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의 영웅 예..

비애리 작성일 08.02.11 13: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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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설적 왕인 3황 5제의 한명인 '제요(요임금)'가 천하를 다스릴 무렵,
하늘에는 10개의 태양이 대지를 태우고, 땅에는 알유, 착치(鑿齒), 구영, 대풍(大風), 봉희, 수사(修蛇)와
같은 무서운 괴물들이 출현하여 인간을 공격했습니다.
 

천하의 평하를 바라는 제요는 유궁국(有窮國)의 통치자를 불러들였는데, 그가 바로 예입니다..
《좌씨전(左氏傳)》에 의하면 예는 동쪽의 나라 사람으로
지금의 산둥성을 지배하였고 한때는 하조(夏朝)를 멸망 시킬
정도의 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신화 에서의 예는 천제(天帝)인 준(俊)에게 협력하고 있던 천계 3걸중 한명으로(다른 둘은 응룡과 치우)
치우와 함께 동이 계열의 활의 신이였는데 준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응룡에게 죽임을 당한 치우와는 달리
제준의 막하에 속한 영향력 있는 신이 였습니다..


준이 새의 모습을 한 신이기에, 그의 수하라는 증거로 이름에 날개를 의미하는 ‘羽’자를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천계는 지상과 마찬가지로 많은 제후신들중 영향력이 강한 신이 다른 제후신들을 통솔하던 방식이었는데
수신계열과 비수신계열로 양분되어 한 차례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천계의 7할을 차지했던 수신계열은 변방제후신들까지 가세한 비수신 진영에 의해 패배하고 지상으로 추방당했는데
자상에서 악명을 떨치던 괴수들중 이 수신계열에 속한 신들도 포함되었습니다.

 

준은 이 인간세계에서 난동을 피우는 반란군들을 토벌하기 위하여 특별히 예를 파견했습니다.
예는 고대 조선족 최고의 활의 명인이었으므로,
준은 무기로서 붉은 칠의 활과 끈이 달린 화살을 하사했습니다.
제요의 부름을 받은 예는 드디어 신의 활과 화살을 지니고 괴물들과 대결하게 되죠.


예는 먼저 수화의 들판에서 거인 착치와 싸웠습니다..
착치는 1미터에 달하는 긴 송곳니를 가진 거인으로 남방을 통치하며 인간들을 잡아 먹었습니다..
예는 활로, 착치는 송곳니로 혈전을 벌였고 예에게 한쪽 송곳니를 잃은 착치가 도주하자 예는
서방 곤륜의 언덕까지 추적하여 사살 하였습니다..


예가 착치 다음으로 쓰러트린 괴물은 구영 이라는 괴물 이였습니다..
구영은 머리가 아홉개의 인간의 머리를 한 큰 뱀으로 각 머리마다 불과 독을 내뿜는 괴물 이였습니다..
예는 활로 구영의 눈들을 공격 했으며 눈들을 잃은 구영이 괴로워 하자 구영의 몸 가까이로 가서
심장을 찔러서 죽였습니다..


대풍은 다른 말로 대봉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새로써 날개짓을 할때마다
강풍을 일으켜 인간의 마을을 붕괴시키는 괴물 이였습니다..
예가 활로 공격을 했으나 화살을 맞고도 날아가므로 청구의 늪지로 유인한 다음,
자신의 화살에 굵고 긴 줄을 묶은 후 대풍에게 화살을 쏘아 명중시킨 다음 화살에 묶인 줄을 당겨
대풍을 땅으로 끌어내려 늪지에 빠트린 다음 자신의 큰 칼로 쳐죽였습니다..


예가 다음으로 죽인 괴물은 수사 였습니다..
수사는 다른말로 파사라고 하는데 몸 길이가 무려 180미터나 되는 거대한 구렁이 였습니다..
이 구렁이는 동정호에 살며 눈에 보이는건 뭐든지 삼켜 버렸습니다..
예는 수사에게 화살을 마구 쏴 정신을 뺀 다음, 순식간에 다가가서 칼로 약점인 미간을 베어죽였습니다.
수사가 죽자 살이 썩어 없어지고 뼈만 남았는데 어찌나 큰 구렁이였는지 그 뼈가 언덕을 만들 정도였다고 하는데
후에 이 언덕엔 파능 이라는 지명이 붙여졌 습니다..


수사를 죽인다음 상대한 괴물은 봉희라는 괴물 이였습니다..
봉희는 거대한 멧돼지로 초나라를 빠른 속도로 달려 뭐든지 부수고 짓밟고 다니는 괴물 이였습니다..
봉희는 돌진력도 빠른데다 웬만한 무기도 안통하는 털가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는 상림이란 숲으로 유인해서 봉희와 싸웠습니다..
봉희가 숲의 나무들 때문에 돌파력이 악해지자 활로 봉희의 눈을 맞춘다음 화가 난 봉희가 마구 돌진하자
봉희의 뒤다리 발굽 사이를 활로 공격해 쓰러 트렸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상대한 것이 초괴수 알유 였습니다..
알유는 80미터나 되는 거대한 몸에 용의 머리,호랑이의 몸,말의 다리와 독사의 꼬리를 하고 있었는데
거대한 몸집과 달리 바람과 같이 달릴 정도로 빠른 마수 입니다..
알유는 창조신 여와가 태초의 거인 반고의 시신으로 세상을 만들때 반고의 원한이 만들어낸 괴물로
그야말로 엄청난 힘과 불사신에 가까운 마수 였습니다..
처음 결전에서 예는 알유에게 패했고 응룡의 도움을 받아 파도로 휩쓸리게 한다음
절벽을 무너뜨려 봉인 했습니다..

