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에서 노는 꼬마아이

소주정예 작성일 08.09.28 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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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판에서 중복이 아님을 확인하고 올립니다.

 

1. 2004년 정도에 모 싸이트에서 스크랩한 괴담입니다.

2. 작성자는 실화라고 밝혔습니다.

3. 오타, 맞춤법 수정 외에는 원문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반말체를 양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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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보는 공사장은 가끔 섬찟한 분위기를 발산하기도 합니다.

 

 

 

그때가 한 5년 전쯤이었던가... (글이 작성된 시점은 2004년) 

imf 때문에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던 때였지.

그땐 한 달에 10일 일하기도 힘든 때였어.

그런데 마침 아는 형님이 강원도 모처에 아파트 공사 자재 관리자로 간다 하더라고.

그래서 옳다구나 하고 잡역부로 딸려갔지.

가보니 대충 기초공사는 마무리하고 한창 철근 올라가던 때였거든.

일단 난 한 동을 맡아서 일을 하기로 했지.

그때 내가 하던 일이 전기배선 쪽이었는데, 일이 없으니 막노동이라도 서슴치 않던 때였지.

그래서 철근 나르고 시멘트포대 나르다 하루해가 저물면

근처에 간이 숙소에서 새우잠을 청하던 시절이었지.

내가 그 공사장에 발붙인지 한 일주일쯤 되어서 같이 일하던 인부들하고

다들 안면도 트고 새참시간에 막걸리로 목도 축이며 우스개 소리도 하게 되었지.

원래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단순하긴 해도

성격들이 영악하지 않고 담백한지라 같이 일하면 금방 친해지지.

그런데 우리가 일하던 바로 옆동에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며칠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돈다는 거야.

때마침 건설경기도 안좋고 아파트 분양도 잘 안되던 시절이라

이상한 소문이라도 나면 아파트 분양에 차질이 생길까봐 관리자들이 인부들 입단속하느라

서로들 쉬쉬하긴 해도 그게 완벽하게 입막음되나... 결국에 다들 알고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거지.

그래서 소문내지 않기로 약조하고 같이 일하던 인부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공사시작 후 얼마 안되어서 낮에 점심먹고 잠시 오침하는 사람들 중에

가위에 눌리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 거라. 그런데 가위눌린 사람들 하는 말이

눈을 감고 자고 있는데 갑자기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눈을 뜨다가 몸이 굳어졌는데

눈 앞에서 웬 아이 하나가 인부들 자는 다리 사이로 겅중겅중 뛰어다니더라는 거야.

그런데 마침 안자고 담배피우며 잡담하는 사람들이 그 아이를 보고도 못본척하는 건지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더라나... 그러다 갑자기 가위에서 풀려 주위를 둘러보면

애새끼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머리끄트머리도 안보이고.......

처음엔 하나 둘 가위에 눌릴땐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는 오침에 들었다하면

거의 반수이상이 가위에 눌리니 아예 낮잠을 안자는 사람도 많았다더구만.

 

그러던 어느날.......

그렇게 가위사건이 일어나고 며칠 후

밤중에 자재지키던 인부 하나가 아침에 거의 초주검이 되어 발견되었는데

사연을 들어보니 그날밤에 간이 숙소에서 자재를 지키고 있는데 깔깔깔 웃는 어린아이 소리가 나더라는 거야.

그래서 후렛쉬를 들고 자재 쌓아놓은 곳으로 가보니 웬 초등학생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철근더미 위에서 뛰어다니고 있어서 소리를 지르며 쫓아가니 갑자기 안보이더라는 거라.

그래서 혹시나 철근더미 위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나 하구 그 주위를 둘러보니 안보이길래

집에 돌아갔나 하고 다시 숙소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또 다시 어린아이 웃음소리가 들리길래

후렛쉬를 비춰보니 철근더미 위에 앉아서 이쪽을 쳐다보길래 거기 꼼짝말라고 소리지르며

쫓아가서 보니 그 아이가 웃긴 하는데 어딘가 좀 모자라 보이는 표정이길래

근처 마을에서 밤중에 혼자 나와서 길잃은 아이인가보다 하고 끌어내릴려고 손을 뻗는데

아이 몸에 손이 닿는 순간 섬찟하면서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더니 아이가 허공 속으로 사라져버리더라는 거라.

그대로 숙소로 내달아서 라디오며 tv며 몽땅 켜놓고 구석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바들바들 떨다가 아침에 발견된 거지.

그 사건이 일어나고 공사장에 소문이 파다해지자 공사책임자는 밤중에 그 인부가 소주를 마시고 취해서

헛것을 봤다고 소문을 무마시키려 했는데 그래도 찜찜한지라 고사를 한 번 지냈다더구만.

그리고 밤중에 자재지키는 인부도 2인 1조로 운영하기 시작했지.

