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에 얘기가 꽤 많습니다.
그리고, 잘도 만듭니다.
번역하면서 느끼는게.. 이토 준지 느낌이 나는 것들이 많더군요.
이번에도 몇가지 올려 봅니다.
재미있게 보세요.
이번 것들은 지난 번 것들과 달리 구성력도 뛰어난 것 같습니다.
1. 이지메
아라카와 료코는 민감하게 반의 분위기를 눈치챘다.
아무래도, 이지메가 행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료코가 처음으로 들어간 반이 1학년2반, 아이들이 그대로 진급하여 2학년2반을 맡게 되었다. 1학년때는, 아직 엄마품이 그리워 우는 아이나, 오줌을 지리는 애들도 있었지만, 2학년이 되면서 현저히 그런 일이 사라졌다.
그 대신에 이지메가 시작되어 버린 것 같았다.
이지메를 당하는 아이는, 반에서도 제일 작은 여자 아이인, 요시자와 미치루였다.
이지메라고는 해도, 아직 초등학교 2학년들인지라 폭력적으로 가진 않았지만, 아무도 미치루를 상대해 주지 않았고, 쉬는 시간에도 마치 없는 아이처럼 취급 하는 것 같았다.
급식시간에는 선생들끼리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 등이 있기 때문에, 식사는 교직원실에서 했지만, 서둘러 끝마치고 교실을 들여다보러 가니, 역시 미치루만이 남아서 혼자 밥을 먹고 있다.
게다가, 빵이나 반찬을 잘게 썰어서 먹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먹는 속도가 늦고, 점심시간에 놀러 나가는 애들은 쳐다볼 생각도 않고, 계속 먹고 있었다.
적어도 이 학교에선, 음식의 호불호를 개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음식을 무리해서 먹이진 않는다. 그런데도 너무 필사적으로 계속 먹고 있다.
료코는, 교실에 홀로 남아 급식을 조금씩 먹고 있는 미치루에게 말을 걸었다.
“미치루야”
미치루는 얼굴을 들어 씨익하고 웃음을 보였다. 윗니, 유치 두 개가 빠져 있는 게 확연히 보일 정도로 활짝 미소짓는 얼굴이었다.
“싫어하는 음식이 있으면, 먹지 않아도 좋아요.”
미치루는 슬픈 표정을 보이며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친구들하고 놀고 와도 괜찮단다.”
그렇게 말하자 미치루는 더욱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친구... 없니?”
미치루는 쓸쓸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와 이야기하다보면, 친구들 쯤이야 금방 생긴단다. 미치루가 요즘 공부시간에 전혀 손을 들지도 않고 해서, 선생님 걱정이야”
미치루는 말없이 뚝뚝 눈물을 흘렸다.
“울지마라. 선생님 화내고 있는 거 아니란다.”
무심코, 미치루를 껴안는 료코.
그러자, 화들짝 미치루의 몸이 굳어졌다.
“끼이~”
하는 묘한 비명소리를 낸다.
료코는 급하게 미치루의 옷깃을 젖혀보았다.
거기에는 너무 아플 것 같은 반점들이 눈에 띄었다.
“미치루, 잠깐 같이 갈 데가 있어.”
료코는 그렇게 말하며, 미치루의 손을 끌고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실에 들어가 양호선생인 사에구사 마미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자 사에구사는 곧 양호실의 문을 잠그고, 커튼을 치며 미치루에게 말을 걸었다.
“보기만 할테니까.. 아프게 하진 않을거야. 옷 속을 좀 보여 주겠니?”
그렇게 말하며, 미치루의 가디건과 추리닝을 벗기자 거기에는 뚜렷한 상처가 몸속에 퍼져있었다.
“이..이건....”
료코는 너무 심한 상처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누가 그런거니?!!!”
사에구사 선생이 미치루에게 물었지만, 미치루는 말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여, 여하튼!! 부모님에게 연락하지 않으면....”
그러면서 료코가 일어나려 하는 순간, 사에구사 선생이 날카롭게 말하며 저지했다.
“그건 안돼!!”
“어..어째서...?”
“이 아이를 학대하고 있는 것은 부모야! 틀림없어!”
“어째서 그렇게 단정할 수 있어?”
“이러니까 선생님에게 말을 할 수 없게 된거라구!!”
사에구사 선생이 미치루의 입술을 살짝 들어 올렸다.
자세히 보니, 미치루의 이빨은 위아래가 순간접착제로 강하게 붙여져 있었다.
끝
2. 나오는 호텔
도시전설이라고 생각했다...
사루와타루 마나미는 공포 속에서 그렇게 속으로 중얼댔다.
