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가위눌림에 관한 글이 있길래.. 저도 공감이 많이 가고 생각나는 일화도 있어서 올려봅니다.
저는 잠을 잘 때마다 꿈을 꿉니다.
꿈을 많이 꾸다보니, 이게 맞는 인과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가위에도 자주 눌렸습니다.
보통 무서운 꿈, 떨어지는 꿈에 이어서 가위에 눌리는 경우가 많았죠.
전, 가위란게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순간 '어떤 이유'에 의해 놀라서 정신은 깨어나지만, 아직 근육은 깨어나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
어쨌든, 저의 가위에는 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항상 '남자 귀신' 이 나온다는거.
사실 귀신이라기 보다 악마에 가깝겠지만요..
여자 귀신이 꿈에 나온 날은, 보통 "아 씁, 악몽이네" 하고 깨어납니다.
하지만 남자 귀신이 꿈에 나온 날은, 어김없이 가위에 눌립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직도 기억나는 꿈이 있습니다.
몇날 몇일이고 계속해서 꾸었던 꿈인데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저 멀리 어딘가에 밝은 구멍이 뚤려있고
거기에서 색색깔 알록달록하게 칠한 삐에로가 한명,
저를 지긋이 쳐다봅니다.
아주 지긋이
그렇게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흐른 뒤,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저는 아직도 왜 삐에로가 웃음을 주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학교 시절에 나타났던 녀석은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자기 머리를 자기 손에 들고 있었죠.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목 부분의 하얀 칼라에는 피가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모습은 덜 공포스러워 졌습니다.
그저 가면이었으니까요.
꿈 속에서 미술관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한 작품앞에 멈춰섰습니다.
거기에는 가면이 하나 그려져 있었죠. 하얀색 반투명 가면.
무표정이었던 가면은, 스멀스멀 움직여 미소를 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웃음소리.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악마 특유의 저음의 웃음소리
그걸 뛰어넘어 심장까지 울리는 저음의 웃음소리...
전 절대 그 소리를 잊지 못합니다.
한달 동안 저를 괴롭혔으니까요.
최근에는 스트레스 없이 살아서 그런지,
가위에 눌리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덕에 저 녀석들을 본지도 오래되었죠.^^
하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기억해 내고 보니, 등골이 오싹오싹 하는군요.
오늘은, 저의 이 오랜 친구들이 꿈에 찾아 올까요?
'오랜만이야~ 나 아직 여기있어'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