그래서 한 며칠 잠잠하다 했는데 밤중에 또 자재 지키던 인부 하나가

다른 인부들이 한데 기거하던 숙소(내가 묵고있던 숙소)에 느닷없이 밤중에 들어와서 늘어져버린 일이 일어났는데

나중에 들으니 밤중에 화장실을 다녀오다 간이숙소 지붕에 웬 허연 것이 있길래 자세히 쳐다보니

웬 아이 하나가 숙소지붕 위에 앉아서 이쪽을 보며 히죽 웃더랜다.

순간 저건 사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자 미*듯이 달려서 우리 숙소로 도망쳐와서 늘어져 버린 거였다.

그 사건이 있은 직후 근처 마을에서 공사장 잡역부로 와서 일하던 사람 몇몇이 말하길 짚이는 데가 있다는 거야.

그래서 들어보니 여기서 산 하나를 넘어가면 마을이 하나 있는데,

그 마을에 딸만 6명을 둔 50줄에 든 노친네가 하나 있었는데, 대를 이을 아들이 필요한 나머지

정신이 조금 모자란 여자 하나를 씨받이로 들여와서 아들을 낳게 하고 그 여자는 딴데로 쫓아버렸다더군.

그런데 그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를 닮았는지 지능도 모자란데다가 그 노인이 죽으면 나중에 그 아이 혼자서

유산을 몽땅 물려받을까봐 그 위에 누나 여섯이 그 아이를 몹시도 구박했다더군.

그나마 하나 있는 육친인 아버지마저, 기대했던 아들이 좀 모자라자 다른 식구들이 구박을 해도 모른 척 했다더군.

그러던 어느날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쯤 되었을까.. 갑자기 마을에서 사라져 버렸는데

식구들 말에 의하면 정신치료하러 멀리 보냈다던데,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유산문제로 아웅다웅하다가

식구들이 담합해 그 아이를 죽여서 어딘가 묻어버렸다는 거였다.

그래서 그 사람들 하는 말이 지금 공사장에 나타나는 그 아이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였다.

그게 내가 들은 이야기의 전부였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얘기를 들은지 사나흘 됐을까. 이번엔 우리가 공사하던 아파트 동에서

헛것을 본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것도 밤중이 아닌 대낮에......

한참 시멘트 포대를 져나르고 공사하던 아파트 5층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아이 하나가 옆 통로에서 달려가더니 벽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걸 봤다는 거였다.

일이 이쯤되자 사람들이 밤중에 당직서는 걸 기피하게 되었고,

자재관리자로 온 아는 형님도 곤란하게 되어 임금을 더 준다고까지 해도 싫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형님이 밤중에 당직을 서게 됐는데 그래도 혼자서는 무서운지라

나를 살살 꼬셔서 같이 밤중에 공사장을 지키게 되었다.

나도 낮에 뼈빠지게 일하느니, 좀 무섭긴 해도 밤중에 자재만 지키면 되니깐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임금을 올려준다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그렇게 그 행님과 밤중에 노가리까며 소주마시고 낮에 자빠져 자는 생활을 한지 일주일쯤 되었나.

그날도 어김없이 소주 한 잔 하고 그 형님과 같이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쫌 쪽팔리긴 해도 무서운걸 어카냐.. 같이 다녀야지ㅋㅋㅋㅋ)

그렇게 둘이 볼일을 보고 숙소 쪽으로 오는데 라라라~ 하는 노래소리가 들리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래서 둘이 누가 먼저랄 새도 없이 숙소를 향해 후다닥 뛰기 시작했다.

바로 숙소로 들어와 문을 닫아걸고 둘이 바들바들 떨던 생각이 나는구만.

그렇게 노래소리가 한 10분 계속되다 뚝 그치곤 또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그렇게 아침까지 떨다가 인부들이 오자 곯아 떨어지고 말았지.

그리고 그 다음날도 당직을 서게 되었지.

우짜냐..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그런데 그날은 아무일 없이 지나가고 그 다음날도.....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얼마전 졸라 개떨듯이 떨었던 것도 잊어버리고 담이 커졌는지 화장실쯤은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그렇게 잠잠해지나 했는데 그날밤이었다.

그날은 맥주를 사서 마셨는데 당근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었다.

몇차례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다가 행님이 볼일 본다고 나가서는 20분이 넘게 안들어오는 거였다.

난 뭔일이 있나 하고 후렛쉬를 찾아들고 화장실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뚜벅뚜벅... 찰칵!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아니~ 이 형님이 술취해서 혼자 어디로 가버렸나 하고 공사장을 뒤지기 시작했는데

아파트 뒤편으로 돌아가니 형님이 뒤편 산 쪽으로 다가가는게 보였다.

그래서 얼른 달려가 어깨를 잡아채니 이 형님이 갑자기 풀썩 주저앉는 거였다.

그래서 뭔일인가 말을 시켜봐도 입만 달싹거리고 말을 못하길래 끙끙거리며 업어다 숙소에다가 눕혀놓았다.

