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무오성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만약 성경이 무오할 경우, 오역은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오역을 수정하게 되면 성경의 무오성이 훼손되지 않을까요? 또한 그럴 경우 추가적인 오역의 확률만큼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성경이 무오하다는 논리가 거짓이 되지 않을까요?
만약 성경은 올바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한다면, 누구의 해석이 진리일까요? 연구를 많이 하여 공식적으로 교단에서 인정된 해석이 진정 진리일까요? 역사적으로 교단도 그 해석을 바꾸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해석 역시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닐까요?
두번째 성경해석에 대한 건 신학적 질문입니다. 제가 신학적 질문을 피하는건 정답이 없고 논란만 많은 철학적 사변들만 생기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성경무오성에 관한 질문은 성경에 관한 질문이기에 답변하겠습니다.
먼저 성경무오성은 원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건 복사본이기에 성경무오성은 실체가 없는 신학적 얘기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성경 필사(복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 당시에는 복사기가 없어 성경을 일일이 직접 손으로 베껴썼습니다. 한번에 많이 필사하려면 누군가 한 명이 읽어주고 다른 사람들이 받아 적는 형태가 유리하겠죠. 그러나 이렇게 듣고 쓰다보니 비슷한 발음들을 착각해 잘못 쓰거나 아니면 체력이 부족해 주의력이 떨어져 잘못 쓰기도 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이렇게 해서 발생한 본문을 한문 다를'이'자를 써서 이문이라 하는데 이 이문들을 주의깊게 연구하면 원본을 대략 유추해볼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원문성경(구약은 히브리어 성경 신약은 그리스어 성경)은 원본으로 추정되는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문들도 옆에 따로 표기해 두어서 독자가 직접 어느 것이 원본에 가까운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이문들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일치하지만 어떤 경우는 학자들마다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에게는 원문성경을 보고 이문들을 직접 평가하는 훈련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번역성경은 원본으로 추정되는 본문을 각 국의 언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가끔 성경 보시다보면 “사본들에는 이 문구가 없음”이라고 각주에 표시된게 있는데 바로 이겁니다. 이러한 오역이 아닌 오탈자를 바로잡는 것은 많은 석학들이 연구를 통해 바로잡은 부분이고 그 차이는 실로 미미하기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오역에 대한 질문은 신학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기에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