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철도사고 -1편-

블랙겟타 작성일 08.12.28 17: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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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이디어 하나가 야자 8교시 저녁먹고 조는 고3 뒤통수에 꽃히는 댓뿌리 처럼 번쩍해서...(응?)

 

이쪽 게시판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간단한 시놉시느는......

 

철도사곱니당...끝 헐헐....

 

시작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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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거기도 없나?>

 


<예~! 저 아래쪽까지 더 내려가봐야 될것 같은데요?>

 


<아 거참... 애먹이네... 어이! 김씨! 아 김씨!!!>

 


<예~~~!! 갑니다~~>

 


<저쪽도 내려가봐야 될거 같으니까 한두사람 데리고 갔다와봐!>

 


<뭐 저기까지 갔을라구요?>

 


<아또 혹시 몰러. 일단 이근처에서는 안나오니까 저기도 한번 가봐야지. 얼른 수습하고 집에들 들어가야 될꺼 아니여?>

 


<에이고...알았습니다. 야! 멀대야! 나랑 같이 저 아래쪽 가자!>

 

 

....왜 또 나냐...

 

 


<예~~~이....>

 


일단 대답은 하고.......

 

 

멀대. 키만 멀대같이 크다고 발령 첫날부터 불리는 별명이다. 그게 벌써 반년이 넘다 보니 그냥 이름같이 막부른다.

 

걸핏하면 멀대 멀대.

 

이름은 어디다 팔아먹고 자꾸 멀대 멀대래.

 

 


<빨랑빨랑와! 집에 안들어 갈꺼여?!>

 

 

우리 반장, 다들 김씨라 부르는 작업반 최고참에게 달려가면서 얼핏 시계를 보았다.


 

야광으로 빛나는 시계는 3시에 가까운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독하다.... 벌써 3시간째 이짓거리다.... 좀 나올때도 됬지않냐? 나도 좀 들어가서 자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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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곳은 철도청 사고 처리반.


주로 하는 일은 고장난 신호기 고치는 거나 술먹고 들이받아 철도차단막 뿌러 먹은거나 고치는게 주업무긴 하지만,

 

가끔 재수없게 찝찝한 일도 해야한다. 그래. 오늘같이.

 

 

 

시작은 12시가 다되가는 시간 꾸벅꾸벅 졸던 비몽사몽간에 걸려온 전화 한통이었다.

 

 

 

<경찰입니다. 경부선 xx부 14킬로 구간에 사고 접수됬는데, 좀 와주셔야겠는데요.>

 


<애?>

 

 

잠결에 어리버리하게 대답하긴 했지만 사고라는 단어는 확실히 전달받았고, 우리 사무소에서 10분거리밖에 안되는 지점이라는 것까지 확실히 이해했다.

 


세상에, 이런 첩첩산중에 있는 거라곤 철도 하나 지나가는 게 다 인 산속에서 뭔 사고?

 

 

 


<아..참 거.. 이 시간에... 일단 사고접수만 하고 내일 날 밝으면 처리하면 안되겠습니까?>

 

 


<사망사고라서요. 시신수습도 하셔야겠고 일단 오셔야겠습니다.>

 

 

 

 

 

...어찌됬건 전 사무소 직원 비상걸리고 퇴근한 소장님까지 총출동해 사고현장으로 직행.

 


다들 자다 부시시한 눈으로 뭣이라 뭣이라 궁시렁 거리며 출발했는데,

 


단잠을 깬건 그저 내가 겪어야 할 시련의 시작일 뿐이었다.

 

 

 

 

사고 지점은 경부선로 상에서도 첩첩산중을 자랑하는 oo산 중턱의 철로 부근.

 


산중턱을 깎아만든 철로다 보니 한쪽 면은 낭떠러지가 따로 없다.

 


근처에 인적이라고는 저 멀리 산속에 병원 하나. 듣자하니 정신병원이라나 뭐라나.

 


그런 위치에 인명사고라니, 더불어 이 시간에. 재수가 옴붙은것도 한도가 있다.

