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이트는 잘 보니 순수 창작물 사이트였습니다.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죠.
다른 곳도 한 번 찾아보려 합니다.
실제 경험담 같은게 올라와 있는...
일본X들 이런 글 참 잘 만드네요.
그럼 재미있게 보세요.
1. 괴롭힘
“아, 그러니까, 키타자와 유타 군의 어머니시라구요?
“... 네”
피로한 인상의 여성은 그렇다고 했다.
전형적인 가정주부상의 여성으로, 머리카락은 어떻게든 매만지고 온 것 같지만, 끝부분이 흐트러지고, 파리하고,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 그녀의 걱정거리를 얘기해 주는 것 같았다.
“유타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1학년 3반 명부를 가지고 왔다.
“자, 저쪽으로 가시죠.”
유리 칸막이로 된 간단한 응접실로 향했다.
소파를 손으로 가리키자, 무너지듯 여자는 앉았다.
나는 명부를 넘기면서, 반대쪽에 앉았다.
출석번호 8번 - 키타자와 유타
곧 기억이 났다.
아~ 그 활발한 아이구나. 성적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촐싹거리는 타입이라, 안정시키면 반에서 1등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예비 모범생이랄까.
“그런데, 유타에게 무슨? 학교에선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런가요?”
그녀는 계속 가방끈을 만지작거리며, 의미 없이 이곳저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 문제 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겨우, 그렇게 말을 꺼낸 그녀는 가방 속에서 사진 몇장을 꺼내 놓았다.
사진마다 고급스러운 맨션의 한 집안이 찍혀 있었지만, 전부 끔찍스런 모습이었다.
커튼은 뜯겨 있었고, 소파는 찢겨져 내용물이 내장처럼 삐져나와 있었다. 마루에는 화병인지 뭔지가 깨진 잔해가 흩어져 있었다.
“이게 전부, 유타가 한 짓인가요?”
“...네”
“음..뭐, 걱정하실 정도 까진 아닌 것 같은데요.”
나의 대답에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면 활기가 넘칠 대로 넘치니까요. 뭔가 제재를 가하거나 하면, 스트레스가 폭발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
“유타는 이런 행동을 할 때, 죽어!!라든지 죽여버릴꺼야!! 라는 말을 하기 때문에, 무서워서, 너무 무서워서...”
“죽어... 라구요?”
“역시 비정상일까요?”
“저희에겐, 학교상담원이 있습니다. 그 쪽과 상담을 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말을 난폭하게 하는 것은 남자아이로선, 흔히 있는 일이니까, 절대로 확대해석 하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런데도 말입니까?”
그녀가 다음으로 꺼내 놓은 것은 쓰레기 같은 것이었다.
책상위에 깨끗이 늘어놓고 보니, 그것이 그림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 파란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으로, ‘나’라고 써져 있는 곳에 사람이 한명 그려져 있고,
그 옆에 ‘동생’이라고 같은 모양의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 ‘동생’의 대략 눈 부분쯤 되는 곳이, 너덜너덜 찢겨 있었다.
“이것을 유타가?”
“네, 가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 밑의 카펫도 마루도 구멍이 날 때까지, 계속 찔러 댔어요.”
“이것은...”
“아까 보셨던, 커튼이나 소파도, ‘쥰타 죽어’, ‘쥰타 죽여 버릴거야’ 라며 동생의 이름을 계속 불러대면서...”
나는 내 안에서 뭔가 경종이 울려 퍼지는 것을 느꼈다.
“이건, 좀 심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확실히 금방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나 가족을 빼앗겼다고 생각해서, 남동생이나 여동생을 공격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조금 아까부터 마음속의 경종이 멈추질 않는다.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댁에는, 남편분께서 일을 나가고 계시지요?”
“네, 제가 집안일을 맡아 하고 있어요.”
“그럼, 지금 어머니께선 여기 와 계시구요?”
“네.”
“조금 전, 방과 후 유타는 집으로 돌아갔죠.”
“네, 알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유타가 집에 돌아가면, 동생과 단 둘이 있게 됩니다. 위험합니다. 빨리 돌아가세요!!”
“후우...”
그녀는 우물쭈물 가방 안에 사진과, 찢겨진 그림을 도로 넣기 시작했다.
“그런 건 됐으니까, 빨리요!!”
“선생님....”
“왜 그러시는데요?”
“저.. 집에는 쥰타.. 유타의 동생은 없답니다.”
“예에??”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흐려져 가는 것을 나는 알았다.
