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으로부터 이어집니다..)
"오우.. 씨X... 졸라 징그럽네.."
"와.. 덫이 대단하긴 했나봅니다.."
"야야, 꿈에 나올까 무섭다. 갖다 버려라"
"네? 제가 말입니까?"
처참히 죽어있는 고양이를 갖다버리라는 부소초장의 말에 안상병은 기겁을 했습니다.
"안일병 네가 해라, 난 못하겠다.."
"네? 네..."
안상병의 내림 지시가 부소초장 앞에서 바로 이어지자 부소초장이 역정을 냈습니다.
"임마, 어디서 내림지시야? 네가 직접 갖다버려!"
완전 찌그러지는 인상이었지만 안상병은 어쩔 수 없이 수긍했습니다.
"네..."
고양이의 몸통에는 못이 여러군데 관통하였고,
눈과 입은 반쯤 열린채, 입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있었습니다.
영락없이 덫의 무게에 깔려 죽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소초장님, 이녀석 지난번 그 두목고양이 맞습니까?"
부소초장이 삽에 들려 버려지는 고양이를 보며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러게말입니다.. 저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좀 작죠?"
저의 말에 3분대장이 말을 거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지난번 녀석무늬를 제가 기억하는데, 머리 정수리쪽에 붉은 털이 있었습니다."
"그때 숲에 있던 녀석들 중 하나 같은데.. 이제 시작이겠습니다, 소초장님"
"흠.."
그렇습니다. 그때가 녀석들을 잡는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몇주에 걸쳐 똑같은 덫에 한 놈이 산채로 잡혔었고,
(이놈은 박스에 넣어 원한이 깊었던 취사병이 뜨거운 물을 연신 부어 죽였습니다..-.-;)
부식통으로 설치했던 덫에도 작은 새끼 산적고양이가 잡혔습니다.
(이 녀석은 발에 끈을 묶어 나무에 메달아 놓은 뒤, 회초리로 때려 죽었습니다...)
그렇게 3마리를 잡았고, 이제 남은것은 그 '두목고양이' 뿐이었습니다.
녀석이 잡히기를 기다리며 덫은 매일같이 설치, 확인되었고,
소초원들은 남은 한 녀석을 잡을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있었습니다.
녀석이야말로 낭만이 가족의 복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거죠..
그로부터 며칠 뒤..
소초원들은 여느 때와 같이 일과가 끝나고 소연병장에서 미니축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야! 야! 패쓰! 패쓰!"
"그냥 슛해!"
"막아라! 파울로 끊어!"
먼지가 뿌옇게 일 정도로 축구는 열광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슈~~~~웃!"
"........."
"아~~ 아깝다....! 야야, 안일병, 공주워와라~"
"예~"
안일병은 공을 주우러 작은 골자기처럼 생긴 소초의 아랫지대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그 골짜기쪽에는 소초의 생활폐수가 흘러가는 길이기도 했고, 세면장과 분리수거장이 위치해있었습니다.
"후다다다닥~~~"
"어?"
공을 주우러 내려가던 안일병이 골짜기 밑으로 내려가다 말고 폐수가 나오는 하수구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공 안주워오고 뭐해?"
"박병장님, 하수구 안에 뭐가 있습니다!"
"뭔소리야, 그 안에 뭐가 있다고?"
공을 주워올 생각은 하지 않고, 골짜기 쪽에서 하수구 안을 쭈그리고 앉아서 보고있는 안일병의 행동에
축구를 하던 소초원들이 안일병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보았습니다.
"무슨일인데? 뭐가 있다는거야?"
"저 안에 말입니다.. 움직이는거 안보이십니까?"
"어디... 어?"
"다들 왜그래? 뭐가 보여?"
고참들이 하수구 안을 살피며 의아해 하자 저도 덩달아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워서 안보일텐데, 뭐가 있는거야?"
"네... 소초장님.. 뭔가 있긴 합니다..."
"그래? 흠.. 어이, FDC야, 행정반에서 후래쉬 하나 갖고와봐" (FDC는 전령 비슷한 일 합니다..)
"네"
후래쉬를 전해받고 곧바로 하수구 안의 컴컴한 곳을 비추었습니다.
"어!"
"왜? 보여?"
"소초장님..... 저거 낭만이 아닙니까?"
"뭐? 낭만이???? 이리 줘봐"
후래쉬로 비춰본 하수구의 안, 캄캄한 그곳에는 두개의 빛나는 눈동자와 함께 황색무늬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