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살면서 가위 눌러본 기억이 3번있습니다.
초등학생 이전 기억으로는 제가 가위에 눌렀던적이 있었던가? 없어서 기억을 못하는건가? 잘모르겠군요.
골똘하게 생각해보면 가위같은 경험이 있었던것 같기도하고..
뭐어쨋든 가위 경험이 별로 없는 건강한.. 아직은 미혼남입니다.
가위 눌린 기억이 3번밖에 없기 때문에 그때의 상황이나 기분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억에 남네요.
기억나는 처음 가위 눌렀던 경험은 군대에서였습니다. 저희 부대도 강원도 전방인데 최전방 GOP가 아니라
AOP 근무지입니다. 산꼭대기에서 하늘을 감시하는 대공경계하는곳이죠. 각설하고.. 이당시 훈련중 제가 갑자기 허리에
무리가 와서 부상을 입고 훈련열외를 하고 잠시 상황병을 할때였고 기억으로는 별로 특징이나 무서운 기억같은건 없이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졸다가 가위에 눌리게 된겁니다.
새벽에 멍하니 앉아서 턱을 괴고있었던가? 꾸벅꾸벅 졸다가..그대로 굳어버린거죠ㅋㅋ
눈은 반쯤 뜬상태서 움직이려고해도 안움직이고 상황일지만 눈앞에 보이는 상태. 전화가 와도 움직이지도못하니까
어디선가 연락이 들어올까봐 걱정도 되고, 답답하더군요.
그때가 기억나는 제 인생의 처음 가위였구요. 결코 유쾌한 기분은 아니더군요.
두번째는 그후로 군대도 전역하고 직장도 다니던 한참 몇년이 지난 20대 중반쯤에 눌렀던 가위네요..
일요일 휴일이었습니다. 나른한 오후에 집에서 혼자 플스를 켜고 위닝(축구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스터리그 라는 게임모드가 있는데 리그에 나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서 리그도하고 성적이 좋으면 컵에도
참여하고 구단포인트 모아서 좋은 선수 영입도 하고 그런 축구게임입니다.
암튼 제방 티비 앞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게임을하다가 졸려서 그 상태로 쓰려져 깜빡 잠이 들었는데..
무슨 소리에 잠을 깬건지 정신이 들어서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뭐랄까..굉장히 눈이 피곤하더군요.
아침에 졸려서 눈이 반쯤 감긴 상태..눈을 뜰려고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눈꺼풀이 무거운 상태라고 할까요?
눈이 확 안떠지는겁니다. 반쯤 감긴상태에서 아무리 눈을 뜨려고 발악을 해도 안떠지더군요.
그래서 손으로 눈꺼풀을 확 제껴버릴려고 하는데 손이 또 안움직입니다.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게임을 하다
잠이 들었기 때문에 게임기 조종패드가 손에 들려져있더군요. 근데 아무리 그걸 놓고 눈을 뜨려고해도 몸이
말을 안듣고 눈을 아무리 뜨려고해도 딱 반만 눈이 떠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가위 눌릴때 귀신을 본다는 말을 들었었기 때문에 혹시나 귀신이 날 못움직이게 누르거나 눈에 나타나지 않을까
겁이 나더라구요. 제 방문이 살짝 열려있었는데 거기서 누군가 보고있는 느낌이 들기도하고 겁이 덜컥 나더라구요.
귀에는 티비에서 들리는 게임화면소리가 계속 들리고 고개를 돌려서 티비화면을 보려니깐 화면의 반만 보이더군요.
내 방문을 쳐다봐도 딱 반만, 누가 있는지 보려고해도 눈이 안떠져서 반만 보이는겁니다. 창문을 쳐다봐도 반만 보이더군요.
좀 어이도 없고 나중에는 헛웃음까지 나왔습니다. 아무리 일어나려고 해도 안일어나지고 눈을 뜨려고해도 안떠지고..