비즈니스호텔의 싱글룸.
마나미는 그저 장난치는 기분으로, 침대 머리맡 벽에 걸려있는 액자를 쳐다봤던 것이다.
그러자, 거기에는 분명히 부적이 붙어 있었다.
장방형의 종이에, 무언가 한자인지 상형문자인지 모를 기묘한 문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마나미는 당황하여, 침대 밑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도 부적이 붙어 있었다.
TV 뒤에도, 냉장고 뒤에도, 테이블의 아래쪽에도...
있을만한 모든곳에 부적이 붙어 있었다.
이 방.. 나온다...
거기다 이 부적들의 수가 장난이 아니다. 무지막지한 것이 나온다...
마나미는 온몸의 털이 거꾸로 서서, 털 끝에 기분 나쁜 기척이 만져지는 듯 한 감각을 느꼈다.
곧바로 프런트에 전화를 넣었다.
“저기 여기 305호실인데요. 여기, 귀신 나오죠? 방 바꿔줘요!!”
험악한 어조로 수화기를 향해 말하자, 프런트에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예에??”
하며 대답했다.
“하여간, 방을 바꿔줘요. 층수도 다른 층에 있는 방으로요!”
“네... 그러면 다른 방을 준비해 드릴테니, 힘드시겠지만 프런트로 키를 바꾸러 와주시겠습니까?”
“금방 갈께요!”
마나미는 부숴뜨릴 듯 수화기를 놓고, 짐을 챙겨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라 1층의 프런트로 내려갔다.
‘비즈니스 호텔 호라이’의 1층 프런트 앞은 비즈니스호텔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커다란 로비였다. 역에서 꽤 먼데도 불구하고 손님도 많고, 로비에는 스무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활기찬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서둘러 프런트로 향했다.
프런트맨이 바로 일어났다.
“305호실의 사루와타리님이시군요. 이쪽으로 오시지요.”
곧바로 다른 키를 건네받은 마나미는 불평할 타이밍을 놓쳐 그대로 키를 가지고 5층으로 올라갔다.
이렇게 순순히 건네주는 걸보니 역시 그런 이유일 것이다...
마나미는 508호실의 열쇠를 가지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복도를 한 번 꺾어지니 바로 508호였다.
키를 따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위의 액자를 확인한다.
좋아, 부적은 없다.
침대밑, TV뒤, 냉장고 뒤, 그 외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니, 저 침대매트의 끝에 보이는건 부적인가??....
마나미는 침대의 시트를 걷고 매트를 뒤집었다.
"히익 !!“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거기에는 한 면 전체가 부적으로 덮여 있었다. 짐을 들고 다시 방을 나와서,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
1층에 도착해서, 화가 난 걸음걸이로 프런트 앞에 가서 섰다.
“이봐요, 적당히 좀 하라구요. 그딴 방으로만 날 돌리고 있잖아!!!!”
프런트맨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멍하니 서 있는다.
“아까 방도, 지금 그 방도 부적투성이 잖아요!!!! 기분 나쁘다구요!!! 부적이 없는, 깨끗한 방을 준비해 주세요!!”
“...예에.. 그럼 준비해 드릴테니 , 그쪽 로비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곤 프런트맨은 안쪽 사무실로 들어 갔다.
마나미는 녹초가 되어서, 로비에 설치되어있는 소파에 짐과 함께 무너지듯 쓰러졌다.
두 번씩이나 그런 방에 들어가게 된 것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 기분 나쁘게 꼬여 있는 문자의 부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역에서 20분이나 걸어서 겨우 발견한 비즈니스 호텔이였지만, 다른 곳을 찾아 봤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여기만 역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로비에는 많은 손님이 있다. 잘 찾아보면 다른 데도 호텔은 있지 않을까?
문득, 눈 앞의 테이블에 커다란 유리재떨이가 눈에 띄었다.
아아, 여기는 담배를 필 수 있는 곳이구나...라고, 조금 기분이 나아진 마나미는 웃옷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근처 소파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마나미는 재떨이를 끌어당겼다. 그러자, 유리재떨이를 통과해서, 뒷 쪽에 하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서, 설마...
등짝에 돌연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천천히, 천천히 재떨이를 뒤집어 보자, 거기에는 아까의 그 부적이 붙어 있었다.
“헉!!”
비명조차 나오질 않았다. 목구멍 속에 공포의 덩어리가 막혀있는 것 같았다.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소파로부터 미끌어져 떨어질 듯 주저 앉으니, 테이블 아래에도 부적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마나미는 소파 밑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도 부적이.
