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목격담...

이호균 작성일 06.10.15 04: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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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도플갱어 목격담입니다..

중학생때였습니다. 학교 마치고 집에 도착해 보니 문이 잠겨있더라구요.
당시 여동생이 초등학생이였는데 보통 저 보다 일찍 끝나는데다가 저희
식구들이 문단속을 귀찮아서-_- 잘 안하기 때문에 전 당연히 동생이 아직
안왔구나 생각하고 문을 따고 들어갔지요...

현관에 딱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인기척이라고 하죠.
이런걸 보면 인간의 본능이란게 참 신기하죠.. 저만 그런가....

문이 잠겨있어서 (가족 중 누군가 집안에 있으면 절대 문단속을 안하거든요.)
이상한 생각도 들고..

"선희야 집에 있냐?"

동생이름인데 가명 사용-_- 가방을 내려 놓고 거실에서 동생이름을 불러 봤습
니다.

"어..오빠 왔어?"

방문이 전부 열려있었는데 안방 문만 닫혀있더라구요. 동생 목소리는 그곳에서
들렸습니다.

"야..배고프다. 밥좀 차려줘라."

허기를 느낀 저는 동생한테 밥좀 차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빠 나랑 놀자.."

뜬금없는 대답. 전 그때 동생이 평소하고는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죠. 동생
목소리는 맞는데 평소에 저런 말은 안하거든요.. 밥차려달라는데 갑자기 놀자
는 대답이 어이없기도 하고--; 순간 안방 문 열어보기가 두려워지더군요.. 왠지
들어올때 부터 느꼈던 집안 전체에서 느껴지는 묘한 적막감과... 공포감이 그 닫힌
방문에서 흘러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오빠.. 나랑 재밌는거 하면서 놀자..."

동생이 다시 부르더군요.. 전 왠지 안방으로 들어가기가 꺼름직해서 걍 거실 쇼
파에 앉아 티비를 켰습니다.

"왠 헛소리야. 혼자 놀아.."

"오빠..이리 와봐.."

쇼파에 앉아 있는데 다시 동생이 부르더군요.. 고개를 돌려보니 거실의 벽 사이로
동생 손이 어서 이리 오라고 까닥이고 있더군요. 근데 그 손이 이상하리만큼 창백해
보였습니다. 핏기가 하나도 없는 손....

전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자리에서 스르륵 일어서서 안방쪽으로 향했습니다.

문이 닫혀 있더군요...

전 잠시 망설였습니다. 왠지 이 문을 열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오빠 내가 재밌는거 보여 줄께. 어서 들어와.."

방문 너머로 다시 동생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너머로 느껴지는 적막감과 공포감...
그리고 솟아오르는 호기심...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방문 손잡이를 잡고 돌
렸습니다. 보통 공포영화에서 사람들이 이러다 죽는데; 참 인간의 호기심이란 것이
어쩔수 없는 건가 봅니다.

안방 한가운데에 동생이 앉아있더군요. 뒷모습이였지만 틀림 없이 동생이였습니다.
양반다리로 앉은 동생은 계속 상체를 좌우로 흔들고 있더군요..

전 틀림없이 동생인지라 안심이 되었지만 이상한 기운이 계속 느껴졌습니다..
방안 가득한 묘한 분위기...

"...뭐해?"

"오빠 이리와..이리와 봐..."

제가 묻자 흔들던 상체를 딱 멈추고 동생이 다시 절 불렀습니다. 방안의 이상한 분위기
와 동생의 행동에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방안으로 한발 내딪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현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동시에.. 동생의 몸이..아주 자연
스럽게 양반다리 자세 그대로 휘리릭 돌아 저와 정면에서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동생얼굴이였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아니였습니다. 분명 얼굴과 몸은 동생이였지
만.. 창백한 피부와 이상한 분위기에 '저건 동생이 아니다'라고 본능이 말하더군요...
저와 정면으로 바라보는 동생이 씨익 미소 짓더군요... 섬뜩한 미소였습니다..

'아깝네....'

동생이 '아깝네..'라고 말하고는 절 노려보더군요.. 몸이 굳어버렸습니다...동생이
두려워 졌습니다...

"뭐해?"

아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가 들어왔나 봅니다. 근데 그 목소리가 낯익은
목소리더군요...

고개를 돌려 봤습니다..

그곳엔 방금 학교 마치고 왔는지 가방을 들고 있는 여동생이 서 있었습니다.

"어?"

전 기겁을 하고 안방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들어가서 장롱까지
열어보며 샅샅이 뒤져봤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동생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뻥치지 말라고 하더군요- -;

이 일은 무섭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더군요. 그리고 뒤끝이 꽤 찝찝했습니다.
현관에 서 있는 또 다른 동생을 보고 순간 멍...해지더라구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때
동생이 불렀을때 가까이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도 나고... 영 뒤끝이 안 좋은
일이였습니다.

뭐 이런 애기들 가족한테 해도 당최 믿지도 않고 사람들한테 해 줘도 들을땐 좋다고 듣고
나서 진짜? 뻥치네? 십중 팔구는 이러죠.. ㅋㅋ 그래서 이제 그런 반응은 무덤덤하다는...
귀신 몇번 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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