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귀신이야기#14

닉킨 작성일 08.04.02 04: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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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14번째 이야기를 쓰게 되는군요.

 

댓글 늘어가는거 보면 한숨만 납니다.

 

오늘은 가볍게 쓸려고 합니다. 장문은 피곤해요. ㅎㅎ

 

 

 

2001년인가 2000년인가에 중학교 시절이야기 입니다.

 

 

여름방학을 맞아서 가족끼리 해운대 해수욕장에 놀러갔지요.

원래 저희집이 잘 안놀러가서(부모님들께서 여가의 필요성을 모르시죠 -_- 휴..)

할머니 졸라서 놀러가자고 했지요.

그렇게 해서 결정된곳이 해운대였는데요.

고속도로 가는 내내 덥고 힘들었죠.

도착하니깐 사람 정말 많더군요. 그 인파란... 과장좀 섞어서 바다가 사람으로 매워져서 수영할데가 없더군요.

하지만 바다내음이 나니깐 고속도로에서 몇시간동안 달려서 죽을것 같았던게 다 없어지더라구요.

아버지 텐트치는거 도와드리고 바로 바다로 달려갔지요. ㅎ

텐트를 바다가 보이는 방풍림쪽에 세웠는데요. ㅋㅋ 전망이 탁트인게 보기 좋더라구요.

그냥 옷입은채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파도타고 해안끝까지 가고 있더라구요.

수영하다가 지칠때쯤 텐트로 와서 수박이랑 아이스크림먹는데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바다에서는 너무 놀아서 그런지 금방 하루가 가더군요. 저녁이 되서는 씻을 물을 구해야 되는데 공중목욕탕이 만원이라

한 20분 거리까지 걸어가기도 했지요.

다음날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밥먹고 바로 수영하러 달려갔죠. 할머니도 부모님도 모두 나오셔서 수영같이했습니다. 나중엔 오길 잘했다면서 좋아하셨죠. 이튿날도 한참 재밌게 놀았습니다.

그날 저녁도 가족끼리 조개를 사서 구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개를 먹다가 할머니가 바다쪽을 보시면서 한숨을 쉬시곤 이렇게 말하시더라구요.

"아이고.. 딱하네.. 놀러와서 이런 봉변을 당하니..어찌하누"

워낙 작게 말하셔서 저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시끄러워서 일어나 보니깐 8시쯤에 바다에 출입통제하고 해경들이 사이렌이 울리는 배로 뭘 찾는거였죠.

한 두시간 후였을껍니다. 해경들이 배에서 뭘 들고 육지로 내리는데 사람들 엄청 모여있었지요. 가보니깐 남자랑 여자시체였습니다. 젊은사람들 같은데 시체가 부풀어서 시체라는것만 알겠더라구요.

할머니한테 가서 그얘길 말하니깐

할머닌 그저 딱하다고만 하셨습니다.

그날 수영은 안했죠. -_-; 물에 들어가긴 했는데 찝찝하더라구요.

그래서 하루종일 해운대 근처 어슬렁거리다가 저녁에 매운탕먹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갈때도 막히긴 했는데 역시 집이 생각나더라구요.

 

 

 

흠.. 짦은 이야기지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십몇년간 할머니랑 생활했는데 저런일이 가끔 있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귀신이 무서운건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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