그러다 그 상황이 너무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는 느낌이라 그냥 다시 자려고 마음 먹고 잠시 다시 잠들었다가
순간적으로 스스륵 가위가 풀렸었네요..;
그리고 3번째는 가장 최근에 눌렀던(한달전쯤?) 가위인데 좀 섬짓하기도하고 이상한 가위였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해야되기 때문에 전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춰놓습니다. 첫번째 울리고 대기해제를 하면 5분후에 다시
울리게 되어있습니다. 첫 알람을 끄고 두번째 알람에서 정신차리고 일어날 생각으로 옆으로 누워서 제 팔을 베고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 5분동안의 잠이 또 얼마나 달콤한지 아시는분들은 아실듯? 가장 일어나기 싫은 순간이죠ㅋ
근데 저희집이 말티즈 한마리 키우는데, 그때 울집 강아지가 제 침대위로 후다닥 뛰어 올라와서 제 품에 들어와서
업드려 눕더군요. 저는 품에 들어온 강아지를 쓰다듬으면서 다시 스르르 잠이 들었죠.
잠시후 다시 들리는 알람소리..피곤하지만 일어나려고 눈은 그냥 감은채로 몸을 일으켜 앉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뜨려고 하는데 몸과 눈이 엄청 피곤하면서 눈이 또 안떠지는겁니다. 겨우겨우 억지로 실눈을 뜨고
반쯤 눈을 떠보니 제가 아까 그 옆으로 제팔을 베고 누워있는 상태더군요. 이상해서 몸을 돌려서 곧바로 누워
일어나려고 하니까 등 쪽에서 울집 강아지 소리가 '끼잉끼잉'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전 개가 제 밑에 깔려있는줄알고
깜짤놀라서 다시 옆으로 돌아누워 팔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아무리 제가 몸을 일으켜도 계속 옆으로 제 팔을 베고있는
상태입니다-_-;; 반대쪽으로 일어나려고 좀 움직이려고 하면 제 뒤쪽 어디선가 울 집 개소리가 저한테 깔린듯이 아파서
낑낑대는 소리를 내고.. 그래서 전"멍이야(강아지이름) 내려가라.."라고 말했습니다. 신기하게 목소리는 잘나오네요..
근데 안내려가는지 강아지가 바닥에 내려가는 소리가 안들리더군요. 계속해서 눈이 안떠지고 아무리 몸을 움직여서 몸을
일으켜도 계속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잘못움직이면 개가 낑낑대고.. 엄마를 막 부르고 고함도 치고..
눈은 반쯤만 떠진상태고.. 갑자기 성질이 '욱'하더군요 열받아서 있는힘껏 벌떡 일어났습니다!!
근데 제 얼굴 옆 볼쪽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제가 아직 팔을베고 옆으로 침대에 붙어 누워있네요ㅠ_ㅠ;;
이때부터 짜증이나더군요. 제 방문이 열려있었고 안방이 가깝기 때문에 다시 어머니를 불러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안방에서 티비소리도 들리고 인기척도 느껴지더군요. 엄마를 부르려고 하는데 뭐지 이거? 이제는 목소리도 안나옵니다;;
목소리를 내려고 발악을 해도 입에서는 '웁웁'거리기만 하더군요. 답답하고 미췰지경;; 더구나 출근하는데 지각할까봐
그게 더 신경쓰이더군요.
아침에 출근하는 아들래미 밥챙겨주느라 거실에 들락거리시던 어무이도 그날따라 안방에서 나오지도 않더군요.
한 10분 그러고있었나? 지쳐서 에라이~ 오늘 지각하던 말던 모르겠다 생각하고 힘을 쭉빼고 알아서 풀릴때까지 누워있으려고
하는데..
아까부터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하나 있더군요.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입니다.
그러고보니 뭔가 물이 욕조에서 넘치는듯한 소리가 아까 처음 가위 눌렀을때부터 계속 들렸던 겁니다.
