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도보여행중 있던일1

안을라 작성일 10.08.20 10: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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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귀신을 봤다거나 가위에 눌린적이 단 한번도 없음.

 

대신 나름 섬뜩한 경험이 있어 그 중 하나를 씀.

 

 

본인은 걷는것을 매우 좋아함. 근데 뛰는건 싫음....

 

하루에 평균 1시간은 걷고, 주말에는 등산도 가고 그럼. 노인 아님...ㄷㄷ;

 

여친이랑 헤어지고, 쓸쓸해서 배낭여행이나 갈까 생각을 했음.

 

근데, 왠지 고생을 엄청 해보고 싶은거임.

 

군대는 가기 1달정도 시간이 있고, 어떻하지? 생각하다가 결국 도보여행이라는 개쌩고생을 하기로함,

 

부모님께 허락을 맡고, 같이 여행을 할 친구를 구했지만, 매우 게을러 그딴걸 할 애들이 있을리 없었음.

 

그렇다고 이걸 포기할 수는 없는거임.

 

난 나혼자 가기로했음.

 

 

인터넷을 뒤져 렌턴,옷몇개,1:50000인가? 여튼 지도, 여분의 운동화, 수건3개, 휴지,물티슈,폰(충전기) 등등..

 

그리고 단돈 5만원을 가지고 무적장 떠난거임.

 

해본 사람은 알꺼임. 한 2시간만 걸어도 걍 집에갈까? 라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함.

 

그때 갑자기 비가내리는거임. 죶댄거임. 우산을 안챙긴거임.

 

달랑 밀짚모자가 전부였음.

 

근데 난 비오는날을 굉장히 좋아함. 비 맞는것도 좋아함.

 

혼자 도로한복판에 kiss the rain~!!!이라고 이라고 괴성을 지름.

 

의지가 마구 샘솟는거임. 혼자 끼야!! 하면서 *듯이 뛰었음. 뛰면서 헤어진 여친에게 온갓 쌍욕을 했음.

 

하는김에 문자로 한마디 해주고 싶은거임. 그래서 폰을 꺼냄.  폰이 물에젓어 꺼저있음...

 

엿된거임. 폰은 의미가 없어짐.

 

그래도 그냥 갔음. 난 so cool함.

 

가다가 목이 말라서 이온음료를 하나사고 힘들어서 1시간 걷고 10분쉬고를 반복함.

 

내가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그렇게 6시간을 걸었음(체감). 가을이라 해가 뉘엿거림.

 

배도 무지고픔. 양산쯤에 온거 같은데 잘은 몰겠음. 계속 도로임. 인가가 나올 생각을 안함...ㅡ.ㅡ

 

비는 점점 많이 오더니, 폭우수준...ㅠㅠ 난 다 쓰러져가는 건물 밑으로 들어가 거기 주저앉으며 아파오는 다리를 쪼물딱

 

거리며, 곰곰히 생각을 함.

 

비만 안오면, 대충 아무대나 모기향 피우고 잠들면 되는데 이놈의 비가 날 굳이 남의집에서 신세를 지게 만드는거임.

 

근데 내 삐알에서 벗어난 곳이라 어디에 집이잇는지는 알수가 없는거임.

 

그렇게 담배 한 3~4개 피니까, 해가 완전 졌음;;

 

폰이 고장나서 몇시인지 알 수가없음.

 

난 히치하이킹을 떠올림. 그리고 다시 도로변으로 나와 지나가는 차에게 손을 흔들었심.

 

근데 다 쌩깜....인심이란...

 

그렇게 한 30분하니, 차도 별로 안보임. 별수없이 난 다시 걷기로했음. 하루도 안되는 시간에

 

난 정말 내가 부처라는 되는듯 온갓 깨달음이 머리를 스쳐지나감. 그리고 그중에 가장큰 깨달음이 내 머리속 깊숙히

 

자리잡음. '집나오면 개고생이다.'

 

하지만 난 다시 마음의 다잡음. 젊을때 이짓하지 언제해보겠음?

 

다시 걸었음. 그렇게 또 내 느낌으로 2시간 걸었음.

 

도로변 옆 논밭이 있었는데, 그쯤에 집이 보임!! 난 살았음!! 거기로 뛰어갔음. 가는길에 논두렁에 빠지고 진흙에 미끌리는

 

몸개그는 빼먹지 않음. 결국 그 3~4분 되는 시간만에 난 '거리의 시인'이 되었음.

 

근데 갈수록 그 집은 집같이 않은거임. 하지만, 포기않고 갔음. 젠장..

 

논에 물을 끌어올려주는 수압펌프가 있는 작은 건축물이엇음....

 

난 이때 절망함. 진짜 절망함...하지만, 그 안에서 걍 하루 자기로했음.

 

안에 들어갔음. 다행히 비가와서인지 펌프는 작용하지않고 있었고 그덕에 조용햇음.

 

 

난 나 하나 딱 누울수 있는 공간에 모기향을 피우고,(가을인데 모기가 있었음.) 담배 하나 빤다음에 주린배를 움켜잡고

 

금새 잠이듬.(난 어디든 혼자 있을땐 잘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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