“어찌된 일입니까?”
“동생은 이름만 지어 놓고, 유산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 그런....”
“유타는, 죽어버린 동생을 괴롭히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나는 두려운 기분이 들어, 그 기묘한 웃음을 바라보았다.
“그, 그거 유감입니다...”
나는 어정쩡하게 일어나려 했던 엉덩이를 다시 소파에 내려놓았다.
자신도 모르게, 끌고 가려고 그녀에게 뻗었던 손도 떼어 놓았다.
“결국, 이 상담은, 죽은 아이를 괴롭히는 유타군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것이군요.”
나는 책상위에 펼쳐진, 여러 가지 폭력의 흔적, 동생을 향한 증오의 그림을 내려다보았다.
“그렇습니다. 뱃속에 쥰타가 있는 동안은 정말 순한 아이였습니다.”
“예~”
“실은, 쥰타라는 이름도, 유타가 지었습니다. 우리 부부도 사이좋은 형제가 되라고 그대로 쥰타라는 이름으로 결정지었어요.”
“그런데, 태어나지 못했다....”
“...예. 태어나지 못한 것에 배신 같은 것을 느꼈던 것일까요?”
“배신이라면... 어떤...?”
“뱃속에 아기가 있을 동안은, 곧 잘 배에 귀를 대고는 ‘아직이야? 아직이야?’ 라고 말하곤 해서 저의 부담을 줄여 주려 했던 것 같아요. 집안일 같은 것도 가능하면 도우려고 하고...”
“예~ 꽤 착한 아이였네요.”
“뭐라고 할까.. 제가 오히려 애한테 차갑게 대한 쪽 이였다 랄까..?”
“그건 어째서 그렇게...?”
“입맛이 변해서였던 것 같아요. 임신 중에는 지금까지 좋아했던 것도 싫어지거나, 밥 짓는 냄새조차도 역겨워 지거나 하잖아요?‘
“네. 알고 있습니다.”
“유타는 곧잘 임산부용 가공식품을 만들어 주거나, 영양드링크를 따서 주거나 했는데, 왠지 화장실 세척제 맛이 나서 말예요.”
“예~...”
“게다가 유타에게 ‘필요없어!’ 라며 강하게 말하기도 하곤 했어요.”
그녀는 또 한 번 쑥스러운 듯 웃었다.
나는 또 뭔가가 걸리는게 있는 것을 느꼈다.
“남편분께서는 그런 것들을 도와 주시지 않았나요?”
“아뇨아뇨. 남편이 물론 전체적인 집안일을 도와 줬지요.”
“죄송합니다만, 남편분께서 그 가공식품이나 드링크제를 만들어 줄 때는 묘한 맛 같은 것은
나지 않았나요?“
“그게... 그런 맛이 나지 않았어요. 만드는 방법의 문제였겠지요. 물론, 만드는 방법이라곤 전자레인지에 돌려 개봉하는 것 뿐이지만요.”
“가사 전반을 그럼 남편분과 유타가 했나요?”
“그냥, 도와준다는 정도 밖엔... 역시 제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곳도 있구요, 임신 중에도 몸을 움직여 주지 않으면, 의사선생에게 잔소리를 듣곤 하니까요.”
“실례지만, 화장실 청소는 누가 했나요?”
“예.. 기본적인 것은 제가 했어요.”
“뭔가 달라진 걸 발견한 건 없으신가요?”
“아.. 그렇게 말씀하시니, 세제가 상당히 빨리 줄어들었어요. 남자들의 청소라는게 대강대강 이잖아요.”
나는 전율속에서 교직원실의 창 밖을 바라 보았다.
가방을 등에 맨 체 교정을 거니는 키타자와 유타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교직원실로부터 뛰어 나가고 있었다.
숨을 헐떡거리며, 두 건물을 잇는 복도까지 뛰어간 나는, 교정 구석구석까지 들여다보며 키타자와 유타를 찾았다.
있었다.
교정 저쪽, 교문 바로 앞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본 적도 없는 화려한 양복을 입은 여자로,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두사람은 뭔가 가까운 모습으로, 얼굴을 가까이하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이야기의 원흉이 그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직원 슬리퍼를 신은채로 교정으로 뛰어 나갔다.
“유타! 키타자와 유타!!”
이름을 부르면서 달렸다.
그러나, 유타는 들리지 않는 듯이, 그대로 모르는 여성과 함께 손을 잡고 교문을 나가려 하고 있었다.
“기다려!! 유타!!”
