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경험담] 기이한 에피소드

지혜로운바보 작성일 09.10.05 23: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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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가 작성하는 글은 한치의 거짓도 포함되어있지 않음을 밝힘니다.

2001년 여름, 저는 1층이지만 지상에서 30Cm정도 낮은 반지하라고 하기엔 좀 어정쩡한 그런집에 살고있었습니다.
미용실에서 열심히 미용을 배우며 일할때라 피곤해서 집에오면 거의 곯아떨어져 버리곤 했습니다.
그날저녁은 제방엔 저와 제 친구녀석이 자고 있었고 다른방엔 어머니와 여동생이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싱글침대에서 자고 친구녀석은 바닥에서 자고있었는데 새벽에 자고있던 저를 친구녀석이 다급하게 깨우는겁니다.
한참 장마때라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물이 범람해 자고있는 동안 저희집이 침수가 되었던겁니다.
친구가 저보다 낮은곳에서 자고있었으니 친구가 먼저 깬것이죠.
침대에서 일어나 걸터 앉았더니 물이 제 발목까지 찼더군요.
방문을 열어보니 현관에 있던 제신발들이 둥둥떠서 제방까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친구와저는 일단 잠깐 멍하게 서로 쳐다보다가 얼른 물을 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실쪽을 보니 어머니께서는 먼저 깨셔서 현관문 밖으로 물을 퍼내고 계시더군요.
그때 친구녀석이 저에게 '어머니도 모르고 주무시고 계신것 같은데 깨워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뭔소리야 저기 엄마가 벌써...'
다시 돌아봤을때 어머니는 계시지않았고 현관문은 굳게 닫힌채로 물이 계속 새어들어 오고 있었습니다.
놀란것도 잠시 상황이 급박했으므로 일단 어머니를 깨우고 가족들과 저는 물을 퍼냈습니다.
대충정리가 되고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렸습니다.
다음날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봐도 도무지 이해가가지 않았습니다.
분명 똑똑히 본 그 사람이 제 어머니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였을까요...
그냥 너무 피곤한 나머지 헛것을 본 별 대수롭지 않은일 일수도 있겠지만 이런 이상한 일들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이 집에 처음 이사를 왔을때도 이상한 일은 일어났습니다.
새벽 4시쯤 아무 이유없이 코에서 피가나는 겁니다.
그것도 아주 많은량의 피가 말이죠.
이사를 오고난후 2주정도 그랬는데 일주정도 후부터는 아예 그시간이 되면 먼저 일어나 화장실바닥에 쭈그려앉아서 코피가 나길기다리며 졸 정도였습니다.
앉아서 조금 기다리면 역시 대량의 피가 쏟아졌죠...
건강상의 문제가 잇었던것도 아니었고 그때는 이상하게도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소름이 끼치지만요.
도대체 왜 그런일이 있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밖에도 저희집 2층으로 이사온 아주 단란했던 가족이 있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아들 둘을 남기곤 아주머니가 돌연 자살을 해버렸던 일도 있었습니다.
이사온지 얼마 되지않을때 말이죠.
더 무서웠던건 저희집이 골목 제일안쪽에 위치한 막다른곳에 있던터라 저희집 앞에서 돌아가신아주머니의 옷을 태우는것도 봤습니다.
문틈사이로 봤던 남편되시는분의 얼굴과 아주머니의 어머니로 보이는 할머니의 쓸쓸한표정은 지금도 기억이납니다.

그밖에도 새벽에 시끄러워 깨어보니 저희집 앞에서 네명정도의 괴한(?)들이 한사람을 무자비하게 린치를 가했다거나, 거의 심각할 정도로 말이죠.
갑자기 멀쩡한 형광등이 떨어져서 큰불이 날뻔도 했고 제 여동생과 제가 가위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무섭고 기이한 일들이 많았음에도 거의3년 가까이 그집에 살았네요.

참, 이런일도 있었네요.
그집에서의 일은 아니지만 제가 중학생때로 기억하는데 학원을 가기위해 언제나 친구와 함께 지나치는 길에 왠 낡은 캐비넷이 하나 버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이얼은 굳게 잠겨있었죠.
그런데 그 근처만 지날때면 역한 무언가썩는 냄새가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에게 농담으로 혹시 '저 캐비넷안에 시체가 있는데 그시체가 썩는냄새는 아닐까?' 하고 장난스럽게 얘기했었죠.
며칠뒤에 학원을 마치고 친구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캐비넷이 있던곳에서 어떤 기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얀마스크에 비옷같은걸 입고는 무언가를 소독하고 있더군요.
경찰은 구경하는 사람들을 통제하면서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그냄새는 정말 부패한 시체냄새 였던겁니다.
시체가 캐비넷안에 있었던것은 아니고 그 근처의 가까운 건물과 건물 사이로 투신자살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좁은 벽 사이로 떨어져 발견을 못했던 것이었죠.
듣기로는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저뿐만 아니라 그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도 그냄새를 맡았던 겁니다.
농담으로 한 얘기가 눈앞에 사실로 보여졌을때는 무슨 죄책감 같은것도 느껴지더군요.
저때문에 벌어진 일처럼.

아무튼 여기까지가 제가 살며 겪었던 기이한(?) 에피소드 입니다.
다른 분들이 올려주신 게시물 재밌게 보고있는데 개인적으로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생각나는 대로 써봤습니다.
괴담게시판이 더욱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네요.

 

 

 

출처 : 루리웹 괴담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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