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귀신.........

이호균 작성일 06.10.12 0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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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고 취직 자리를 알아 보다 암담한 혈실에.. 대학교 자퇴한걸 후회하며
알바라도 구할려고 교차로를 보는데.. PC방이 눈에 띄더군요. 그 피시방 이름
이 이미 한달 전부터 보였던 지라.. 뭔가 문제가 있나? 먼 알바를 한달째 구해...
하면서도 일단 전화걸고 찾아가 봤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사장님도 매우 친
절하시고.. 성격 좋으신 분 같았고.. 동네에서 사양도 가장 좋은 피시방인데
손님이 별로 없는 것이... 일하기 편할 것 같아서.. 다음날부터 알바뛰기로 약
속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갔죠. 그렇게 몇일은 큰 문제 없이 지냈습니다.

밤시간대면 손님이 한명도 없는 것이.. 이래서 알바 월급이라도 건지려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내 알바는 아니였고.. 오히려 손님 없어서 편하고 게임하기
좋으니.. 저한텐 오히려 더 편했죠...

한 일주일 지났으려나? 한참 게임에 빠져서 집중하고 있는데.. 컴퓨터 테이블 너머
로 타자치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전 손님 들어오는 걸 못봤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에 얼릉 재떨이 가져다 줄려고;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 얼어 붙었습
니다. 제가 본 것은.. 횐 소복 입고 머리 산발한 여자가.... 조심조심 타자치는 모습이
더군요... 이상하게 제가 어렸을때 부터 귀신이며 이상한 소리를 자주 들었기에...

순간적으로 아..귀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걸 보면 정말 흔히 소설에서 나오는 '등골이 오싹한 기분' 이란 것이 어떤건지
이해 가실 겁니다. 그야말로 머리가 쭈뼛 서고 등골 한 가운데로 싸늘한 것이 휙
훑고 지나가죠. 몸은 안 움직여지고요. 전 속으로 아 씨발.. 얼릉 손님 한명 들어와라..
하고 계속 생각했죠. 제 경험상 구신들은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면 사라지더라구요.

모니터는 꺼져 있고, 뒷 모습만 보였는데 그 귀신이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 볼까봐...
떨고있을때.. 갑자기 그 구신이 타타타탁!! 하며 엄청난 속도로 키보드를 피아노 치듯
지 맘대로 쳐대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으아아! 하며 뒤로 주춤 물러섰죠. 그 순간 귀신이 있던 자리에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귀신이 없어졌어도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하겠더군요...
몇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일단 진정하고 카운터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도저히 혼자
게임 할 생각이 안 들더군요. 근데 카운터에 앉아서도.. 그 귀신이 있던 자리로 자꾸
눈이 가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힐끗힐끗 손님석을 훔쳐보다가.. 카운터랑 대각선 자리
에있는 테이블 밑에.. 무언가 하얀 것이 약하게 빛나고 있는게 보이더 군요.

저건 또 뭐야? 하는 생각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쭉 내밀어서 보니.... 산발한 여자
얼굴 하나가 테이블 밑..의자 사이로..쳐다보고 있더군요...

속으로 씨발씨발 거리면서..얼른 고개 푹 숙이고 카운터 컴퓨터만 계속 쳐다보며 시간
다 보냈습니다.

그날 부로 알바 때려쳤죠..

군대에서 본것도 많은데..졸려서 다음에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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