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되어 카톡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IT산업에 근무하는 후배는 전자책으로 인해 책이라는 것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본인은 두 가지 점에서 그에 대한 반대의견을 던졌다. 하나는 시장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는 없다는 것과, 또 하나는 책이라고 형상화된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소유욕 때문이라고.
글의 시작이 거창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은 그저 헌책방 하나를 내고 좌충우돌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낸 에세이집 같은 것이라는 부분을 먼저 알린다.
이 책 속에는 위에서 얘기한 전자책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포함해서, 사뭇 아기자기한 면들이 있다. 미국 내에서의 지역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모습들이라든가, 다음으로는 역시 수다쟁이 아줌마로서의 재밌는 입담 같은 형식이라든가. 마지막으로는 책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책을 좋아하고 마을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나름 깨알같이 동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사람 사는 데란 어디나 비슷한 모양이어서, 복닥대고 좌충우돌하는 모습들 속에서 은근히 미소를 띄우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가볍고 산뜻한 구석이 있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기에.
사족으로......
왠지 이 책에 나오는 모습들을 벤치마킹해서
돈들이고 거창하진 않아도 뭔가 아기자기한 북까페를 만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설핏 든다. 헐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