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입니다. 저번에 이어서 할머니가 무당되었다... 라고 끝내니 그 전에 많은 일이 있었기에 좀더 써볼려고요;;
자 그럼 시작할께요.
할머니께서 증조부 증조모를 보신후에 또다시 떠돌이 생활을 시작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신기때문에 고생을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어느땐 아무 이유없이 몸이 아프다거나 헛것이 보인다거나 하는식으로요.
그래도 그때는 그 횟수가 많지 않았다고 해요. 한달에 한번쯤 그런식으로..
할머니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해요. 워낙 밥도 많이 못먹고 고생도 많이 하셔서요.
당시 십대 소녀가 홀몸으로 떠돌면서 산다는게 쉽지 않았죠. 게다가 당시 일본의 통치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식량수탈이 심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요. 할머니께선 이곳저곳 전전하시다가 결국 사람많은 경성까지 왔다는군요.
할머니께선 경성에 있는 어느 부잣집(일본 관료직에 연줄이 다아서 잘 살았다나 보네요.)에 일하는분으로 들어가셨는데요. 아마 애기들 볼 여자아이가 필요했나봐요. 시장에서 일하시다가 주인집 소개로 들어가셨데요.
그렇게 일을 보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일을 시작한지 몇달후에 신기한 일을 겪으셨다고 해요.
어느날 밤에 그집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데 밖에서 누가 문을 두드리더랍니다. 그때 집에 주인내외는 나가있으셨고 거기 밥해주시는 아주머니랑 할머니 둘이서 아이를 보고 있었다고 해요. 당연히 나이가 어린 할머니께서 문을 열어주러 나갔는데 아무도 없더랍니다. 그래서 잘못들었나 하고 문을 닫았는데 또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고해요.
할머니께선 문을 다시 여셨는데 왠 일본군복입은 청년 둘이서 문밖에 서있었죠.
한청년은 손에 보자기를 들고있었데요.
그런데 그 청년중 보자기를 든 한명이 아무말 없이 할머니를 보더니 여기 주인 있으시냐고 묻더래요.
할머니께선 주인내외 나갔다고 말씀드리니깐 그 청년중 한명이 기다리겠다고 말씀하셨데요. 주인어른 꼭 뵈야된다면서요.
주인내외 기다리겠다고 할머니께 말하고선 들어가도 되냐고 묻더래요. 그래서 손님접대하는 곳으로 안내하고 차를 *려고 하는데 마침 주인내외가 들어오더래요. 할머니께선 차 두잔하고 주인내외 차 두잔해서 내갔는데 주인어른이 왜 차 4잔 *냐고 하니깐 할머니는 당황해서 있었지요. 한분 어디갔냐고 하니깐 그 보자기든 청년이 무슨소리냐고 자기 혼자왔다고 이러는 거예요. 그리고 주인내외한테 이렇게 말했데요. "종길이가 중국인들한테 총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
이러면서 보자기를 푸니깐 거기에 유골함이 있더래요.
그러니깐 주인내외가 막 통곡을 했다고 하네요. 알고보니 그 종길이란 사람은 일본에 유학을 갔다가 장교로 중국에 갔던 주인내외의 큰아들이었다는군요.
그런데 놀라운건 예상하셨겠지만 할머니께서 본 그 두 청년중 한명이 바로 종길이었다는거죠.
주인내외가 막 울면서 "종길이가... 종길이가... 내년 봄이면 집에 오겠다고 그렇게 편지를 했는데..." 이러시면서 흐느끼셨다네요.
할머니는 너무 놀랍기도하고 겁나기도 하셨다는군요. 그 후에도 계속 그집에서 한동한 일했는데 밤마다 꿈속에서 그 종길이란 남자가 나와서 매일 집으로 들어와서 흐느끼는 꿈을 꾸셨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후부터 이상한일이 자꾸 생기게 되었어요. 밤에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지를 않나 아이들이 밤새도록 울어댄적도 있고요. 또 비가 올때마다 우는소리가 자꾸 들리는가 하면 집에 걸어둔 사진들이 온통 떨어지는일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주인어른이 결국 무당불러서 굿을 하게 되었는데요. 늙은 무당이 왔는데 집을 둘러보더니 여기 아들이 갈길을 못가고 여기 와있다고 하면서 굿을 하더래요.
그래서 굿을 하게 되었는데 무당이 굿을 하는데 처마에서 청년이 나오더래요.
그런데 그게 할머니 눈에만 보였나봐요. 그 청년이 무당 몸속으로 들어가더니
어머니 아버지 하면서 우니깐 무당이 같이 울기시작했나봐요. 그렇게 주인어른과 사모님하고 말을 나누고 그 무당이 하는말이 "이 불효자 어머니 아버지보다 먼저 갑니다" 하면서 무당이 쓰러졌죠.
그런데 이 무당이 쓰러지고나서 주인내외가 고맙다고하면서 우리 할머니한테 무당님 쓰러져 있는동안 집안일 해드리라고 보냈데요.
그렇게 무당집에 가서 무당 시중을 드는데 무당이 하는말이
"아가야 너도 종길이 그 귀신이 처마에서 나오는거 봤지?" 이러시더래요.
할머니는 너무 무섭고도 신기하기도 해서 그렇다고 대답하니깐 그 무당할머니가
"아가야 너 신을 받아야되 안그러면 스무살 못넘기고 죽어.. 애야 나따라서 신내림 받고 무당되자." 이렇게 말씀하셨데요.
결국 그 무당이 나중에 주인내외 한테 찾아가서 말씀드리고 할머니 데리고 충주까지 와서 신내림 받게 해줬다는 군요.
휴... 이야기가 쓰다보니 짧은내용인데 길게쓴듯 하군요. -_-; 힘드네요.
나름 대사까지 넣으면서(물론 할머니 이야기를 바탕으로)글을 써봤는데요.
원래 이야기를 한 다섯게 정도 하려고 했는데 워낙 이야기가 많아서 게시물을 좀더 늘려볼까 생각중입니다.
오늘 쓴 이야기밖에 할머니가 들려주신 전생이야기라던가 아니면 용신달랜다고 굿한것도 생각이 나네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6.25때 이야기도 있고.. 어쨋든 -_-; 어릴때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들 풀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