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이 도로를 계속 걸음. 지금도 그렇지만, 난 그렇게 정의로운 사람이 아님.
그치만 불과 30분 전의 일을 난 생생히 기억함. 아직 세상을 살 만한곳이라는 것임.
그러다가 혼자 갑자기 선과악의 양면성에 대해서 고찰을 가짐.
분명 아까 그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선의의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살다보면 한번쯤 나쁜일을 해야 할것임.
그걸 생각하니, 정말 이 여행이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생각했음.
씻지 않고 이렇게 무전여행때는 똥을 닦을 때, 꼭 물티슈로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사실과함께(아니면, 항문이 개간지러움)
여러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난 왠지 엄지발가락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심.
뭔가 싶어서 발을 들어서 그 시원함이 근원점을 찾음.
신발이 터졌음. 단 하루도 비로 인해 마르지않던 신발이 오랜 강행군에 견디지 못하고 터진것임.
하지만, 슬프지 않았음. 난 이미 집을 떠날때, 여분의 신발을 챙겼었음.
그 자리에 쪼구려앉아서 쿨하게 신발을 고속도로옆 벼랑아래로 던지며, 아디오스~를 외침.
그리고 가방을 열어 여분의 운동화를 꺼냈음. 구린내가 솔솔나고, 여행용으로 좋지않은 스니커즈지만,
그걸로 만족했음.
왜인지 첫날 수압펌프창고에서 잠을 잔 뒤로는, 이렇게 깨알같은 것에 많은 만족감을 느낌.
무소유의 입문에 단계에 발을 디딘 것같은 느낌이었음.
그렇게 5분 걷는데, 내가 무릎이 아팠었따는 것을 알게됨. 스니커즈가 좀 폭신폭신하자늠?
그래서 그런지 무릎과 발목이 왠지 좀 편안했음. 하지만, 그 편안함은 10분이 넘지않았음.
토목공학공부를 하시는 분이면 알것임. 측량을 할 떄, 바닥에 기준점을 잡고 그 자리에 못을 박음.
난 그 0.3mm로 안되는 못에 걸려 넘어지면서, 타박상+찰과상과 오른쪽 신발이 터지는 크리를 맞음.
못이 약간 r 로 박혀있는데, 신발 밑창이 고무라서 거기에 찝히더니, 그데로 공중분해가 된것임.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나는 정신적인 쇼크에 빠졌음.
난 정신을 차리고 주저앉아서 내 발에 묶여 있다고 생각이하는 편이 더 적절한 내 발바닥이 보이는 신발을 바라봄.
멍해짐.
정말 신이 날 무소유로 만들 생각인가봄. 뭐 어찌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은 나는, 가방에서 뻥튀기를 꺼냄.
아까 넘어지면서 다 부수어져 조각조각났지만, 왠지 맛있다는 생각을 함.
그와 동시에 내 한심스러움에 감탄했음. 그때 내가 벼랑아래로 던진 신발이 생각났음.
난 재빨리 뻥튀기를 다시 가방에넣고, 분리된 신발 밑창을 내 발아래에 깔고, 더이상 신발이라 부를수 없는
신발의 끈을 풀어서 내 다리와 밑창을 묶었음. 쪼리(슬리퍼)처럼.
그리고 난 걸어왔던 대략 15~20분거리를 뛰어갔음.
도중에 끈이 풀려서 다시묶고를 반복하면서 제발 그 자리에 신발이 있기를 간절히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