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먹었겠다 술주정 썰 들어갑니다.
옛날 양옥집은 마당이 있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옛날엔 양옥 한옥 이런식으로 집을 나눴지요
기와집을 한옥, 슬라브로 만들고 집에 마당과 마루가있는 집을 양옥집이라 불렀습니다.
컬러텔레비젼 없었던 세대라고 생각하세요
저희집은 사랑방과 가게(선술집) , 마당 그리고 마당과 연결된 마루, 큰방 마루에 딸린 부엌과 작은방으로
이루어 집에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초등학교 육성회장이라고( 그때는 잘나가는 집안 부모님만 하던 시절)
그런것을 하셨었답니다. 근데 하던 일이 사람을 많이 꾸리던 일이라 매일매일이 술을 끼고 살았었죠.
요새 말하면 건축하는 사람이라고 할까.
간경화,중풍 몸을 앓으시고 가산이 기울어지면서 어머니가 선술집을 꾸리셨다고합니다.
ex)선술집이라 함은 노가다 하는 어른들이 새벽에 나와서 일나가는 것을 기다리면 간단히 막걸리나 국밥을 먹으면서
일감을 기다리는 곳
역시 술먹었더니 글이 산만해지는군요
그때도 아마 초딩1-2 학년즈음 되었을겁니다.
절 좋아하던 아저씨가 있었죠 그때 아저씨 나이가 26즈음 되었을거에요
전쟁에 부모를 여의고 혼자 고아원에서 자라
막노동으로 자기 앞가림 하던 그런 아저씨였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아저씨를 동생처럼 아껴주었지만 아저씨는 술만 먹으면 행패를 부리며
(행패라고 해밧자....그냥 울고 어거지쓰고 그냥 그런정도)
저한테 이놈의 새끼야 소리를 지르지만 얼굴에 뽀뽀하면서
천원을 손에 쥐워 주던 그런 아저씨였드랬져 이름이 재인이 아저씬가....
어쨋든
잠을 자다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서 잠이 깻어요
'아 쉬마려' 하고 눈을 뜨니 깜깜한 새벽
전날 전설의 고향도봤으니 새벽에 눈뜨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겠져?
화장실은 가야겠는데 화장실이 푸세식화장실 마당 밖에 있으니
어떻하지 어떻하지 고민하고 있을때
마루에 걸려있는 괘종시계가 소리를 냅니다.
'댕' '댕' '댕' '댕'
새벽 4시구나.
ㄷㄷㄷㄷㄷ 화장실가서 쉬아는 해야겠는데
옆에 막내누나는 내가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질 않으니
겨울이라 마루 덧문만 열고 마당에 오줌눠야지 라고 생각하고
큰방(마루에 붙어있고 창호지로 발라진 방)
문에 고양이가 들락거리면서 창호지가 뻥 뚫린데가 있어서
거기로 빼꼼히 밖을 내다봤습니다.
뿌연 안개처럼 스산한 기운
나가서 후다닥 소변 보고 빨리 자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방 근처에서 누군가 스르륵
놀란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형상은
재인이 아저씨가 이상한 죄수복을 입고 타박타박 걸어가는 모습
놀란 나는 무섭기도 했지만 아저씨가 왜 이시간까지 집에가지도 않고 우리집 마당에 있나
궁금하기도했고 쉬도 마렵고......
"재인이 아저씨~" 불렀습니다. 창호지문 뚫린곳으로
등을 돌리면서 재인이 아젔가 무섭게 눈을 부릅뜨고 손을 내젓습니다
마치 자기한테 다가오지 말라고
그렇게 저한테 잘해주던 아저씨가 도깨비처럼 무섭게 화를 내는 모습에 놀래서
숨었던거 같습니다.
눈을 떠보니 아침 막내 누나는
오줌싸개라 저를 놀리고있다.
아침에 엄마한테
'엄마 어제 새벽에 재인이 아저씨 봤어'
'재인이가 왜 새벽에 우리 집에 있어~ 8시에 집에 갔는데'
'새벽에 오줌마려워서 잠깼는데 아저씨 봤어'
엄마는 이상한 소리한다고 해장국을 끓이러 나가십니다.
그리고 몇일 뒤 노가다 하는 아저씨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재인이 아저씨가 뒷길 하천에서 쌀포데기를 두르고 얼어죽어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