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늦어서인지 해가 뉘엿뉘엿 지는걸 보니 도착하면 아홉시는 되겠더래요..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하니 부지런히 걸으셨대요.. 지금와서 생각하면 산 꼭대기 사신 외할아버지가 대단하셔요 정말.
마을도아니고 집 두세채 있는정도였다고해요..
점점 어두워지고 길이라곤 딱 외길.. 불빛도 없이 걷고 또 걷는데.. 순간 흠칫.. 무언가가 지켜보는 기분이더랍니다.. 몸에있는 털이란털 솜털까지 쭈볏 서는 기분.. 하지만 뒤돌아서는 순간 압도될거같은 기분.. 중요한건 그길이 옛 호랑이 터였다고 해요.
물론 그때는 없었다고 생각됬지만 워낙 산이깊고.. 인적도없고.. 멈춰버린 몸이 생각해낸건 한가지.. 꽁치 때문이구나..
비릿한향이 진동을하니 요놈이 왔구나.. 천천히걸으면서 크게 노래를 하시며 꽁치를 하나씩 뒤로 던지셨대요.
순간 꽁치가 땅에 닿는소리가 안들리더랍니다...
천천히 한마리..한마리.. 버리면서 걷고 또 걷고.. 멈추면 뒤에 있는 짐승도 멈추고.. 그 시간이 지금도 생각하면 얼어버린기분이라고 하시더군요.
마침 고개하나를 건너니 외할아버지가 너무늦다싶어 아들들을 이끌고 마중을 나왔더래요.. 순간 달릴까.. 했지만 으르릉..낮은 소리.. 얼어버린 발걸음을 보시고 할아버지가 소리소리지르면서 횃불을 휘두르면서 오자 바스락 소리와함께 지켜보던 기분이 사라지더랍니다.. 살았다 싶어 집으로들어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등뒤어 눈빛이 희번덕하며 쫒아오더래요..문제는 이런일을 겪었는데 곡주를드시고 쿨쿨 잤더랍니다..
예전엔 호랑이가 문을 부시고 들어오는터라 나무를 x자로 문에 대고잤는데 다음날 나가보니 개두마리가 목줄이끊긴채로 없더랍니다.. 아찔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날 동네주민이 전날 호랑이 울음소리가 있었다고 하면서 용케 살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