(여담으로 알유는 단군 신화에도 나오죠..)


알유를 끝으로 마수를 해치운 예는 그대로 인간계에 남아 유궁국의 왕으로 아내인 항아와 살았습니다..
그러나 항아는 늘 천계로 오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명령을 받게 되는데 하늘에 떠오른 열개의 태양을 가라 앉히라는 명령 이였습니다..


이 태양들은 제준(帝俊)과 태양의 여신 희화(羲和)의 아들들이였습다.
태양들은 황금빛 세 발 달린 신성한 까마귀로서 동쪽의 '양곡'이라는 골짜기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곳엔 늘 뜨거운 물이 흘렀는데 거기엔 또 '부상'이라는 큰 뽕나무가 있었습니다..


태양조들은 이 나뭇가지에서 매일 아침마다 하나씩 교대로 떠올라 하루종일 하늘을 돈 후 서쪽 끝의 '우연'이라는
연못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 때가 저녁이었죠.
이것은 어머니인 태양의 여신 희화가 만든 규칙이었고 이들의 행동을 그녀가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수천, 수만년 동안 같은 일을 되풀이하다보니 열 명의 아들은 그만 그 일이 지겨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른 새벽, 어머니 희화가 일어나기도 전에 동시에 떠올라 멋대로 공중을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따르지 않기로 한 이들 10형제는 하늘을 제멋대로 날아다니며 멋대로 놀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란 희하는 아들들을 달래보았지만 이미 신이 날 대로 난 이들은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열개의 태양들이 동시에 뜨자 세상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하늘은 이글거리며 붉게 타올랐고 땅도 지글지글 끓으며 불구덩이가 되어 까맣게 타들어갔고
강물이 말라붙고 풀, 나무, 곡식이 다 타 죽어 백성들은 갈증과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백성들을 끔찍이 아끼던 요 임금은 우선 신통력이 뛰어난 '여축'이라는 무당을 시켜
산꼭대기에서 기도하게 했지만 그 역시 결국 그 뜨거운 태
양열에 타 죽고 말았습니다..


천제는 예에게 이 태양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라고 했습니다..
물론 단순히 활로 위협을 하라는 거였지만 고지식한 성격의 예는 화살 쏘는 걸 멈추지 않고,
결국은 태양조를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쏴 떨어뜨렸 죽였습니다..


이일로 예는 제준의 노여움을 사 인간계를 떠돌아 다녔습니다..
떠돌던 그는 황하(黃河)의 신 하백의 아내이자 낙수의 여신인 '복비'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남편 하백은 온 세상 여자들과 한 번쯤은 사귀어 본 소문난 바람둥이였습니다..


남편의 바람기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그녀는 마음을 달래고자 마침 강가를 거닐고 있었던 것이죠.
천하 제일의 용사 예와 천하 제일의 미녀 복비는 이렇게 낙수 강변에서 만나게 되고둘은 곧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남편 하백이 분노하여 예에게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하백은 백룡으로 변하여 덤볐지만 예는 활을 쏘아 용의 왼쪽 눈을 명중시킴으로써 싸움은 싱겁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이때문에 수신의 저주를 받아 물을 마실수도 없게 되었고 아내 항아와의 사이가 틀어지게 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는 천상에서 살다가 내려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예는 깊은 강과 이글거리는 불꽃, 무서운 괴물들을 이겨내고 곤륜산에 도착해서
선녀들의 여왕인 서왕모에게 불사의 약을 달라고 부탁 합니다..


서왕모는 그의 용기와 예전의 공(功)을 인정해 불사약을 주었습니다..
예는 그걸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하늘에 기도를 드린 다음 아내와 함께 먹으려고 그것을 잘 간수해두었습니다.

그러나 남편 때문에 여신이었던 자신까지 천상에 올라가지 못하고, 믿었던 남편에게도 배신당한 항아는
불사약을 혼자 먹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마침내 예가 없는 틈을 타 약을 훔쳐먹었습니다.
그러자 몸이 가벼워지더니 그녀는 하늘로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분노한 제준이 주문을 걸어 항아를 두꺼비로 만들어 아무도 없는 달로 유배를 보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달에 두꺼비가 산다고 믿었죠..


한편 불사약과 아내를 모두 잃은 예는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고통을 잊고자 제자들에게 화살 쏘기를 가르치는 일에 열중하며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했습니다.
 

제자들 중 '봉몽'이 가장 재주가 뛰어나 예의 신임을 얻었는데
기고만장한 봉몽은 '스승만 없애면 내가 천하 제일의 궁수다'라는 생각에

사냥길에서 돌아오던 예를 숨어있다가 복숭아나무 몽둥이로 때려죽이고 맙니다.
결국 예는 그렇게 허무하게 죽고 맙니다..


천계 최고의 영웅 치고 너무나 허무하고 비참한 죽음 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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