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10여년전(-.-;;)의 일입니다만, 그 당시에는 경북 안동지방에 거지가 많이 있었대나봐요.(옛날에 그랬다는거니까 안동분들은 이해해주시면 감사감사..)
이 얘기를 해 준 저희 고등학교 선배의 친구(지금부터는 가영이라 부르지요)가 안동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길거리를 배회하는 거지들이 하도 돈 달라고 매달리는 바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대요.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하교길에서 만난 거지들의 등살에 시달린 채 집으로 왔고, 피곤한 몸으로 잠을 청했답니다.
그런데,, 꿈을 꿨나봐요...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늦은 시각 집으로 가고 있는데,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열살 남짓한 거지소년이 가영이를 졸졸 따라오며 한푼만 달라고 구걸을 하더랍니다. 또 거지나며,, 짜증이 난 가영이는 돈이 없다며 대답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구요.. 보통은 몇 번 말을 걸다 제풀에 지쳐 떨어져나가기 십상인데, 이상하게도 이 꼬마아이는 집요하게 따라붙더래요.
가영이가 속도를 내면 낼수록 더욱 잰 걸음으로 따라오고... 처음에는 건성으로 받아들이던 가영이도 슬슬 무서워진거죠... 힐끗 뒤를 쳐다봤더니,, 자신을 쫓아오는 거지아이의 표정이 사람이 그것이 아니더랍니다. 음산하고 차가운....
더욱 겁이 난 가영이가 거의 뛰다시피해 아무 길이나 접어들었는데,, 그게 하필이면 막다른 골목길이었대요... 뒤에서는 그 아이가 그 음산한 표정을 지은 채 천천히 자기한테 다가오고 있고....
아.. 이제 끝났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행히도 잠에서 깨어났대요..
너무 무서워서 옷은 땀으로 젖어있고... 정신을 차리려고 화장실도 갔다가 냉장고 가서 물도 한잔 마시고 십여분간 그러고 있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었대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아까 그 꿈이 계속 이어지는게 아니겠습니까. 자기는 막다른 골목길에 서 있고, 뒤에서는 그 꼬마거지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고..... 아까의 그 공포스러운 상황이 계속 연결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다시 꿈에 나타난 그 꼬마 아이가 한 쪽 입술을 씰룩이며 웃으면서 하는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