소파의 쿠션을 들어보았다. 역시 거기에도.
당황한 몸을 일으켜 로비를 돌아보니, 여기저기에 부적 같은 것이 붙어 있는 것을 처음으로 눈치 챌 수 있었다.
이 호텔은....
“사루와타리님”
아까 그 프런트맨이 로비의 사무실 출구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 뒤에는 하얀 기모노에, 머리를 깎은 노파가 함께 나온다. 팔십은 족히 넘어 보이는 주름투성이의 원숭이 같은 노파였다.
그 노파가 가지런하지 않은 이빨을 내놓고, 새빨간 입을 열어 소리를 질렀다.
“스소님의 인도를 업신여긴게 네 년이냐??!!!!”
순간, 로비에 긴장감이 흘렀다.
그다음 순간, 로비에 있던 모든 사람이 벌떡 일어서선 전원이 목소리를 맞춰,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마나미는 짐을 집어 들고는, 출구로 달렸다.
“잡아라!!!!”
라는 노파의 소리와 함께, 로비의 전원이 일제히 덤벼왔다.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주문을 합창하면서, 차례로 손을 뻗어 잡는 것을 뿌리치며, 마나미는 출구의 자동문 앞에 섰다. 그러나, 어디선가 전원을 끊어놓았는지 열리지 않았다.
가방이 뒤로 끌려간다.
마나미는 필사적으로 자동문 사이로 손톱을 쑤셔넣어, 손톱이 부러지는 것도 상관 않고 온힘을 다 해 양손으로 문을 열었다.
뒤에서 뻗어온 손이 목을 졸랐다.
뒤돌아 보는 형상이 된 마나미는 목을 조르고 있는 중년남성의 낭심을 힘껏 걷어찼다.
“으악!”
하는 비명을 올리곤, 그 자리에 주저 앉는 중년남성.
마나미는 가방을 잡아뽑듯이 끌어내면서, 겨우 열린 자동문 사이로 필사적으로 도망쳐 나왔다.
그제서야 몸에 붙어 있던 손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구르듯이 출구의 계단을 내려온 마나미는 재빨리 뒤를 돌아 보았다.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나마쿠기리기리 인게쯔가라라오 아아소바카”
주문은 계속 되고 있었지만, 로비에 있는 손님들은 마치 결계라도 쳐 놓은 것처럼 자동문 바깥으로는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훗날 알게 된 얘기지만, 그곳은 어떤 신흥종교단체의 보양시설 같은 것 이였다.
3. 사우나
타나하시 쥰야가 사우나 룸의 목제 도어를 당겨 열었을 때, 불쑥 묘한 열기가 몸을 감쌌다.
사우나이니까, 열기에 둘러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어쩐지 일반 사우나와는 다른, 묘한 분위기였다.
그것은, 열기라기보다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문을 들어선 순간, 안에 있던 열명정도의 남자들이 일제히 이쪽을 쳐다봤지만, 전원이 잔뜩 찌푸린 눈을 하고 있다.
죽은 동태 눈깔..
일순간, 그런 인상이 머리를 스쳤다.
타나하시가 잔업으로 새벽1시를 넘겨, 역전에 도착했을 때는 당연히 마지막 전철은 떠난 후였으므로, “할증”. “빈차”등을 켜놓고 보란 듯이 택시가 줄을 지어 서선 사냥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행원이라곤 하지만, 외근직 평사원으로선 택시로 집에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였다.
내일도 하루종일 외근 할 생각을 하니, 피시방 같은데서 하룻밤을 샐 수도 없다.
역전 전화박스의 업종별 전화번호부에서 캡슐호텔을 찾아봤지만, 모두가 만실, 폐점등의 자동응답 메시지가 흘러 나올 뿐이였다.
사우나라면, 수면실은 있을 것이다...
타나하시는 간절한 마음으로 “사우나 뉴욕”이라는 빌딩 앞에 섰다.
3층짜리의 작은 빌딩으로, 1층에 유리문 입구가 보였으나, 거기는 “금일 전세냄”의 표가 붙어있었다.
맥이 풀려 버렸지만, 유리문 저 쪽에서 점원같이 보이는 사람을 발견한 순간, 영업직 사원의 밀어붙이는 힘이 불끈 솟아 올랐다.
자기도 모르게 유리문에 달려들어, 주먹으로 두세번 유리문을 두들겼다.
“미안합니다. 하룻밤만 묵게해 주세요!”
오십줄의 점원은 고개를 숙이면서 이쪽으로 와 주었다.
걸렸다!
적어도 말을 붙이게 되면, 어떻게든 되리라. 묘한 영업사원의 자부심이 용솟음쳤다.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전세를 내서요..”
