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하지만 군대괴담(4부)

블랙겟타 작성일 08.08.12 1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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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륵.....턱!)


문고리가 끝까지 돌아갔다.

<..........>


부사수 녀석이 다시한번 내 얼굴을 쳐다본다.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문고리가 무슨 가스밸브라도 되는것처럼 불길하고 음습한 기운이

가스가 새어나오는것처럼 사무실에서 스물스물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

<........>


왠지 모르게 후회할것 같은 기분이 계속 머리속에서 떠오르고 있다.

당장이라도 부사수녀석과 현관으로 내려가 버리고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하지만 이미 문고리를 돌려버린 이상,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아버린것처럼 부사수 녀석은 손을 땔수 없는 모양이다.


<.......>

내얼굴을 바라보는 부사수 녀석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문고리를 돌린 그 상태로, 부사수녀석은 어깨로 사무실 문을 천천히 밀기 시작했다.




<......?>


사무실 문은 5센치미터 정도 열린후 멈춰버렸다.

부사수 녀석이 어깨에 힘을 더 주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약간 들썩일뿐 그이상 진전이 없다.



<야. 왜그래?>

 


<......안열리는데 말입니다.>


<좀 쌔게 밀어봐>




부사수 녀석이 어깨에 더 힘을 주려고 하는 모양이지만 어깨에 걸친 소총이 방해가 되어 걸리적 거리는 모양이다.




(탈칵!!!)


....손에 땀이 찻는지, 부사수녀석이 문고리를 놓쳐 버렸다.



(스르르....탕!)


스프링 장치가 된 문은 저절로 스르륵 미끄러지며 닫혀 버렸다.



<....이 새끼가 안에서 막고 있는거 아닙니까?>


그렇다. 겁먹은 김상근이 안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자식.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비켜봐. 억지로 열고 들어갈테니까.>



부사수 녀석에게 ㄱ자 후렛쉬를 넘기고, 소총을 흘러내리지 않게 어깨에 꽉 걸친다.

 


<문에다 비춰라.>

<예.>



....내 뒤통수에 비추면 어쩌자는 거냐..

애라, 일단 넘어가자.





<.........>



문앞에 섰다.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갑자기 발로 차면서 밀치고 들어가면 못버티고 열리겠지.


부사수녀석이 땀을 흘린듯 문고리는 미끈거렸지만, 돌리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겁먹은 이등병의 장난일거라는 결단을 내려서일까.

그때 나는 문에서 느껴지던 음울한 기운에 대해 잠시 망각해버리고 있었다.

 



(스르르륵.....)

 


안에서 알아채지 못하게 소리없이 문고리를 돌렸다.


문에 살짝 힘을 주어 본다.

역시 뭔가 걸리적 거린다.

 


(꿀꺽...!)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마음속으로 셋을 센다.

(하나....둘...셋!)


단숨에 힘을 주어 문짝을 거세게 걷어찼다!




(쾅!!!)


거세게 젖혀진 문은 단번에 180도 회전하여 사무실 안쪽벽에 충돌하며 큰 소음을 냈다.




<......?>


(휘이잉...)


부사수가 비춘 희미한 후렛쉬 불빛으로 비춰지는 문앞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무실 안쪽 창문이 열려있는지 바람이 얼굴을 때릴뿐.



<야......아까....>

부사수쪽을 돌아보며 아까 상황을 물어보려는 순간,


무언가 강렬한 음습한 기운이 나에게 다가오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반사적으로 사무실쪽으로 얼굴을 돌리는 순간,


내눈앞으로는 툭튀어나온 눈알과 혀를 길게 빼문 새파랗게 변해버린 김이병의 얼굴이 다가오고 있었다.




-----------------------설명 :

 

그 당시 김이병은 야근도중 목을 메달아 자살을 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목을 매단 위치는 사무실문앞 바로 위에 있던 상황도 걸이.


부사수가 문을 열려는 행동은 문앞에 매달린 시신이 문에 걸리는 바람에 실패한 것이며,


사수인 이학승 상병(가명)이 강하게 문을 밀침으로 인하여 문앞에 매달린 시신이 크게 뒤로 쏠리게 되었고,


다시 반동으로 진자운동을 하며 이학승 상병의 면전으로 김이병의 죽은 얼굴이 달려드는상황이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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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재미 없죠...헐헐헐....


재미도 없는 얘기 질질 끌어 죄송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실화라고 하더군요. 제가 소설틱하게 상황부여를 많이 하기는 했습니다만..





여담으로, 저 사무실은 모 전술연구 학처였는데,

저 사건 이후로 밤에 본청 상황병이 새벽에 순찰돌러 저근처 지나갈때 문에 뭐가 퉁퉁 부딫히는 소리가 났다는둥

행정병 하나가 문쪽보고 놓인 책상에서 야근하다가 문위에 걸린 상황도가 갑자기 툭떨어지는 바람에
(이등병이 자살했을때도 상황도가 떨어져 깨져 있었답니다.)

패닉상태에 빠졌다는둥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이건 말그대로 뱀발이고...


한가지는 그 사무실은 행정병 책상을 절대 문쪽을 바라보게 안놓고 문을 등지게 놓는다고 하더군요. 쩝.





여튼 저의 재미 없는 얘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재미없는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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