숨이 가빠서, 잘 소리 칠 수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유타와 여자는 함께 차에 올라타려 하고 있었다.
이미 불러서 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나는 유타를 부르는 것을 그만두고, 마지막 수 십 미터를 헐떡거리며 달렸다.
유타가 뒷좌석에 올라타고, 여자가 그 문을 닫으려 하는 순간, 겨우 내 손이 그 문을 잡아 당겼다.
“헉!”
놀라면서, 여자가 돌아 보았다.
“어, 선생님이다.”
라며 유타가 차 안에서 소리를 냈다.
“유.. 유.. 유타, 내..내려.....”
유타가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괜찮으니까.... 빠, 빨리 내려.”
나의 분노한 시선에 위축된 것처럼 유타는 차에서 내렸다.
아직 무섭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어깨를 억제하면서 나는 선글라스의 여자에게 덤벼들었다.
“당신은 누구죠? 본 학교에서는.... 친족이외의..... 사람이 데리러 오는것은.... 아동의 안전..상, 삼가고 있습니다만....”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두려움에 떠는 눈이 그 곳에 있었다.
“당신의 신분은 어떻게 됩니까?”
내가 질책하듯 묻자, 여자는 당황한 모습으로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나에게 보여줬다.
운전면허증이다.
이름 란에는 ‘키타자와 카나코’ 라고 되어 있었다.
“키타자와 카나코씨..., 키타자와 유타의 숙모님이나 아니면...??”
“아닙니다. 엄마예요.”
나는 다음에 나와야 할 말을, 목구멍 깊숙이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럼,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만나고 있었던, 그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나는 그렇게 해야만 했던 이유를 이야기하고, 키타자와 모자와 함께 곧 교직원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거기에는 뜯겨진 커튼, 찢어진 소파의 사진, 눈이 뚫린 그림 등이 남아 있었지만, 키타자와 모자에게는 전혀 기억에도 없는 물건들이었다.
2. 연속 부녀자 폭행 살인귀
“카와이씨”
마지막 전철의 엄청난 혼잡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카와이 시즈카는 가까스로 사람들을 비집고 돌아섰다.
“아, 사에키씨”
보니까, 1미터정도 저쪽에서 한손을 흔들고 있는 사에키 슈헤이의 모습이 보였다.
“난, 타카제 역에서 내려요, 카와이 씨는 어디서 내려요?”
“아, 저도요.”
“그럼, 같이 내리는 군요.”
엄청난 만원 지하철이라, 그 이상 대화는 불가능 했다.
사에키 슈헤이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입사동기 사원이다.
아마도, 그는 인사부 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 같고, 카와이 시즈카는 총무부이다.
부서가 다르면, 거의 만날 수 없기 때문에, 회사 안에서 조차 극히 드물게 마주쳐 지나가게 되면 인사나 나누는 정도였다.
타카제역에 도착한 전철에서 밀려 나온 두사람은 홈으로 내려 섰다.
사에키 슈헤이가 바로 옆으로 달려 온다. 만원 전철때문에 주름이 져버린 양복을 입고 있지만, 상당히 키도 크고, 사실은 사내의 여성사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다.
“총무부서는 항상 이렇게 늦어요?”
라는 사에키.
“그렇다니까요. 매일, 막차예요. 잔업이 산더미예요.”
“인사부 쪽은 인사이동 시기 전에는 잔업이 있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오늘같이 늦는 일은 없어요. 힘들겠네요.”
“그래서 같은 역에서 타고 내리면서도 만날 수가 없었던 거군요.”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승객들은 사라지고, 홈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이예요. 서무과 여자가 그런 일을 당해서,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게 조금 무서웠거든요.”
“아, 강/간살인사건 말이죠? 정말, 끔찍한 일이죠. 근데, 방향이 완전히 다른 곳이지 않았나요?”
“그렇긴 하지만, 역시 무서워서... 치한퇴치용 스프레이를 가방에 넣고 다녀요.”
“오. 준비가 철저하군요.”
두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타카제역 북쪽 출구로 나와 길을 나섰다.
“그럼.. 미안합니다. 나는 이 쪽 이예요.”
“네, 그럼, 잘 자요.”
두 사람이 헤어져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사에키 슈헤이가 달려와선, 시즈카 앞을 가로 막았다.
“자, 잠깐만 기다려요. 이대로 내 그림자에 서서 저쪽 전신주 근처를 봐봐요.”
