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구미~! 어뜨무러차~!>
...머리통부터 절벽에 헤딩할뻔했다....
<얌마 조심해라. 유해 수습하다 니가 수습당하것다.>
<이거 뭐 뭐가 보여야 수습을 하던지 하지...>
<시끄러 임마. 그만 궁시렁대고 라이트나 잘 비춰. 멀대같이 커갖고 뭐 이리 시원찮여>
쌟모랔갉트라!!! 거기서 키 얘기는 또 왜!!!
반장뒤에서 궁시렁대면서도 내가 수습당하기는 싫기에 절벽아래쪽으로 조심조심 내딛으며 이리저리 후랏쉬를 비춰보았다.
반장은 빈손으로 온터라 의지할것은 내 후랫쉬 불빛뿐이라 더 조심조심하게 될수밖에. 거참 그거 하나 들고 오기 그리 귀찮았나...
<뭐 한다고 이런데까지 와서 죽고 난리야..궁시렁궁시렁...>
<아까 경찰말 들어보니까 우울증 걸린 여자라더라>
여자였나. 저상태로는 여잔지 남잔지 알수가 있나.
<뭐한다고 철도 가운데 있었는가는 모르것다만은 영 딱하잖냐. 시신이라도 잘 수습해줘야지>
<어잇~~어잇차!! 딱한건 그렇다 치드라도 으익~~차! 이게 뭐하는 짓이랍니까 *여자때문에>
<너 임마 말조심해. 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죽은사람이라고 함부로 말하면 너 한테 달겨든다.>
<.....>
에이씨..갑자기 무섭게 왜 그런디야... 안그래도 컴컴하니 으스스해 죽겠구만....
<뒤에서 갑자기 (애비~이놈!!)하고 달려든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등허리를 툭치는 듯한 느낌에 움찔하며 기겁했다.
<엇씨! 뭐...뭐야!?>
화들짝 놀라 돌아본 뒤에는 아무도 없이 후랫쉬 불빛만 허공을 비추고 있을뿐이었다.
<에잉...시원찮게 잠깐 놀린 것 갖고 뭘그리 놀라. 키만 멀대같이 커같고>
쌟모랔갉트라! 그러게 왜 말은 꺼내고 미네랄! 거기서 키얘기는 또 왜 나오고!!
어두운 산속에 제한된 시야가 괜히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나 보다.
달도 거의 없는 컴컴한 밤이라 손가락을 내밀어도 눈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둠속에 잘린 팔 찾는 상황이라.... 거참 오늘밤은 뭐가 꼈나 보다.
<전에도 말이지...>
반장이 어둠속에서 두리번거리며 나직하게 중얼거리듯이 말을 시작했다.
<한 7년 전쯤이었나... 내가 처음 사고 처리한건데.. 건널목에서 꼬맹이 하나가 건너가다가 화물열차에 치었는데.... 그때도 이런 밤중이었을꺼야. 사무소 직원들 다 잠도 못자고 나와서 유해 수습하고 난리가 아니었지>
<????>
<그때도 다 수습을 해놨는데 이상하게 왼쪽 다리한짝이 없는거야>
<같이 근무하던 동기 녀석이 있었는데, 밤새도록 뒤지고 다니니 얼마나 열받았는지 애새끼가 어쩌구 부모욕까지 해대면서 난리가 아니더구만>
<결국 못찾아서 포기하고 아침에 마저 찾아보자고 했는데 말이지...>
<그래서요?>
<거참...이 얘기는 잘 안하는 얘긴데...>
<궁금하게 해놓고 왜 그러십니까~ 말해보세요>
어두운 산속에서 듣는 이야기는 묘하게 두근거리며 오싹하는 맛이 있어, 나는 반장님을 부추겼다.
<그날은 현장 주변에서 일단 임시로 차안에서 자기로 했었는데..... 담날 아침에 일어나 봤더니 그 친구 차에 왠 애 발자국 같은게 여기저기 막 찍어져 있더라구....그것도 못찾은 왼*자국만....>
<그 친구 그냥 기절하고.. 얼마 안있어 시설과 쪽으로 옮겨 버리더구만.. 끝끝내 다리는 못찾았고...>
....오싹한 한기가 등줄기를 쓸어내리는 느낌이었다.
무의식중에 뒤를 휙 돌아보게 되었지만, 뒤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시커먼 어둠만 있을 뿐이었다.
무서운 얘기를 들어 등골이 오싹한 것이었던 걸까. 등뒤에서 서늘한 느낌이 계속 머무는 느낌이었다.
젠장... 으스스한게 영 찝찝하네...
<것봐 임마. 내가 이런얘기 잘 안한다 했잖아.>
<어우...영 기분 안좋은데요. 빨리 찾아보고 올라가죠. 솔직히 여기 있을꺼 같지도 않은데...>
<또 모르니까 잘 둘러봐. 무섭다고 대충대충 훑고 올라갈 생각 말고.>
<누가 무섭댔습니까. 기분 찝찝하댔지...>
솔직히 좀 무섭다...
아까부터 등뒤가 오싹오싹한것도 누가 따라오는것 같아서 기분나쁘고...
좀더 주변을 휘휘 돌아보며 둘이서 헤매길 얼마정도 했을까..
[톡...]
등뒤에서 누군가 건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
순간 전신이 찌르르 하는듯한 감각에 깜짝 놀라 펄쩍뛰며 뒤로 돌아서며 황급히 불빛을 비추었지만, 여전히 어둠만이 가득한 숲이 있을 뿐이었다.
<야? 왜그러냐?>
갑자기 불빛이 없어져 어두워지자 당황한듯한 반장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그게... 아닙니다.>
<임마 똑바로 비춰. 자꾸 후랫쉬 자꾸 흔들어 대지 말고>
<...예>
기분나쁜 느낌에 땀투성이가 된 등을 긁으며 자꾸만 뒤쪽에 신경쓰이게 되고 있었다.
2부는 여기까지.... 여전히 재미가 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