졸졸졸졸~~탁탁타타탁탁 바닥에 물이 치적치적 흐르는소리..
제 방을 나가면 바로 옆에 안방 문이 있고 그 앞으로 욕실이 있습니다. 그러니 제 방만 나서면 각각 문만 열려져있다면 안방도 보이고 욕실도 보이는 상태죠.
이상해서 가만히 집중해서 들어보니 누군가 분명히 욕실에서 물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소리더군요. 물이 주르륵 흘렀다가
다시 어딘가에 채워지다가..샤워기 물줄기가 물위로 떨어지는 소리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다르잖아요? 그런식으로
누군가가 뭔가를 하고있더군요.
엄마인가?생각하고 다시 엄마를 부르려고하고 몸도 움직이려고 하고.. 이래저래하다.. 어떻게 제가 앉아서 욕실안쪽을 볼수
가 있었습니다.
신기하게 어떤 맨 발부터 보이기시작하는데.. 거꾸로 공중에 들려져있는 작은 발이었습니다. 점점 옆으로 몸을 더 붙혀서
안쪽을 보니 안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그것을 본 순간..갑자기 소름이 끼치더군요..
어떤 꼬마남자애가 거꾸로.. 그러니깐 마치 물구나무 서듯이 ↘ 이렇게 45도 각도로 물구나무를 서서 바닥에 대고 머리를
감고 있더군요.
몸이 어디에 지탱한 상태가 아닌.. 그냥 부유상태.. 둥둥 떠있는 상태에서 엎드리듯이 거꾸로..
허리를 아치형으로 구부려서 다리쪽 발이 제일 위로 올라가있고 머리는 감기위해 샤워기를 손에 들고 머리에 물을 뿌리고
있는 상태.
무섭거나 놀랍진 않았지만 좀 어이가 없어서 몇초간 가만히 보고만 있었는데 뭔가를 느낀듯한 남자애가 머리에 물을 뿌리고
있는 상태에서 제쪽으로 고개를 아주 천천히 돌려서 저를 쳐다보더군요. 눈이 마주쳤습니다.
어? 근데 얼굴이 낯이 익는 얼굴입니다.
그렇다고 얘 누구다..라고 확실히 아는사람은 아닌데.. 처음보는 모르는 사람인데.. 굉장히 낯이 익은 얼굴이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위치가 구조상 욕실안을 훤히 볼수있는 상태가 아니고..
뭐 가위상태가 꿈이니까 뭔상황인들 안있겠습니까. 그러다가 어떨결에 가위에서 풀렸습니다.
시계를 보니 일어나야할 시간으로부터 20분경과...지각이더군요;;
나와서 안방을 보니 어머니가 티비를 켜놓은 상태에서 잠시 주무셨더군요..어머니 옆에는 멍이가 엎드려자고 있었구요;
어머니를 깨워서 제가 고함치는 소리 못들었냐니까 아무소리 못들었다면서..
제 방에서 좀 이상한 소리는 들렸는데 그냥 깜빡 주무셨다는군요;;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가 몸이 아주 피곤할때 가위가 왔었던것 같군요.
제가 체험했던 가위 눌리는 그 순간은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답답한 느낌이었네요..
마지막 가위의 그 꼬마애은 한달정도 지났지만 지금은 얼굴이 가물가물하네요..; 분명 낯이 익은 얼굴이었는데..
어제부터 혼자 사무실에서 무서운글터에 빠져 팔에 소름을 돋으며 잼게 글을 읽다가..
가위에 관련된 글 들을 읽고 오늘 아침부터 필받아 주르륵 글을 적어봤습니다.
나중에 또 언제 글을 올릴지는 모르겠는데 다음에 저희 아버지가 겪은 가위 경험담을 올려보겠습니다.
무섭지도 않고 상황묘사하느라 길기만 했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