갑작스런 일에 놀라면서, 시즈카는 살며시 사에키의 그림자에 서서 어두운 길의 구석진데 서있는 전신주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몸을 숨기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서..설마, 치한일까요?”
라고 떨면서 말하는 시즈카.
“잘 모르겠어요. 그냥,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저건 아무래도 몸을 숨기고 있는 것 같잖아요.”
“경찰에 전화해서 보호해 달라고 할까요?”
“...뭘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찰들이 와줄까요?”
“음.... 그렇기도 하네요. 우선은 나라도 방패 삼아서 집까지 바래다 줄께요.”
“에... 괜찮겠어요?”
“괜찮고말고, 이대로 당신한테 뭔일이 생기면, 그거야 말로 나는 후회로 평생을 살아야 할거예요.”
사에키는 시즈카를 보호하듯이 뒤에서 따라오게 하곤 걷기 시작했다.
전신주가 가까워 지자, 또다시 남자의 모습은 전신주 그늘로 숨듯이 움직였다.
시즈카는 천천히 가방속의 치한퇴치용 스프레이를 움켜쥐었다.
서서히 전신주 근처에 다가가니, 남자는 한층 더 몸을 숨긴다.
사에키는 신중하게, 계속해서 등 뒤에 시즈카를 보호하듯 하면서, 전신주 앞을 지나쳤다.
시즈카의 다리는 후들거리고, 넘어질 것만 같았다.
사에키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이미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대로, 사에키를 앞에 두고, 전신주를 통과하여 시즈카는 계속 걸었다.
가끔씩, 뒤돌아보면, 뭔가가 담 모퉁이에 숨어있거나, 전신주에 사람의 그림자가 숨겨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 번째 모퉁이를 돌았을 때, 시즈카의 공포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치한이다. 아니 강/간살인범이다!
사에키의 뒤에서, 시즈카는 공포로 몸을 떨면서 어두운 길을 바라보았다.
“사, 사에키씨”
앞을 향한채, 사에키는 대답했다.
“왜 그러죠?”
“사, 사에키씨, 뒤에, 뒤에 누군가가 있어요.”
시즈카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 본 사에키.
그런 사에키의 눈에 치한퇴치용 스프레이를 마구 쏘아대는 시즈카.
고통의 소리를 높이며, 눈을 가리고 몸부림을 치는 사에키.
시즈카는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맨션까지 뛰어 들어갔다. 곧바로 전화를 들어 경찰에 지금 있었던 일을 말했다.
다음날 뉴스에, 연속 부녀자 폭행 살인범으로 ‘사에키 슈헤이’가 체포 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즈카는 지금도 몸이 떨린다.
그 때, 눈치 채지 못했다면, 지금쯤 자신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앞에서 걷는 사에키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자기의 맨션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안 순간의 공포는, 두 번 다시 상상하기도 싫었다.
끝
3. 사고 후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로 글 속의 ‘나’는 바로 접니다.(라네요..)-
우리집 근처에는 건널목이 있습니다.
그곳은, ‘마의 건널목’ 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사람이 곧 잘 죽습니다.
차가 달려들거나,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 사고가 일어납니다.
어느날, “또 건널목에서 사고가 났어!” 라는 소리에, 나는 뛰어 나갔습니다.
보니까, 차단기가 내려가 있는채로 있었고, 그 안쪽으론 전철이 멈춰 있었습니다.
근처에 사시는 아저씨가, “으이구, 엄청난 사고네” 라고 하시는 옆을 지나 조금 더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그러자, 건널목 앞쪽으로 운동화 한 쪽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파란색 운동화.
자세히 보니, 그 안에는 하얀 양말이 들어 있었고, 게다가 양말 안에는 뭔가 내용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끝
4. ...어
“...어”
“응?”
나쯔미는 뒤를 돌아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거기에는 언제나처럼 석양에 물든 귀가길이 있을 뿐이었다.
해질 녘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단지.
멀리, 쇼핑하고 돌아오는 엄마와 아이,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보였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누가 그랬던 걸까?
나쯔미는 한기를 느끼며, 코트의 깃을 올렸다.
그러고 보니, 이 단지는 투신 자살이 많이 일어난다고 들었다.
“...어.”
또다.
나쯔미는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자, 단지 옥상의 자살방지 펜스 위에 사람의 그림자가 눈에 띄었다.
해질 무렵의 역광 안에서도, 어린 여자 아이의 그림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아이가 펜스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위험해!”
순식간에 소리를 지른 나쯔미는, 도움을 청하려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쯔미는 서둘러 여자 아이가 있는 동을 향해 뛰었다.