 

 

 

 

 

사고현장에서 본건....

 

 


글쎄, 이걸 뭐라 입에 담아야할지 모르겠다....

 

 

 

철도사고는 일단 그 무시무시한 중량과 속도로 인해 좀 안좋은 장면을 많이 연출하고는 한다.

 

 

예전에 철도 건널목에 개가 뛰어들어 민원때문에 청소하러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차라리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 개는 세부분이었거든...

 

 

 

 

이미 사고 접수로 도착한 경찰들과 구급차가 큰부위(...)는 수습해둔 상태인듯 한쪽에 검은 포장에 뭔가가 담겨진듯 불룩하다.

 

 

물론, 성인 한사람분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철로 여기저기에는 낭자한 핏물과 물컹해 보이는 뻘건 핏덩이가 라이트를 받아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건 아주 직빵으로 걸렸구만...

 


 

열차에 치이는 경우,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보통은 측면충돌로 퉁겨져 나오거나 재수가 좀 없으면 열차에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경우는 시신이 이정도까지 훼손되지는 않는다.


 

 

이건 말그대로 정면 충돌, 선로 정중앙에서 부딫힌 경우다. 온몸이 박살나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으엑.. 생각만 해도 좀 그렇다..

 

 

 

 

 


<차장 말로는 철로 한가운데 쭈구리고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더랩니다. 밤이라서 발견도 늦어서 그만....>

 


<...뭐하는 사람이랩니까?>

 


<글쎄...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저쪽 병원 환자인것 같은데요.>

 

 

 

 

하기사, 넝마가 된 천조각은 누가봐도 환자복같다.

 

 


<병원측에 연락은 해봤습니까?>

 


<환자하나가 안보인다고는 하는데, 상태가 이래서는 신원확인 하려면 시간좀 걸릴것 같네요>

 


<일단 수습부터 하고 봅시다.>

 

 

 

 

수습...그래, 수습좋다.

 


이때부터 내 진짜 고생은 시작이었다.

 

 

칠흑캄캄 어두운 산속에서 *쉬 불빛하나로 사망자를 주워(?)담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뒤쪽에 순찰차와 우리가 타고 온 차가 이쪽으로 라이트를 켜고 있지만, 사고가 사고다 보니 저 멀리까지 가면 라이트는 도움이 안된다.

 

 

더불어 사고지점에서 부채꼴로 퍼진 유해는 산비탈쪽은 그나마 수습이 쉽지만 골짜기 쪽은 저 아래까지 낭떠러지에 매달리다 시피해서 주워담아야 한다.

 

 

거기다 주변에 온통퍼진 피비린내 하며 정육점 고기처럼 여기저기 널린 유해들은

 

이게 얼마전까지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차마 견디기 힘들지경이다.

 

 

 

날이 밝고 작업을 하면 더 쉽겠지만, 워낙에 첩첩산중이다보니 산짐승들도 오락가락 거리는 판에

 

 

유해를 그냥 방치할수도 없는 터라 어쩔수 없이 강행군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올라오는 욕지기를 억누르며 작업을 한지 한시간쯤 되었을까, 거의 정리가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판에 한숨돌릴려는 찰나, 또 문제가 튀어나온다.

 

 

 

 

 

<부족한데요>

 

 


....쌟모랔갉트라!!!!!!! 뭐!! 뭐가!!

 

 


시신수습하던 구급대원이 내뱉은 한마디에 욕이 목구멍까지 솟아오른다.

 

 

 

<대충 다른부분은 다 수습이 된것 같은데... 팔... 이 한쪽이 없는것 같네요>

 

 


<근방 뒤질곳은 다 뒤졌는데, 잘못 본거 아닙니까?>

 

 


<아니요. 복원해봤더니 확실히 팔하나는 없네요>

 

 


<허어... 이건 또 어딜.... 알겠습니다. 일단 더 찾아보죠>

 

 

 

 

그뒤로 [일단]이 두시간이 더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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