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건조대

제갈중달 작성일 10.12.01 20: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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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는 이야기 잘보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겪은 소소한 경함담 하나 올리려고 합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예전 제가 살던 집은 단독주택 1층이었습니다.


옆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해가 잘 안 들어와서, 오후 4~5시경이면 마루는 어두컴컴했지요.


당시 방 3개, 화장실, 부엌과 마루는 이어져있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단독주택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막 이사를 와서 겪은 일입니다.

 

 

 

 


집에는 어떤 기운이 있지요.


예전 집은 해가 잘 드는 남향이고 주변이 트여 있어 항상 밝은 느낌이었다면,


이사온 집은 어두컴컴하고 마루도 살짝씩 삐그덕대어 기분나쁜 느낌이 들었었지요.


사실 지하실집에 도둑이 들기도 하고, 방화범이 들어오기도 하고 하여튼 사건사고도 많은 집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올리도록 하지요.

 

 

 

 

 

중학교 2학년 때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오자 집이 텅비어 있었습니다.


5시경이라 이미 집안은 어두워져 있고, 그래도 낮이라고 생각하여 불은 켜지 않았지요.

 

'어머니도 안계시고.. 빨리 방에 가서 오락이나 해야지' 생각을 하고 교복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교복은 마이, 조끼, 웃옷, 바지까지 4종세트였지요.

 

 

 

 

 

일반적으로 방에 옷을 걸긴하 지만 저희집 마루에는 빨래건조대가 있었습니다.


아시죠. 그 a자로 펼친후에 날개쭉뻗치게해서 거기에 옷걸이로 거는 식의 건조대였지요.


신혼부부들 흔히 쓰는데 저희집의 것은 훨씬 컷습니다. 마루 3분의 1은 차지했거든요.

 

한쪽 날개에는 빨래후 말리는 옷을 걸고, 다른 한쪽 날개에는 집안식구가 입는 옷들을 걸어두고는(옷장대용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마이를 걸고, 조끼를 걸고, 바지를 거니, 더이상 빈 옷걸이가 없는 겁니다.


옷걸이가 한 40개는 있었던 거 같은데 전부 가족의 옷들이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였죠.


그래서 반대편 젖은 옷들이 걸려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쪽에도 빈 옷걸이는 없더군요. 하긴 어머니께서 빈 옷걸이를 그쪽에 두실리가 없었지요.

 

그래서 다시 반대쪽 날개로 이동해서 옷걸이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드는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주위가 싸늘해진 느낌이 드는 겁니다.


'아.. 옷이고 나발이고 빨리 들어가자 싶어서..' 웃옷을 대충 건조대 날개에 쫙 펼쳐 두었습니다.


그리고 씻으러 화장실쪽으로 한 다섯발자국 걸었을까..


뒤에서 '토옥'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겁니다.


순간 놀랐지만.. 그래도 뒤돌아 봤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본 순간... 전 얼어붙었습니다.

 

 

건조대 아래 떨어져 있던 것은 것은 바로...

 

 

 

 

 

 

 

 

 

 

'빈 옷걸이' 였습니다.

 

 

 

 

 


순간 들은 생각은...


'뭔가가 있다.. x발 뭔가가 진짜 있다... 그게 진짜 내 옆에 있다가..


내가 빈옷걸이가 있는데 못찾고 있으니까.. 요깄지 하고.. 떨어뜨려준거다.'

 

거의 1초와 같은 찰라에 이 생각이 들면서 저는 추리닝을 움켜쥐고 집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마당에서 허겁지겁 옷을 입고.. 바로 동*락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2시간을 개기다가 집으로 돌아가니 어머니께서 와 계시더군요.


제 옷은 이미 옷걸이에 얌전히 걸려있는 상태였습니다. 어머니꼐서 거셨겠지요.


남자가 겁이 많다고 하실까봐 어머니께는 지금까지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이 지나친 것이었을까요.


과연 하필 빈옷걸이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후에 바로 이사를 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빈 철사 옷걸이를 보면 그 일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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