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시판에 썻던 글인데 오탈자만 좀 수정하고 여기도 한번 올려봅니다.
여기도 참 군대괴담이 많군요... 대한민국 부대에 귀신없는 부대는 없단말이 확 와 닫습니다.
그래서 저도 식상하지만 군대괴담 하다 써볼려합니다.
심령현상에 관한 글은 아닌지라 재미는 없을련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글을 쓰기전에 앞서 부연설명을 좀 하자면,
저는 상무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상무대는 장교교육기관으로 쉽게말하면 훈련소인데 교육생들이 훈련병이 아닌 막 임관한 소위들이라는 겁니다.
보병, 포병, 기계화, 공병, 화학 5개의 학교로 이루어져있고, 각 학교장은 투스타 들입니다..(원스타인곳도 한군덴가 있던것같기도)
한마디로 사단급부대가 5개가 모여있는 상당히 규모가 큰부대지요.
그중 제가 근무한 보병학교는 학교장이 투스타에 원스타가 두명 더있는 부대로,
규모는 사단급인데 실제 병력은 연대급정도밖에 안되는 기형적인 부댑니다.
(교육생들까지 합하면 여단급은 되겠습니다만 병사들은 다 기간병들 뿐이라..)
교육생들이 장교들인데다 사단급부대가 5개가 모인 장소다 보니, 부대크기도 크기거니와 부대안에 중국집, 양식집, 분식집에 서점도 있어 '맥심을 부대내에서 구입'(!!!?) 할수 있는 부대기도 하지요.
시설도 상당히 현대화 되있고 기간시설도 정비가 잘되있어 귀신관련 목격담은 상당히 드문편입니다.
각 학교에는 본청이라는 각 학교장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있는데, 4~5층넓이에 교실에 사무실, 방송실들이 다모여있어서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왠만한 학교건물보다 큽니다.)
저희 부대는 이 본청경계를 맡는 부대였습니다. 본청 정문은 말그대로 메인스트리트(?)인 라 주변도 정비가 매우 잘되있고 도저히 귀신이 나올 껀덕지가 없는 곳이지요.
(투스타가 출퇴근하는곳인데 오죽하겠습니까...)
본청 정문에서 2인 1조로 근무를 서면 항상 사수가 부사수에게 하는것은 정해져있죠..
갈굼아니면 놀려먹기....놀려먹는 것중에 하나는 괴담전수(나중에 이 후임이 또 후임에게 써먹으니까..)
저도 새벽 2시 정도에 근무서다가 사수에게 들은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제가근무하던 시절은 부대내 부조리가 막바지에 이르른 시점이라 2~3년 전만해도 상당히 심했다고 하더군요.
전에 말한 본청은 말그대로 사무실이 밀집되있는곳이라 행정병들이 근무하는 곳이고, 행정병의 꽃은 '야근!!!' 아니겠습니까
밤에 이등병이 야근하러 내려오는 일이 비일비재한 때였죠(후에 혼자는 야근 못하게 바뀌었습니다만)
여기까지가 부연설명인데...무쟈게 길군요...쿨럭
본론은 현장감을 좀 살리게 소설식으로 써보려 합니다...
등장인물은 전부 가명입니다..(모르거덩요...누군지..)
-------------------------------------------------------------------------------
오늘도 새벽근무다..젠장.
빌어먹게 꼬인군번때문에 상병 꺾인 때까지 이꼴이다. 내 동기는 벌써 당직부관근무 들어간지가 두달짼데...썩을...
...부사수놈도 상병 3호봉째라 장난걸기도 뭐하다.. 요즘와서 깔짝깔짝 대드는게 맞먹자는거 같은데 한달밖에 차이도 안나는놈이라 뭐라하기도 좀 그렇고...
애라 모르겠다. 대충 졸다가 교대하고 가면 되겠지.
<야, 나 좀 앉어있는다. 누구오면 불러>
<예~~~>
....대답하는게 영 껄쩍지근하다.. 념병할놈...
...........
딸딸딸딸딸~~~(ㅡㅡ;)
잠깐 얼핏 선잠이 든것 같았는데, *(p99k...맞나?)가 난리법석이다.
아...귀찮아 죽겠네... 사수가 안받으면 또 트집잡고 난리가 아니라 어쩔수 없이 내가 받아야 하나.
