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도보여행중 있던일5

안을라 작성일 10.12.29 23: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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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니, 계속 이어 쓰겠음.

 

앞에 글에서 내가 너무 버릇이 엇었던 것 같음.

 

그래도 착하고 잘생기고 이쁘고 아름답고 우월한 님들이 참으셈.

 

어린너무세키가 뭘 알겠음?

 

이번편에 무서었던거 올릴려는데 못담을 듣함. 담편쯤에 올릴게영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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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너무 달렸던게 화근인지, 발이 굉장히 아팠음. 게다가 배고 심히 고팠고, 할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이

 

궁금했지만, 참기로했음. 나중에 정말 쓰러질것 같은데 먹기로 결심함.

 

그렇게 걷다가 몰랐는데, 운전하는 양반들 담배꽁초 고속도로에 졸라리 버리는걸 알게됨.

 

물론, 도중도중 쉴 때 담배꽁초 암때나 버린 나도 나쁜넘이지만, 저러다가 잘못하면 사고나겠다 생각했음.

 

저런 씨버머거도 시원치 않을 놈들이라 욕하며, 고속도로 옆 농장이나, 밭이나, 산을 보며 운치를 만끽함.

 

물론, 몸이 굉장히 편한 기차여행이나 함께 여행하는 길동무는 없었지만, 내 삶에 피가되고 살이되리라 생각했음.(ㅈㄹ...)

 

이때 내가 대단히 신기한걸 겪었음.

 

하늘이 꽤나 우중충해져서 가만히 하늘을 봤는데, 저~~ 기 위해서 뭔가 오는거임.

 

뭐지? 하면서 한참을 바라봄.

 

그것은 비구름이었음.

 

내가 빗속으로 들어간게 아니라, 비가 나를 향해 왔던거임. 정말 영화같이 비는 내 몸을 덮쳤음.

 

너무 신기하고 장엄하고 놀라워서 난 한참을 감탄했음. 세삼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며......난 또 비에 함쁚 젓은거임.

 

이러다가 대머리 되겠다라고 속으로 되낸나는, 어줍찮게, 옷 하나를 꺼내서 머리에 둘렀음. 혹시 사고가 날수도 있으니,

 

최대한 밝은걸로 뒤집어씀.

 

그렇게 걷는데 역시나 사고 나있었음. 차가 박살이 나있고, 구급차와 견인차가 도로한켠에 놓여있었음.

 

이때 어린나는 견인차하는 사람이 경찰인줄 알고, 또 잡혀갈까봐 고속도로 옆에 수풀사이로 숨었음.

 

그러며 무심한 하늘을 바라봄.

 

진짜 누가 이 모습을 보면, 분명 갈 곳없는 노숙자라고 그랬을 것임.

 

걸을땐 몰랐는데, 비가 맞고 가만히 있으니 추워지는 것 같기도하고, 어느샌가 경찰(견인치가 경찰인줄알듬)도 갔고해서

 

다시 고속도로로 나옴. 그렇게 좀 더 걸으니, 비가 멈추고, 해가 쨍쨍함. 잘됬다 싶어서 가방에 있는 옷들을 전부 깨내서

 

가방 틈틈히 여유있는 끈에 옷을 묶었음. 젖은 옷을 말려야할 것아님? 생존하려다보니, 잔머리가 매우 돌았음.

 

그러다가 점점 차가 정차하는 구간에 왔음. 꽤나 차가 막히나봄. 단풍놀이를 가려는 사람이 많았는듯.

 

이상하게 깡다구가 생긴 나는 멈춰있는 차 유리창 넘어로 시계를 봄. 운전자가 놀래서 날 보고, 그 옆에 타고있던 여자도

 

놀램.

 

'아 죄송해요, 걍 시간좀 볼라구요. 몇시죠?'

 

'4시 반인데요;;'

 

'아 예 고맙습니다.'

 

그러며, 사이드미러로 내 얼굴을 한번 훑어봐주고 다시 걸었음.

 

뒤에서 '*넘'하면서 소리가 나는데, 걍 썡깜. 난 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미 *거였음.

 

그렇게 정차된 차는 한참을 그대로 있었음. 난 1시간정도 걷다가 참을 수 없는 허기에 도로옆 가탱이에 주저앉아

 

할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음(김밥이었던걸로 기억함.)

 

한 5줄 되는 양으로 기억나는데, 멈춰있는 차들 사이로 느껴지는 시선따윈 당당하게 무시헸음.

 

힐끔거릴때마다 날 보며 웃는 사람들의 눈과 마주쳤지만, 쿨하게 외면했음.

 

그렇게 한 10분정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차가 또 멈췄음. 그때 무심결에 앞을 봤는데, 아까 내가 시간 물어봄 차주인이

 

날 쳐다보고 있엇음.

 

님들 그 기분암? 내가 짐 쓴 글을 본인이라고 상상해보셈...................자신이 한 없이 타락하는 기분일꺼임.

 

왠지 또 눈물이 흘렀음. 그냥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꾸역꾸역 김밥을 입에 쑤셔박음.

 

감기에 걸렸는지 콧물도 흐름.

 

그때 갑자기 '저기요...' 하는 소리가 들림.

 

눈에는 눈물 코에는 콧물 입에는 김밥 가득한 얼굴로 난 위를 올려다봄.

 

아까 그 여자가 나한태 게토레이? 포카리? 여튼 이온음료 1.5l짜리를 건냄.

 

'저희는 안먹어서요...'

 

난 받지도 않고 코만 훌쩍거리며, 그 여자를 멍하게 쳐다봄.

 

어찌할바를 모르던 여자를 머뭇거리다가 내 옆에 음료를 두고 차로 뛰어 들어감.

 

난 다시 그 음료를 멍하니 바라봄.. 그때 또 누군가 와서 뻥튀기를 놓고 도망감. 그 사람 움직임을 시선으로 쫓는데

 

누가 또, 사이다랑 빵 2개를 두고가면서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2만원을 그 밑에 끼워놓고 가는거임.

 

난 영문을 모른체 어벙벙거리는데, 차들이 움직이면서 갈길을 가는거임.

 

순간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짐. 날씨가 어둑해진데다가 눈물이 앞을 가려서 아무것도 안보이는거임.

 

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들리지 않는 상대들에게 몇번을 외치고, 혼자 흐느꼈음.

 

정말 평소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지는거임.

 

평소에는 동정하지말라고 짜증난다고, 가식떨지말라고 소리쳤을 관심인데, 너무 고마운거임.(그때 이후로 6개월에 한번씩 봉사활동 하러다님)

 

여튼 그렇게 한 10분동안 흐느끼다가 정신차리고, 주섬주섬 가방에 챙긴 뒤에 언제나처럼 지도를 들고 걸었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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