라는 점원.
“아니요, 수면실 구석에 눕게만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전세라도, 한 가족들에게 전세낸거라.. 다른 분에게는....”
”그러시다면, 모포 두세장만 빌려주신다면 복도에서라도 괜찮습니다. 노숙하는 것 보단 낫습니다. 어떻게든 부탁드립니다.“
연령대로 봐서, 피시방이나 24시간 노래방의 존재가 머리에 빨리 떠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노숙’이라는 말을 사용해 보았다.
과연, 점원의 얼굴에 동정의 표정이 떠오른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점원은 눈치를 보며, 유리문 밑의 자물쇠를 열어 주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타나하시는 점원의 양손을 잡고는 감사의 뜻을 나타냄과 동시에 점원의 명찰을 보았다.
‘점장 키무라’
“엇, 점장님이셨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날이 밝는대로 떠나겠습니다.”
“아닙니다. 따로 여유있게 계셔도 상관없습니다. 한군데만, 가족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관내의 시설은 다 이용할 수 있으니, 천천히 쉬다 가세요”
“네, 정말로 감사합니다.”
택시요금의 몇분의 일에 불과한 요금을 먼저 계산하고, 타나하시는 무거운 몸을 끌다시피 하여 바로 수면실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수면실.
일단, 제일 구석자리에 모포를 깔고, 취침준비를 했다.
주름지지 않도록 옷을 정리해서 행거에 걸고, 와이셔츠도 정성껏 접었다.
그러고 보니, 사우나라면 가운이나 뭔가가 있을 것이다.
타나하시는 그렇게 생각하며, ‘욕실 . 사우나→’의 간판대로 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2층으로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로커가 있고, 가운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잠깐 욕실을 이용하여 땀을 빼는 것이다. 땀을 내면, 사우나에도 욕심이 생긴다.
이렇게하여, 타나하시 쥰야는 처음에 얘기하던 그 사우나 룸에 들어갔지만.....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어느 누구 한사람도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남성이 밑으로는 20대로부터 위로는 40대정도가 열명. 가만히 조용하게 땀을 흘리고 있다. 가족이라도, 친척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타나하시는 모두의 앞을 자세를 낮추고 지나, 제일 구석에 앉았다.
그 행동을 죽은 동태 눈깔 같은 열 명의 남자가 조용히 지켜본다.
무겁다...
타나하시는 묵직한 공기의 무게를 느꼈다. 사우나에 들어가면 다소 숨쉬기가 힘들게 된다지만, 공기의 무게감이 더욱 숨쉬기 어렵게 박차를 가하는 것 같다.
조금 공기를 가볍게 하고자, 타나하시는 누구에게랄 것 없이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여러분, 동행들이시라고 들었는데...”
... 대답이 없다.
그저, 허옇게 탁해진 20개의 눈동자가 이곳을 멍하니 바라볼 뿐 이였다.
확실히 자신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나보다.
게다가, 사우나의 열기도 어중간해서, 상당 시간을 들어가 있지 않으면 땀도 나올 것 같지 않은 느낌 이였다.
그것보다, 무엇보다, 쌓여오는 호흡곤란.
가벼운 현기증까지 날 것 같다.
이제 나가자....
“죄송합니다. 먼저 나가겠습니다.”
가만히 쳐다보면서 사우나 룸을 뒤로 하고 나왔다.
마치, 목을 졸리는 상태에서 해방된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어서 한번 욕실에 들어가고 나서 자자.
타나하시는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천천히 욕조에서 몸을 일으켜, 수면실 구석에 누웠다.
사우나 룸 말고는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마치 자신이 전세를 낸 것 같은 묘하게 이득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천천히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아침, 누군가 가볍게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려서 잠이 깼다.
당황해서, 눈을 뜨니, 감색 모자에 하얀 마스크를 한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서, 이쪽을 보고 있다.
“뭐, 뭡니까, 당신은?”
라고 물으니, 감색모자의 남자는 저쪽을 향하여 누군가에게 소리쳤다.
“여기 살아 있어요!”
그러자, 양복을 입은 인상이 별로 안 좋은 남자가 다가왔다.
“당신도, 그거? 자살사이트 오프라인 모임 멤버?”
“예? 전.. 그냥 손님인데요?”
“휴- 큰일 날 뻔 했군. 당신, 사우나에 들어갔었으면 큰일 날 뻔 했수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여기 점장 포함해서 11명 전원이 죽었습니다. 연탄 사우나로.”
끝
재미있게 보셨는지요?
곧 다른 것도 번역해서 올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