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 가족 ㅜ~ㅜ

shan_1 작성일 07.06.30 18: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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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은환 / 낭송 이재영

  • 아빠는 변태중이라
    지난달 우리를 떠났어요
    먹이가 필요한 알들이 있다고
    밤에 몰래 나가는 엄마는
    먹이가 숨어 있는 곳까지 찾아다니죠
    타투로 탈피의 탈피를 거듭한 엄마의 다리는
    참 요란하고 노련하여
    손님이 오면 다리를 먼저 휘감아요
    하체를 빙빙 두르다가도
    혀를 날름거리면 대퇴근이 다 드러나는 선수라서
    조 살찐 남자같은 들쥐에게 몰두하고 있네요
    어디 은밀한 곳으로 가자고 혀를 날름거리는
    엄마의 눈에는 쥐나 개구리든 뭐 상관없겠죠
    그런데 청사포의 은은한 가로등 아래서
    비틀거리며 취해가는 당신
    사는게 무미건조해도 동작은 재빨라야 하는데
    눈이 점 점 옆으로 돌아가요
    먹이가 필요한 알들이 있는데
    혀도 꼬이고 뭐예요
    갑자기 주름져버린 딱딱한 당신 얼굴이 슬퍼요
    탈피가 시작되어 들꽃처럼 비늘이 날려도
    지금은 벗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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