<통신보안>
<어, 나 지휘통제관인데>
<충성. 본청 경계근무자 상병 이학승입니다. 근무중 이상없습니다.>
<그래 수고한다. 거 출입일지 좀 봐 봐라. 김상근이 복귀했냐?>
김상근..누구더라?
아...옆 내무 신병이름이 김상 뭐였던가.
옆 내무반 막내 이등병의 주눅들어 보이는 듯한 파리한 얼굴이 얼핏 눈앞에 스쳐간다.
분명 사나흘전, 그날도 근무라 지통실에 근무자 신고하러 가던 날이었다.
--------------------------------------------------------------------------------
<강병장님, 근무투입하겠....>
지통관이 자리를 비운 탓에 부관에게 대충 말하고 갈려는 찰라,
뒤에서 들려오는 힘없는 문여는 소리. 반사적으로 뒤돌아보는 내눈에 비친 문사이로 빼꼼히 내민 이등병 전투모와 파리한 얼굴.
우물쭈물거리며 지통실로 들어오더니,
<저...일, 일직부관님. 이병 김상근 신병위로휴가 복귀했...>
<야이 새끼야! 이등병이 이시간에 휴가복귀하는 새끼가 어딧어!>
자라목처럼 쏙 움츠러드는 김이병.
<지금 몇시야 이새끼야! 복귀하기 전에 전화도 안하고 이새끼 미쳤어!?>
하필 성질 더러운 강병장 근무때 복귀라니. 아, 그러고보니 강병장 저녀석 내무 왕고 였지?
<x발. 교육을 어떻게 쳐 시킨거야. 올라가서 상병새끼들 싹 점호끝나고 자지말고 각잡고 있으라 그래>
<.....예..알겠습니다..>
<......>
<......>
<야 이 새끼야 휴가증 반납안해? 그런것도 안배웠어?>
<...저...그게...>
<뭐, 새끼야!>
<이...잃어버렸습니다...>
<야 이 *새끼야!! 이거 완전 미쳤구만?!!>
.........
그 다음은 나도 근무 투입하러 나와버려서 잘 모르겠지만 성질 더러운 강병장이 호락호락 넘어갔을리는 없었겠지.
김상근 이병... 전입온 첫날부터 자다가 코골이 때문에 유명해진 녀석.
오죽했으면 옆내무인 우리내무반 애들까지 자다가 깰정돌까.
더불어 약간 어리버리한 태도, 자신없는 말투, 이래저래 고문관 기질이 다분한 녀석이었다.
한번 미운털 박히면 군생활 꼬인다고 하던가.
다른때는 그냥 웃고갈 경우도 김이병이 저지르면 항상 한바탕 내무반이 뒤집혔다.
--------------------------------------------------------------------------------
<야, 뭐해? 김상근이 복귀했냐고?>
아. 잠깐 딴생각이 길어진 모양이다.
<잠시만 기다리시겠습니까? 확인해 보겠습니다.>
옆에서 멀뚱히 쳐다보는 부사수녀석에게 물었다.
<야, 출입일지좀 봐라. 김상근이 나왔냐?>
<예? 잠깐 기다리시지 말입니다..........안나왔는데 말입니다.>
....1시가 다되가는 시간이다. 간부도 없이 혼자 야근 하기에는 늦은시간.
짱박혀서 잠이라도 자는걸까.
<통신보안?>
<응? 아 그래, 확인 해 봤어?>
<예, 아직 안나온 것 같습니다.>
<뭐? 하...이자식 어떻게된거야? 사무실 전화도 안받고....>
<......>
왠지.... 파리하고 힘없어보이는 김이병의 얼굴이 눈앞에 떠오른다.
<야, 쫌있다 니들 교대지?>
<예 그렇습니다.>
<쫌있다 교대자들 내려가면 니들이 한번 사무실 올라가봐.>
... 왠지... 가고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뭔가, 뭔가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할까...
<.....예, 알겠습니다.>
어쩌겠는가. 지통관이 까라면 까야지...
문득, 녀석의 사무실이 있을 4층 쪽을 올려다본다.
불하나 켜져있지 않은 깜깜한 4층.
...좋지않다. 왠지 이 기분은 뭔가 찝집하다.
......얘기가 너무 길어지네요...
탄력받아 쓰기 시작했더니 한정없이 길어지네...별 재미도 없는 글이...
2부에 이어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