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토요미스테리 극장.TXT

MC레이제 작성일 13.02.07 23: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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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은 실화는 아니고

 

과거 90년대 후반 인기 심령 다큐프로그램 이었던 S방송사의 '토요미스테리 극장' 에 나왔던 한가지 에피소드를

 

생각나는대로 이야기 형식을 빌려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억나시는 분이나 식상한 분도 계시겠지만, 최대한 재미를 살려 적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일본 혼슈 지방의 남부 도시 시마네현에서 있었던 사건을 재구성하여 썼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허름하기 그지 없는 중고 자동차 매매시장..

 

어떤 경로로 어떤 사연을 안고 폐차직전의 차들이 새단장하여 들어왔는지 모를 이곳에서 한 사내가 예의 주시하며

 

차들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사내의 이름은 나카야마 겐지.

올해 서른의 사회 초년생으로 당장 출퇴근에 필요한 자동차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초년생 신분의 월급으로 새차란 엄두가 나지 않아 중고차 매매 시장을 전전하며 발품을 팔던 중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몇 시간을 둘러보던 그의 눈에

 

연식은 오래 되어 보이나, 외관상 군더더기가 없고 일단 무엇보다 엔진 소리가 경쾌했던

H사의 D모델이 들어왔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계약서 작성하죠!"

 

외관상이나 큰 문제가 없음에도 유독 싼 값에 나온 그 차는 겐지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였고

언젠가 많은 돈을 벌어 새차를 살때까지 자신의 발이 되어줄 애마로 낙점한 뒤 기분좋게 시동을 걸었다.

 

처음 차를 고를때 확인했던 경쾌한 엔진 소리와 함께 주행감이 아주 좋았다.

어찌나 좋았던지 발품을 파느라 시간을 허비한 탓도 있었으나 주행 시간은 길어졌고 땅거미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이내 달리던 도로 위로

어둠이 내리깔리고 있었다.

 

생애 첫 차의 첫 시운전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집을 향해 차를 몰고 갔다.

 

교차로 앞에 차가 멈춰 신호대기를 받던 중,

사이드 미러로 자신의 바로 뒤에 대기중이던 검은색 승용차와 운전자가 들어왔다.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 했으나, 어딘가 어두워 보이고 험상궂은 인상의 운전자.. 뭔가 꺼림칙 했다.

 

신호가 바뀌고 다시 출발하는데.. 자꾸만 뒷차가 따라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부터 뒷차는 의식하지 못했을뿐 계속해서 겐지를 쫓아왔던 것 같았다.

 

갑자기 무서운 마음에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뒷 차 역시 미친듯이 따라 붙었다.

한참을 정신없이 달리는데 갑자기 뒷차가 경적을 울리고 헤드라이트를 켰다 껐다 반복하며

운전자 역시 차를 세우라는 시늉을 하는 듯 보였다.

 

차를 세웠다간 항간에 떠도는 장기밀매나 괴한에 의한 납치, 살인등의 위험한 일을 당할 것 같아

속력을 멈추지 않고 무작정 달리고 또 달렸다.

이미 한참 전에 들어갔어야 할 아파트 입구를 그 차를 따돌리기 위해 돌고 돌아 늦은 밤이 되서야 도착했다.

 

어떻게든 따돌렸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차의 행방을 쫓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불안한 와중 지하 주차장 까지 내려갈 필요 없이 집 앞 주차장에 빈 자리가 있어 주차 시킨뒤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한달음에 집으로 뛰어 올라갔다.

 

몇일 후..

낯선 차량과 사내에게 쫓긴 아찔한 기억을 제외하곤 첫 차를 산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겐지는

부득이하게 차를 두고 2박3일간의 지방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기분나쁜 표정과 인상의 사내는 어떻게 뒤를 밟았는지 겐지의 아파트 근처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도착한 겐지에겐 서둘러 마무리 해야 할 일이 있어 급하게 다시 회사로 가야 했고

첫 시운전 후 약 일주일 만에 장만한 차를 몰 생각에 들뜬 채 키를 챙겨서는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겐지가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발마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지하 주차장 전체를 휘감았고

겐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폴리스라인이 설치될 정도로 사건의 현장이 되었다.

살인 사건이었다.. 그것도 아주 무참하게..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군데 성한 곳이 없었고 예리한 무언가로 난도질 당해있었다.

시신의 주인은.. 다름아닌 아까까지 잔업을 위해 차로 향하던 겐지가 죽은채 발견 된 것이다..

 

현장은 경찰과 감식반에 의해 철저히 통재 당하고 있었고

그 무리들 중에서 낯 익은 사람이 침통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험상 궂은 얼굴에 미세한 칼자국이 드러난 날카로운 인상.. 바로 겐지가 차를 구매하던 날 뒤를 쫓던 의문의

차량 운전자였다..

