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올리신분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적이 있어서...
내가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0년.
당시 나의 담임선생님은 학교내 공포에 대상 중 하나였다.
주머니엔 항상 가위를 소지하고 있었고 걸렸다 싶으면 바로 앞머리는
사라지기 일쑤였고... 항상 휴대한 정신봉에... 유독 종회가 길고... 조회시간이나 종회시간이 항상 두렵던...
그런 선생님이었다.
(슬슬 두발자유화를 외치던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기였지만... 사립고교의 특성상... 눈섭까지 가려주는 앞머리는
꿈도 꾸지 못했다. 뭐 지금처럼 한대 맞으면 바로 핸드폰으로 사진찍어서 고소해버리는 시대가 아니었다보니...)
하지만 이 선생님은 나름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기분이 좋을땐 농담도 하고...
수업자체도 열정적으로 하고...(담당과목이 음악이었기에 더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또 하나... 이 선생님의 특별함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맡은 반 학생들과 매년 여행을 즐겼다는것이다..
우리반도 마찬가지 여서 여름방학 자율학습기간중에 모 계곡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 겨울 방학도 마찬가지로 1박2일 여행이 잡혀 있었다.
숙박장소는 모 폐교로 정했고... 거의 모든 인원이 참여한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첫날저녁... 당시 어떤 대회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으나... 그날저녁엔 축구 한일전이 있었다.
축구를 * 않을수 없단 이유로 교실tv까지 챙겨왔던 우리.... 하지만 그 학교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수도도 마찬가지였다.(요즘처럼 폐교를 mt장소로 활용하기위해 모든걸 공급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뭐 이런저런 이유로.. 한놈이 들고온 휴대용라디오로 모두가 축구를 청취하던중....
나는 잠시 폐교 뒤쪽 언덕으로 가서 소변을 보던 중이었다. 문득,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2층에 교실하나가 불이환하게 켜져있는것이 아닌가. 그 환한 창문안으로 네다섯놈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모습이 보였다.
'어라 전기가 다 안들어오더니만... 들어오는곳을 찾았나보네'란 생각과 함께 tv를 볼 수있겠다는 기쁨이
나를 설래게 했다. 그러던 중 녀석하나가 나를 발견하곤 낄낄 웃기 시작했고 곧 나를 보고 웃는 녀석이 3명으로 늘었다..
무엇이 웃긴지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웃는것이 아닌가.
"이 ㅁ ㅣ친것들아. 왜 웃고 지랄이야! 오줌싸는거 처음보냐"
녀석들은 대꾸조차 없이 나를 보고 웃을뿐이었다. 조금 화가 난 나는 들어가서 보자란 생각으로 건물안으로 되돌아갔다.
교실에 들어가니 아직도 조그마한 라디오 하나에 매달린 친구녀석들이 보였다.
"야 2층에 전기 들어오는것 같던데 티비 가지고 안올라갔냐?"
절친했던 친구 한놈에게 그렇게 물었고...
친구 : 무슨 헛소리야. 여기 2층이 어디있어."
나는 순간적으로 상황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은곳은 교실 5개에 교무실 화장실2개가 전부인 폐교....
그리고 1층....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내가 봤던건 뭐지? 그리고 나를 보고 웃던녀석들에 얼굴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황급히 아까의 장소로 돌아가보았지만 내가 보았던 곳에는 지붕만이 있을뿐이었다.
1골 들어갔다! 라고 환호성을 지르는 녀석들사이에서 나는 얼어붙어있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