단지는 5층 건물로,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곧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 ‘R' 버튼을 눌렀다.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려는 듯 천천히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위로 올라갔다.
옥상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달려 나오자, 나쯔미는 눈앞의 철문을 밀어 젖혔다.
옥상.
정면 펜스 위에는 여자아이가 저쪽을 향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석양 속에서, 단발머리의 뒷모습이 보였다.
옷은, 빨간 원피스 같았다.
나쯔미는 그 아이에게 들릴 정도의 크기로 아이를 불렀다.
갑작스럽게 큰소리를 내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소녀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네가 소리 낸거니? 여기에서?”
그렇게 말하면서, 나쯔미는 천천히 펜스의 소녀에게 다가갔다.
“...어”
소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이 위에서 소리를 낸거지?”
나쯔미는 소녀에게 물어보았지만, 소녀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나쯔미는 펜스까지 5걸음 정도 되는 거리까지 왔다.
“...어”
“왜그러니? 거기선 잘 들리지 않아. 이쪽으로 와서 얘기해 보자”
4 걸음.
“...도.....어”
“뭐라고? 얘야 이리 내려와”
3걸음.
펜스는 가슴언저리 정도의 높이인 것 같았다.
그 위에서 소녀는 다리를 흔들어대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도...어”
이제 2걸음
나쯔미는 말을 붙이는 것을 포기하고, 조용히 소녀에게 다가 갔다.
“...도.....어”
한걸음.
이제 손이 닿는다.
나쯔미는, 재빠르게 양손으로 소녀의 왼팔을 움켜쥐었다.
그런 나쯔미의 손을 소녀가 다시 움켜쥐었다.
그러더니 소녀가 이쪽으로 빙글 돈다.
소녀의 얼굴 오른 쪽은 완전히 뭉개져 있었다.
입술이 없는 입이 크게 열린다.
“너도, 죽어~~!!!!!!”
놀랄 틈도 없이, 나쯔미의 몸은 펜스를 넘어 완전히 거꾸로 떨어져, 지면에 머리를 박고,
수박처럼 두개골이 뽀개져 나갔다.
“반장님, 위에서도 역시 유서 같은 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유서 없는 자살이, 이번년도만 해도 15건이나 되는군... 아무리 그래도 말야...”
“타살일까요?”
“하지만, 혼자서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녀석도 있지 않나?”
“네..그렇죠...”
“...어”
“응? 자네 지금 뭐라고 그랬어?”
“아니요, 아무말도...”
끝
5. 구멍
구멍이 뚫려 있었다.
직경 1센티 정도의 비교적 큰 구멍이었다.
구멍의 위치는, 마루에서 50센티정도 위에.
선반이 어떻게 놓여 져 있냐에 따라서 가려져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구멍이었지만, 묘하게도 신경이 쓰여 막아버리진 않았다.
구멍의 반대쪽은 305호실
잔소리꾼 사와다 카나씨의 방이였다.
홀로 사는 노파였다.
카메이 아키코는 몇 번이나 혼이 났었다. 열람판을 문틈으로 넣어 놓는 것만으로도,
“불법침입이야 불법침입” 이라며 소리쳐 대곤 했다. 그리고, 밤 11시 이후에는 숨죽여 생활하지 않으면, 곧바로 불평을 해댔다.
이웃들로 부터는 “별꼴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만큼 맨션에선 잔소리꾼으로 유명한 사람 같았다.
그 집으로 관통해 있는 구멍이 있다.
엿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 몇 번을 들여다보았지만, 옆집의 모습은 잘 볼 수가 없었다. 뭔가로 막아 놓은 것일까?
아키코는 손가락을 넣어 보기로 하였다.
마치 맞춰 놓은 것처럼 딱 들어맞는 크기의 구멍으로 검지 손가락이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손가락 끝에 만져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
극심한 통증이 검지 손가락에 느껴졌다.
“우와악!!!!!!!!”
너무 심한 통증에 비명을 지르며 검지를 빼내자, 손가락이 사라지고,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 직후,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불법침입이야, 불법침입!!!!”
그 소리와 함께, 신문구멍에서 데구르르 고기조각이 굴러 떨어졌다.
아키코의 검지였다.
곧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대원의 적절한 조치 덕분에 검지 손가락은 어떻게든 접합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사와다 카나는 ‘지발성 통합 실조증’이라는 병이 있어, 손도끼를 치켜 든 채로, 하루 온종일 구멍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끝
재미있으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