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오고 이곳 게시판 글을 두루 읽다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 적어봅니다. 귀신 이야기는 아니고 살다보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섬뜻한 느낌이 드는 일이 있었습니다.
몇년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배웅을 해주시며 심각한 얼굴로 한말씀 하시더군요.
" 오늘 너 제발~ 몸조심해라~ 운전도 조심하고 술먹지 말고~" "왜요?"
마침 늦잠을 자서 출근 시간이 늦은터라 마음이 급한 저는 무심히 들으며 신발신고 막 바깥으 로 나가는 참이었죠.
"응~ 내가 꿈을 꾸었는데 꿈이 아주 안좋아~ 제발 몸조심해.... 알았지?" " 알았어요! 다녀오겠습니다.~"
대충 얘기하고 운전을 하고 오다보니 이상하게 어머님의 걱정스럽게 몸조심하라던 목소리가 자꾸 귀에 걸리는 겁니다. 대체 무슨 꿈을 꾸셨길래? 평소 그런 말씀을 한번도 안하신 어머님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출근시간은 좀 촉박했지만 운전을 하면서도 과속하지 않고 정속도로 달렸죠... (제가 출근하는 회사는 인천쪽에 있어서 주로 수인 산업도로(당시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 안양) 를 타고 출근하곤 했었죠....)
아침인데 이슬비가 부슬부슬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좀 어둑어득 할 뿐이지 평상시와 다를바 없는 출근 길이었는데. 앞차선에서 엘란트라 차가 라이트를 켠채로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속도가 있었는지(생각하건데 한 100키로 정도 되지 않았을까?) 멀리있던 차가 금세 앞으로 달려오는것 처럼 느껴졌는데.
문제는 도로 가 왕복 4차선 도로였는데 왼쪽 길가변에 잠시 정차하고 있던 8톤 트럭 두대가 도로변으로 슬금슬금 진입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8톤 트럭이 앞길을 막아버리니 뒤에서 속도를 내며 달려오던 엔란트라가 갈곳이 없 었죠. 그래서 그만 트럭을 피하려다 중앙선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중앙선을 넘어선 차가 바로 제 차 앞으로 화악 돌진해 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순간이더군요. 그런 위급한 상황이 되니 앞뒤 볼것 없이 핸들을 틀어 오른쪽으로 피하는 순간 그만 바로 제 뒤에 따라오던 코란도와 엘란트라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정말 0.3~4초 정도 차이일까요? 순간적으로 사고장면을 보니 정면충돌하는 순간 엘란트라가 들썩하며 뒷바퀴가 들리다가 내려 앉더군요. 앞 본네트 거의 3분지 2는 먹어들어 간것 같습니다.(그와중에도 코란도는 괜찮더군요,,)
차를 세우고 뒤를 보니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다른 차들(주로 택시들)도 급하게 차를 세우고 사고차량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았는데요.(다행히 안전벨트는 맨것 같은데...) 소름이 정말 오싹 끼치면서 몸이 덜덜덜 떨리더군요.(당시 제차는 프라이드...) 정면으로 제차와 부딪쳤다면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한참 사고장면을 보다 천천히 운전을 하며 곰곰히 생각을 하다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하루가 정말 불안에 떨며 일을 했습니다.(신경이 예민해져서...) 퇴근할때도 비가 계속 내렸는데 평소와 다르게 정말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서 일찍 들어온 그날... 저는 어머님 부터 찾았습니다.
무사히 집에 들어온 어머님이 이상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저를 반기시더군요. 저는 사고날 뻔 했던 이야기는 안하고 먼저 물었습니다.
"엄마~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요 왜 아침에 저보고 몸조심하라고 했잖아요?" "그래... 하도 꿈자리가 사나와서 걱정되서 말했지?" "그거 무슨 꿈이었어요?" "왜? 오늘 무슨일 있었니?" "아니~ 그냥 궁금해서..."
"응~ 비가막 억수같이 오는데 니가 운전하다 교통사고 나는 꿈이었지... 얼마나 생생하던지 사고나서 너가 죽는 꿈이었다. 원 ~ 꿈이라고는..... 너~ 운전할때 워낙 과속하면서 하잖아? 그래서 조심하라고 한거다...."
어머님의 그말에 다시한번 소름이 쫘~ 악 돋더군요. 꿈중에 예지몽이라고 있다고 하더군요. 어찌보면 어머님의 걱정어린 꿈얘기에 평소보다 더 운전에 조심했기에 큰 사고를 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