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

쓰읍... 작성일 07.11.04 0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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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별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닌듯 하네요. 개인적 경험담 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텔레파시라는걸 느껴 보신적 있으시나요? 머리속에 메세지가 전달되는 그런 구체적인 텔레파시 말고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때 주위사람에게 신변상의 이상이 생긴다거나 하는거요.

 

전 딱 한번 느낀적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제 아버지가 돌아가실때 였습니다.

 

때는 1998년 12월 1일 오전 10시쯤 이였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날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 전 군에 있을 때인데 일병 이였습니다.

 

그날 전 위병소에서 위병초소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무슨 꿈이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꿈자리가 상당히 뒤숭숭 했습니다. 꿈때문에 몸도 안좋았구요.

 

꿈인데도 자고 일어나 보니 마치 진짜 겪은듯이 피곤하고 잠이 깼는데도 잠을 자고 있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아무튼 그런 몸상태라 일병 주제에 작업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하는데 괜시리 계속 눈물이 나는 겁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괜히 슬퍼지고 눈시울이 붉어 지더군요. 그래서 쪽팔리기도 하고 괜히 간부들이 보면 문제 생길까봐서

 

전투모 푹 눌러쓰고 고개 숙이고 작업하고 있는데 위병소 군용 야전통신장비가(일명 ㄸㄸㅇ) 울리더군요.

 

군대 다녀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군용 야전통신장비말그대로 군용 통신수단이라 외부전화는 물론 안되고 일개 일병에게

 

연락올 거리가 없는 저와는 아무 상관없는 건데도 그게 울리는 순간

 

'저건 내전화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병조장이 잠시 통화하더니 저를 부르더군요. 그때 전 '진짜 내 전화네 신기하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빨리 중대 행정반으로 가보라고 하더군요. 순간 느낌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그냥 행정반으로 가라는 소리만 들었는데도

 

눈앞이 캄캄해 지더군요. 그러면서 눈물이 쏟아지는데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행정반으로

 

뛰어갔는데 행보관이 아버지가 위급하니 빨리 휴가 준비해서 가보라고 하더군요. 제가 아버지 위급하다는 소리 듣기도 전에

 

울고 있으니 행보관이 애가 어찌 알았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더군요. 저도 제가 왜그런지 몰랐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대충 군장만 꾸려놓고 작업하던 복장 그대로 소대장에게 비행기표 값 빌려서 바로 고향으로 갔습니다.

 

고향에 도착해서 급히 아버지가 계시는 병원으로 가니 이미 아버지는 영안실에 계시더군요. 이미 장례절차가

 

진행중이였습니다. 이미 눈물이 말라 버렸는지 막상 아버지 영전 앞에 스니 눈물이 안나오더군요.

 

지금도 친척중엔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눈물도 안흘리는 놈이라고 욕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ㅎㅎ

 

이런 소리 들으면 씁쓸하죠.

 

하지만 아버지 임종도 못지킨 놈이 그런욕 들을만 하죠. 군에 있을때인데 어쩔수 있냐 라고 하시겠지만 사실 전

 

훨씬 빨리 도착할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집이나 친구들에게 전화하거나 받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일병 4호봉이 되도록 집에선 우리 부대 전화번호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간간히 전화하곤 했죠. 그래서 아버지 쓰러지시고 난뒤에 집에선 저 연락처 알아낼려고 엄청나게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외삼촌이 병무청이랑 있는 인맥 없는 인맥 다 동원해서 겨우 알아냈다고 하네요.

 

어떤 사람이 어떤 부대에 근무한다는건 군사기밀에 속하는 거라 병무청에서도 잘 안가르쳐 준다고 하네요.

 

만약 제가 집에 연락처를 알려드렸다면 아버지가 쓰러지신뒤 바로 연락이 왔을 것이고 전 충분히 아버지 임종을 지킬수도

 

있었죠. 현재 어머니는 고향에 계시고 전 서울에 있지만 전 서울 벗어날 일만 있으면 꼭 어머니에게 전화드려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간다라고 꼭 말씀드립니다. 핸드폰이 있어서 언제나 연락이 가능하지만 왠지 그래야 할거 같아서요.

 

그리고 꿈자리가 뒤숭숭하거나 이유없이 기분이 이상하면 꼭 집에 전화를 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딜가든 항상 집과는 연락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놓으세요. 내가 전화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면

 

저 같이 후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뭔가 미치도록 불안하면 먼저 주위사람들에게 연락해 보세요.

 

텔레파시 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진짜 가까운 사람과는 뭔가 감정의 연결 고리가 있는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모가 아버지 돌아가시기 직전에 물어보셨데요.

 

"넌 이리 되도록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돈벌러 다녔냐?" 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더니 아버지 께서

 

"ㅇㅇ이 줄려고..." 이렇게 대답하셨답니다. 물론 ㅇㅇ는 제 이름이구요... 여러분들 효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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