 

그리고 같은 시각 사망한 겐지의 집 음성녹음전화기(90년대 중,후반 지금의 핸드폰 음성녹음 처럼 부재시 음성 메모를 남길 수 있는 전화기 였습니다.)녹음 목록이 흘러 나오고 있었고, 한 중년쯤 되어보이는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겐지 선생.. 몇일째 겐지 선생을 찾기 위해 아파트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돌아다녔지만 결국 찾을 수 없어

알아내게 된 번호로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죠. 저는 시마네현 경찰청 남부 지국 경무 스기무라 사카이 라고 합니다.

선생께서는 얼마전 중고 자동차 매매 시장에서 중형세단 승용차 한대를 아주 싼 값에 구입하셨죠?

네 맞습니다. 그 날 선생의 차를 뒤쫓았던 사람이 바로 접니다..

우선 부득이하게 위압감을 드린 점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저는 선생이 구입한 그 차량에 대한 사건,사고 조사를  담당했는데 놀랍게도 지난 9년간 일어난 차주들의 살해 방법과 장소가 아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죽은 차주들의 시신을 부검해 보았지만 범인의 지문이나 흔적 일채를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생은 차의 10년이자 10번째 주인이 되셨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생의 뒤를 밟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말입니다...

사실 저는 지금도 그 광경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그저 빨리 선생이 이 메시지를 확인해 주시길 바랄뿐이죠..

지금 제가 드리는 말씀은 추호의 거짓도 없는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날.. 선생의 차를 쫓던 그날..

선생이 의식을 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전 차를 구입하고 자동차 중고매매장을 떠나던 그 순간 부터 뒤를 밟기 시작했죠

그때까진 별 이상 징후가 없었고 오히려 그렇게 많은 사고를 당한 차가 그렇게 잘 나간다는게 놀라울 뿐이었죠.

그리고 얼마 후 날이 저물고 선생이 교차로 앞에 서서 신호대기를 하던 바로 그때....

 

선생의 옆자리.. 그러니까 조수석에서 웬 머리를 산발한 찢어진 것인지 크게 웃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귀까지 이어진 입, 촛점 없는 눈, 엄청난 상처들로 뒤덮힌 창백한 피부...다 헤지고 낡은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사시미 칼을 높이 쳐들고 선생을 향해 몸을 돌리고 앉아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때마침 신호가 바뀌어  선생은 미친듯이 속력을 높여 출발하기 시작했고 저 또한 필사적으로 쫓았습니다.

어떻게든 선생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경적을 울리고 헤드라이트를 깜빡 거렸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헤드라이트를 켜 선생의 차를 밝히자 놀랍게도 그 여자가 사라져 버렸고

다시 끄면 나타나는 식이었죠..

그렇게 선생과 저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한거고 제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선생의 차를 놓쳐버리고 만것이죠..

 

선생을 놓치고 선생의 주소와 연락처를 어렵게 구해 이렇게 연락을 드린겁니다..

 

또한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있습니다.

차의 첫번째 주인은 악덕 고리대금 업자 였는데, 빚을 받는 과정에서 일본내에서 알아주는 술집의 기생을 연모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차로 유인해 겁탈을 시도하다가 반항이 거세져 가지고 있던 사시미 칼로 무참히 난도질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까지의 차주들이 그랬듯 그 시초격으로 차주는 차 안에서 원인불명의 예리한 무언가에 난자당해 살해 된 채 발견됐습니다.

 

일단 차의 결함이나 사고가 없었으니 간단한 흔적만 제거되고 차는 계속해서 중고 자동차 시장을 전전하며 후에 선생을 비롯한 9명의 주인을 더 맞이한겁니다..

공통된 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살해된 차주들이 모두 야간 운행을 하거나 어두운 터널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거죠..

 

아무래도 지난 밤 제가 선생을 쫓을때 헤드라이트 키면 나타나고 끄면 사라졌던게 같은 맥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믿고 싶지도 않고..

저도 이 바닥에서는 나름 잔뼈도 굵고 꽤 베테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차에 그 죽은 기생의 망령이 씌였다고 밖에는 설명 할 길이 없습니다..

저주의 악순환은 선생에서 끊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메시지를 확인하시면 바로 연락을 주시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시라면 어두운 곳에서의 운전은 자제해 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메시지는 계속해서 겐지의 아파트 내부를 울리고 있었다....

 

일단 이야기는 이렇게 끝나고 사실 토요미스테리극장 영상에서는

마지막 희생자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귀신의 얼굴이 화면 전체를 덮으면서

기분나쁜 여자가 기분나쁘게 깔깔 거리면서 웃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그건 어떻게 글로 표현할 길이 없어서 못썼습니다. ㅠㅠ

아! 또.. 사실 방송에선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한국버전으로 재구성 하느라, 귀신 묘사를 하얀 소복입고 머리 산발하고 식칼 든 설정으로 나왔지만, 저는 살짝 꼬아서 재구성 해봤습니다 ㅠㅠ (어차피 원 구성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엮은거라..)

암튼 그 영상을 구하실 수 있어서 보신다면 장난 아니게 소름끼치실 겁니다..

 

십 몇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날 정도니까요...

 

뭐 필력이 딸려서 재밌게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호응 많이 해주시면, 앞으로 다른 에피소드도 최대한 생각나는 범위에서 최대한 재밌게 쓰려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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