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실화 - 동물귀신 (2)

9075 작성일 08.04.11 18: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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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이어집니다.

 

 

 

 

그런데..


"낭만이는 어디갔지?"

 

 

 

다시 소초로 우르르 향하던 소대원들은 박일병의 혼잣말에 멈칫거렸습니다.

 

"그러게.. 이녀석도 어딘가에서 죽어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소대원들은 다시 술렁였습니다.

 

낭만이가 이러한 무차별 살상을 한 것이 아니라면

 

녀석의 신변에도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기때문에..

 

 

 

마지막 남은 소초의 마스코트까지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과,

 

도대체 우리 낭만이 가족들을 주검으로 만든 녀석이 어떤 놈인지, 어떻게 복수를 할지

 

아침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생활관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아침에 세면을 하고, 소초 청소를 하는 동안 고참들은 소초주변을 돌아다니며

 

낭만이를 찾았습니다.

 

"소초장님, 아무리 찾아도 낭만이가 안보입니다. 정말 무슨일이 난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은근히 신경쓰이네.. 이런것도 중대장한테 보고 해야하는건가?"

 

GOP에서는 매일 아침 기상 후 지휘관에게 간밤의 인원장비 이상유무를 보고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대대가 다 아는 녀석인데, 행보관한테 정도는 말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행보관도 녀석을 꽤 아끼셨는데.. 안타깝네.."


 

 

 

죽은 낭만이 새끼들에 대한 장례(?) 얘기가 나왔지만,

 

방벽 넘어로는 특별한 때(불모지 작전 등..) 아니고는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포기하였습니다.

 

대신 인접한 소총중대 초소의 동기소초장에게 말해서

 

순찰을 돌 때 우리소초 앞에 고양이 2마리가 죽어있으니, 흙으로 살포시 덮어주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그 날 아침의 해는 높이 떠올랐다가 지기를 몇 번 반복하였고..

 

 

 

 

 

몇 주가 흘렀습니다.

 

소대원들도 낭만이가 없는 소초에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역시 여느 때처럼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군생활의 유일한 낙, '내이름은 김삼순'에 모두들 한참 빠져있었습니다.

 

 

 

하루는 부소초장과 점심식사를 하던 저에게 취사병이 다가와 얘기하였습니다.

 

"소초장님, 요즘 짬도둑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짬도둑? 왜, 무슨 일 있었어?"

 

"아침에 일어나면, 짬통 주변이 엉망입니다. 멧돼지인지, 고란이인지.."

 

"그래? 그럼 일단 짬통 뚜껑에 무거운 돌 같은거 올려봐야겠네"

 

"그런 방법이라면 벌써 해봤습니다. 짬통을 열려고 했는지 짬통가림막 비닐을 다 뜯어놓아서 말입니다..."

 

취사병의 이 말은 들은 부소초장은

 

"이런 XX, 보급관한테 비닐 달라고 하기도 그런데... 존나 지랄할텐데..."

 

저에게는 너그럽지만 역시 부사관들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행보관이었습니다.

 

"그 일이라면 제가 행보관에게 직접 말할게요. 걱정마요~"

 

"고맙습니다, 소초장님~"

 

행보관과 친하게 지낸 터라 비닐 보급 정도의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치킨살을 냠냠 발라먹던 부소초장이 말을 이었습니다.

 

"소초장님, 제 생각에는 고양이가 한 짓 같습니다."

 

"고양이요? 요즈음 들어 고양이를 본 적이 없는것 같은데?"

 

"비닐을 뜯어 놓은걸 저도 봤는데, 고란이나 멧돼지 같았으면 벌써 눈에 띄었을 뿐더러, 결정적으로 비닐을 할퀸 자국이었습니다."

 

"그래요? 할퀸자국이라.... 우선 일단은 짬통 가림막부터 정비하고, 애들하고 얘기해보죠.."


 

 

그날 저녁 점호는 소대원들과 모여 이 일에 대해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고양이가 맞을 것이다...

 

낭만이가 없으니 이 구역을 다른 고양이가 침범한 것이다...

 

소초에 피해를 주는 녀석이라면 가만히 둬선 안된다...

 

덫을 놓자...

 

 

 

 

 

덫... 결론은 덫이었습니다.

 

 

 

 

부대란 곳이 전국 곳곳에서 별 일을 다해본 사내들이 모인 곳이라

 

덫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문가도 있었고

 

무료하던 차에 덫을 놓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면서,

 

대상물의 무게나 크기를 고려해서 소초주변의 물품들을 어떻게 활용할지까지 논의하더군요..

 

 

 

다음날 소대원들은 계획한대로 짬통 인근에 두 개의 덫을 놓았습니다.

 

덫은 부식을 담는 노란색 플라스틱 박스를 거꾸로 비스듬히 세워서 나무로 고정을 한 뒤,

 

그 안에는 생선을 하나 던져놓았습니다.

 

"잡히기만 해봐라..."


소대원들 사이에서는 근무간 소초를 오갈 때마다 짬통이 있는 곳을 살피는 나름의 동선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생활관에서 소대원들과  한참 TV를 보고 있던 시간,

 

근무를 마치고 내려오는 신일병이 소대 안으로 뛰어들어와 소리쳤습니다.

 

 

 

"소초장님! 소초장님! 나와 보십시오~!  그 녀석입니다!"

 

 

 

 

 

 

 

 

 

PS : 역시 인기있으면 또 올릴게요.. 글재주가 없음에도 읽어주신 분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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