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영화는 '멜깁슨의 컨 스피러시'가 맞을까? '줄리아 로버츠의 컨 스피러시'가 맞을까? 얼마전 ocn에서 방영한 '줄리아 로버츠의 컨 스피러시러시'를 보고 제목에서 발끈해 버렸다.
집에 홈시어터를 구축한 이후에는 전쟁영화 아니면 잘 안보게 되었지만, 어릴적 영화에 꽤나 까탈스럽게 굴던 때에도 이상하게 맬 깁슨은 후기의 훌륭하다는 작품들 보다는 초기의 '리셀 웨폰', '전선위의 참새', '매드 맥스' 같은 b자 스런 영화가 좋더라.
현실에서야 시덥잖은 음모론을 주억거리는 치들이 꽤나 짜증스럽게 느껴지지만, 영화로 대놓고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보면 참 재미가 난다.
역시 현실에서 귀신이니 혼령이니 운명이니 공갈치면서 못난 사람들 앵벌이나 하는 치들이 참으로 가증스럽지만, 이런 소재의 만화나 영화는 참으로 재미가 난다.
지금이야 농담을 즐기듯 재미가 난다고 얘기하지만, 돌이켜 보면 소설이든 만화든 영화든 이런 '가공 작품'들을 보고 자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던거 같다.
퇴마록 초기의 작품이었던듯 싶은데, 아주 짧은 단편 에피소드였다. 주인공은 귀신 같은 것은 절대로 믿지 않는 사람으로써 아주 꽉 막힌 사람이었는데 그 마을에 늑대인간인지 흡혈귀인지가 나타난다. 그 와중에 이 주인공이 이 괴수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나는 꿈을 꾸고 있는거야. 이건 절대 현실일리 없어' 라고 생각한다. 그 때 혼자 날아다니는 비수를 날리는 청년이 이 주인곡을 구해주는데, 그때조차도 이 주인공은 현실을 부정한다. 그러자 이 젊은 청년은 이 주인공을 참 한심한든 나무랐던거 같다.
이걸 읽으면서 아마도 나는 절대 이렇게 꽉 막힌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던듯 싶어.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는 만화같은 걸 보면서도 비슷한 다짐을 했던거 같아. '나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도 모두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이지.
이런 영향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진건 단순히 나이를 먹었기 때문은 아닌듯 싶어. 한참 유전공학이 이슈로 떠오르던 시절 '과학도 모르는 인문학도놈이 뭘 안다고 떠들어?' 라고 나를 무시했던 인터넷상의 누군가때문에 20대 중반에서야 이과용 하이탑을 참 열심히도 읽고 했으니 '인터넷 끊고 지랄좀 그만해'라는 여친의 충고도 너무한건 아니었던듯.(그때의 여친은 이제 마눌님이 되어 여전히 같은 충고를 해주고 계시지)
어쨌든 음모론이 재밌는건 단순한 농담이기 때문만은 아니겠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 같은 음모론을 보고 있자면 더더욱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에 대해 긍정적일수 만은 없는 것은, 그것이 음모론이기 때문이 아니라 '못생긴' 음모론 이어서 그런 걸지도. 역시 어른들 세상에서 중요한건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잘하는 거니까.
2. 나는 평소에 공무원에 대해 참 불만이 많아. '내가 지금 이렇게 무한 효율성을 강요받으면서, 또 부족한 효율성을 야근으로 매꾸어 가면서 고생하는 동안 도대체 지깟 것들이 뭐라고 여유 작작이야' 라고 자주 떠들고 다니지. 그래서 공무원이신 마눌님으로 부터 종종 용돈삭감이라는 무서운 협박을 당하기도 해.
아버지 사업 받아서 매일 술로 영업하던 친구놈이 어느날 '십 알' 이라 외치더니 늦깍이 공부를 시작했어. 다행히 결과가 좋아 다음주면 7급 발령을 받는다고 해. 어제 그 친구와 통화하던 중, 이명박의 행정조직 개편때문에 자리가 줄어 발령이 많이 늦어졌다고 하더라고.
어쨌든 앞으로 무사태평 인생을 축하하며 너같은 놈때문에 숭례문이 불탔다는 농담 비슷한걸 한거 같은데, 그러다 혼자 깜짝 놀라버리고 말았지.
그나마 여태 한심하나마 숫자로 버티던 공무원 조직이, 조직 규모까지 줄여버리면 이거 앞으로 엄청 큰일나는거 아닐까? 행정조직 개편이 반가우면서도 내심 그에 걸맞는 효율성 확보 대책은 있는지 참 걱정스러워져 버린거야.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은 그 몸집의 비대화에 기인한 것이 분명 아닌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