굳어버린 팔다리를 열심히 주무르니 정신이 돌아오는지 헉~소리를 내면서 갑자기 일어나 앉길래

뭔일인가 물어보니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갑자기 주위가 차가워지며 오한이 들더란다.

그래서 이상한 낌새를 채고 숙소 쪽으로 내달리는데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숙소는 가까워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만 뱅뱅 도는 것 같더랜다. 그렇게 계속 달리다 지쳐서 풀썩 주저 앉았는데

자기 생각으로는 한 1시간쯤 달린 걸로 생각되었단다.

그렇게 주저앉은 것까진 기억나는데 갑자기 툭치는 느낌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아파트 뒤편까지 와있더라나.

 

그렇게 그날밤을 꼴딱 새고 행님은 공사책임자를 찾아가서 그날밤에 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하니

그사람도 사태가 심각해지는 걸 깨달았는지 며칠후 무당을 하나 데려와 굿을 하기 시작했다.

무당이 하는 말이, 어린아이 혼이 공사장을 떠돌고 있는데 아이의 유골이 이 근처 어딘가에 묻혀있는데

아무도 찾아주지 않으니 춥고 배고파서 자꾸 사람들 눈에 나타나고 해꼬지를 하니 어서 아이의 영혼을 달래주라는 것이었다.

무당이 돌아가고 나서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인부 몇을 뽑아 근처 땅을 파헤치며 유골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을 파도 유골은 나오지 않았다.

유골이 나오지 않자 우리는 그냥 간단하게 제사상 하나 차려서 제 올리고 그냥저냥 무마하기로 했다.

그 사건 후 나와 행님은 우쨌냐구?

씨바 그런 일 당하고 거기 계속 있고 싶겠냐.

근데 진짜 거기 아니면 다른 데 갈 곳이 없었다.

흑 ㅠ.ㅠ imf가 웬수지...

그래도 죽어도 거기서 당직은 못서겠다고 버틴 끝에

단체숙소에서 기거하되 1시간 간격으로 차몰고 공사장 순찰하는 걸로 쇼부봤다.

사실 차에 타고 있어도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거기서 당직서는 것보단 훨 낫잖냐.

 

그렇게 한 며칠 별탈없이 지내다 형님과 같이 순찰하던 밤이었는데

우리는 차타고 아파트 주변만 휭 돌면 끝나는 거였으므로 5분도 안걸리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무서운지라 대충대충 차타고 휙휙 둘러보고나서 숙소로 가려는데

아파트 공사장에 쌓아놓은 자재더미 주위로 뭔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게 귀신일 수도 있지만 밤중에 자재 훔치러온 도둑놈일 수도 있기에 차를 몰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런데 그넘이 도둑이라면 당연히 우리를 보고 도망쳐야 하는데 계속 그 자리를 맴도는 거였다.

아 씨바 그렇다.. 우리는 끝내 보고야 말았던 것이었다.

막상 눈으로 목격하자 무섭다기보단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계속 관찰하니 갑자기 휙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그대로 차몰고 숙소로 와서 아침이 오자 인부들을 모아서 임시 자재창고로 쓰던 곳에서 몽땅 자재를 들어내기 시작했다.

물론 뭔가 짚이는 게 있어서였다.

자재창고로 쓰던 곳이 꽤 넓은지라 포크레인으로 파들어가기 시작했다.

두어시간쯤 지났을까 포크레인이 흙을 퍼올리는데 옷조각 같은 게 걸려나왔다.

우리는 삽으로 그 주위를 열심히 파들어가기 시작했다.

거의 다 썪어서 해골만 남은 아이유골을, 역시나 다 썩어서 너덜너덜해진 옷조각이 감고 있었다.

우리가 바로 경찰에 신고하자 곧 경찰과 더불어 시체감식반이 달려오더니 유골을 수습해갔다.

그후 다시는 그곳에서 귀신을 볼 수는 없었다.

 

몇달 후 사건 정황이 알려졌는데..

역시나 풍문대로 그 아이는 6자매들이 있던 그집 아이였고, 식구들이 그 아이를 죽였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그 사건 정황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사람이 6자매 중 둘째딸의 아들이었다.

그 둘째딸은 그 아이를 죽인 후 집 뒤 배나무 잘라놓은 곳에서 낮이고 밤이고 그 아이가 보인다며 헛소리를 해댔고

거기서 더는 못살겠다며 서울로 이사를 간 후 얼마 안있어 위암으로 세상을 떴단다.

그런데 죽기 전에 한가닥 양심은 있었는지 사건 정황을 아들에게 털어놓으며

자기가 죽거든 절에 찾아가 아이를 위한 불공을 드리길 부탁했단다.

그리고 몇년 후 우리가 유골을 찾아내고 경찰이 탐문수사를 해오자

어머니에게 들은 모든 사건 정황을 털어놓아 진실을 밝혀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둘째딸이 죽은 후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져 그 집은 폐허가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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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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