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간만에 글 좀 써볼랬더니 영 손가락이 안따라 가네요.
그냥 제 스탈 대로 써야 겠습니다.
무튼,
녀석이 계속 말을 이어 갑니다.
"술을 안마시면 잠을 못자요" 라고 말하 더군요.
"응? 거 뭐, 알코올 중독 같은거냐?" 라고 물으니 녀석의 대답이 걸작 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자려고 누우면 어떤 여자가 자꾸 괴롭혀요"
아, 정말, 모골이 송연해 지더군요.
그 이전에도 나름 살면서 괴이한 일을 겪긴 했는데 녀석이 그날 해준 말은 충격적 이었습니다.
녀석의 말을 빌자면 자려고 누웠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떠보면 방 구석에서 여자가 쭈그리고 앉아서 계속 쳐다 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아버리면 귓가에 말소리가 들린 답니다.
주로 하는 말이 "너 왜 여기 누워있어?" 라는 말을 자꾸 되뇌이며 속삭인다고 하더군요.
깜짝 놀라서 눈을 뜨면 계속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고,
눈 감으면 어느 틈엔가 자기 귀에다 속삭이고 있고……..
이런 일련이 일들이 밤새 벌어 진다는 군요.
일단 뭐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여자 귀신이라니.
용기 내어 물어 봤습니다.
"이….이…..이쁘냐?"
씨바 아님 말지 왜 째려봐.
하긴 귀신이 이뻐봐야 귀신이지
녀석은 원래 작은방에서 드럼치는 형과 같은 방을 쓰다가 뜬금없이 드럼치는 형이 코를 너무 심하게 골아서 못자겠다고 우리 방에서 같이 생활 했었는데 녀석의 말에 의하면 그 귀신 때문에 우리 방으로 도망 온거 였는데 방을 옮기나 마나 계속 따라 다닌다는 것 이었습니다.
(사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드럼치는 형도 계속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아 형, 나 아주 미치 겠어요" 라고 말을 하는 녀석은 거의 울기 일보 직전 이었습니다.
암튼 얘기를 하다 보니 일 나갈 시간이 다 돼가길래 녀석에게 일단 일 나갔다가 나중에 얘기 하자며 집에 들여 보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기분이 뭔가 찜찜하더군요.
녀석에게 일단 '비밀은 지켜 주마' 고 얘기 했는데 사실 이때 공개적으로 얘기를 하고 공론화를 시켰으면 어땟을까 생각 합니다.
그 때 이미 멤버들끼리 서로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각자 이상한 현상들로 시달리고 있었던 때 였거든요.
말만 안하고 있었다 뿐이고 기타 녀석에게만 좀 크게 시작 했을뿐 이었지요.
아, 이거 일과 마무리 시간 됐네요.
저녁에 집에 가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너무 짧아 죄송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