를 내친구에게 처음 보여주던날.

니가 입고온 하얀원피스를 유치하다며 놀려대고는

너몰래 넋잃고 바라보던 한남자를.







알고있어?

니가 내 자취방에서 나 몰래 따뜻한 밥차려놓고

기다렸던날. 내색 않했지만 속으로는 마냥

행복해하던 한남자를.







기억해?

내 입영영장이 나왔던날.

너두고 어떻게 가냐며 술취해 한없이 울던

나약한 한남자를.







알고있어?

입대 일주일전 너와 마지막으로 놀러갔던 겨울바다에서

잠든 니얼굴 쳐다보다 참던 눈물 쏟아버린 한남자를.

















그리고 너 떠난후. 이제는 제법 아픔도 견딜줄 아는 남자가 되어

너에겐 마지막이 될 이글을 써내려가는 나를..

그시절.. 행복했던 우리를... 기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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