륌 님의 요청에 의하여.. 헛것... 그 가벼운 도발(?)에 관하여...

반냐바라뮈 작성일 09.11.01 23: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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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번에 쓴 제 처녀작에 많은 관심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원래는 저희가족이 근 10년전 겪은 황당하고 써늘한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만,

 

글을 반 나누어 올리던중, 글제제를 당하여 왜 그럴까? 라는 궁금증을 품던차에

 

륌 님께서 제가 군대에서 본 헛것(?)을 요청하셔서 , 보답하는 마음으로 타자를 잡습니다. ㅎ

 

 

 

흠흠..  일단, 많은 분들이 사회에 동떨어져서 국방의 의무에 종사하시다 오는데요, 저도

 

좀 편하게 가려고 친구와 동반입대했다가, 전방 예비사단 중화기로 빠진 슬픈 케이스중의 하나랍니다..ㅠㅜ 크흑..

 

아.. 옆으로 이야기가 샜네요;;

 

앞서 이야기한 '무전오류라 믿고 싶지만'과 같은 공간이고 역시 탄약고 입니다.

 

탄약고 근무는, 탄약고를 사이에 두고, 1초소와 2초소로 나누어 근무를 서는데, 저희중대는 2초소를 섭니다.

 

그때, 제 짬이 일병 말이라, 부사수의 위치였지 말입니다..

 

4.5달 동안의 훈련이 끝나고(체감기간이 그렇다는 말이지요;;) 주말에 피곤해 죽~~ 겠지만, 서야지요..;;;

 

아무리 황금같은 일요일 새벽 4~5시 근무라도... 아무리 근무짜는 @#$할 놈이 후임이라도 말이지요....;;;;ㅠㅜ

 

거기다가 하필 재수없게도, 같이 서는 고참은 제 아버지 군번....;;;;; 거기다 평소에 저랑 사이가 안 좋은 선임

 

이었습니다.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었죠 ㅡㅡ;;;  그런저런 관계로 서로 말없이 앞쪽만 보고, 탄약고 입구에서

 

누가 올라오나 안올라오나 고것만 1시간 동안 보고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한창 정비다 뭐다 녹초가 되고, 또 훈련 끝났다고, 밤에 연등 시켜주는통에, 흘끔흘끔 티비 같이

 

몰래 보다보니 ㅠㅜ;;;;;;;

 

그래서 하염없이 탄약고 입구만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어차피 말걸고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울 사이도

 

아니었거니와, 괜히 말걸었다가, 피보긴 싫었습니다. '-';;;

 

...흠흠.. 잠시 이야기를 돌리자면, 아직도 기억하시는분들 있으시겠지만, 그 왜 ~~ 야간감시할때는

 

한곳만 뚫어져라 보면 안된다고 하잖아요?  괜히 뇌가 헛것을 착각해서 인식한다고..;;

 

근데, 피곤해 죽고, 조용~~ 한데다가, 새벽이라 안개가 잔잔히 깔린 어두푸르스름한 상태에서

 

그딴거 생각 안남니다. -_-;;;  당장이라도 폭신한 모포와 미끈새끈한 포단위에서 뒹굴고 싶었지 말입니다.;;;

 

그래서 탄약고 입구에 세워놓은 전등만 쳐다보고 있었지 말입니다. ㅎ

 

그러다가... 잠깐 졸았나, 눈한번 꿈뻑했는데, 저어기~ 탄약고 앞에서, 근무자가 올라오는게 보였습니다.

 

위치상, 제가 위쪽이었고, 내리막길 아래쪽에서 거의 직선으로 근무자들이 올라오는게 보인겁니다.

 

저는 안심하고, 안도의 눈을 감았(?)습니다;;

 

근디...;;;;  근무자들이 다이렉트로 저희쪽으로 오는겁니다.;;; 관례상 1초소부터 가야하는게 정상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잠시후에 알았지만....

 

원래 인솔자까지 5명이 올라와야 하는데 1명만 올라오는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성질급한 어느 사수가 혼자 쌩~ 올라오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 아니 이놈의 근무자가 계속 제자리만 걷는거에요!!

 

그 왜~ 제자리 걸으면 머리가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잖아요??

 

탄약고 입구에 그 철망에 딱 붙어서는 위아래로 상반신이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단걸 알았죠;;;

 

그래서 옆에 있는 고참을 부르려다가, 제가 잘못 본거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얼른 눈 비비고 다른데 1~2초 봤다가

 

다시 봤죠;;;; ㅡㅡ;; 허허;;; 환장하겠데요~~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철망에 딱 붙은 방탄이 위아래로 흔들흔들

 

하는데;;;;  그제서야 전 뭔가 감이 오더라고요;;; 오~ 저게 귀신이었나;;;

 

그래서 얼른 옆에 고참을 불렀죠;;

 

고참도 뭔가 봤긴 봤나봅니다;;; 제가 다급히 부르자, 멍하니 바라보더니 한다는 말이,

 

"근무자잖어, 뭐?"  ㅡㅡ;;;;;;  그리고는 올라오면 꺠우라고는 지는 다시 잠들고.....;;; 나원;;;

 

근데 그 망할놈의 후번 근무자들이 안올라오고 제자리에걸음만 한다는거였죠;;

 

허어;;; 그렇다고 혼자 가서 확인할수도없고, 망원경도 없는데;;;;

 

그렇게, 언제 올라올지 모를 그 망할 헛것과 눈씨름한지 느낌상 한 30분???

 

그떄시간이 새벽이었으니까, 점점 하늘이 하늘색 비슷하게 되가면서 안개가 서서히 걷히니까,

 

어느순간 샥~ 하고 사라지더라구요;;;

 

그리고 도착한 후번 근무자;;

 

하아;;;; 뭐 딱히 해를 끼친것도 아니고, 멀리서 봤으니, 딱히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눈비비고 딴곳 보다가 봤는데도, 보인걸로 봐서;;;; 헛것 내지는, 그런 귀신류가 아니었나 싶네요;; 지금와선..;;

 

흠흠흠;;; 아무튼 륌님의 요청대로 제가 봤던 헛것이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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