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에서 생긴 일 6

hyundc 작성일 13.11.25 1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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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서로 식은땀이 범벅이 되어 숨죽인채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잘박' 하고 걸어 나오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납니다.

 

 

 

공포에 질린다는표현이 있지요

질린다라는 표현을 뼈 져리게 실감한 날 입니다.

공포감이 나를 덮어와 이성을 마비시켜 버리면 숨이 쉬어지질 않습니다.

호흡도 생각을 하고 의식을 하면서 들숨과 날숨을 내뱉어야 할 정도가 됩니다.

 

흔히 공포영화를 보면 너무 심한 공포에 질려 눈과 입을 뜨고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그 장면이 굉장히 디테일 하고 사실적인 묘사라 생각 합니다.

 

숨조차 쉬어지지 않습니다.

 

암튼,

 

그 걸음 소리가 찰박……………..찰박………………찰박이런 식으로,

한걸음 띠고 한참을 멈춰져 있다가 또 한걸음 띠고 한참을 멈춰져 있다가 이런식 으로 다가 옵니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정신은 되려 명징해 지고 온몸에 흐르는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고 온통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리고는 어느 순간 그 소리가 멈췄습니다.

 

그때 그 모텔 방 화장실 입구가 저희 쪽이 아니 었습니다.

그러니까 현관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그쪽으로 나있는 화장실 이었죠.

저희가 누워 있는 침대에서는 그 방 화장실 내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화장실쪽을 등지고 누워 있었고 저는 그녀를 안고 화장실 방향을 향해 누워 있었 습니다

 

당장 불을 켯으면 좋겠는데 그 전등 스위치가 화장실 벽 쪽에 붙어 있었습니다.

리모콘이 어디 갔는지 찾는것도 언강생심 엄두도 내지 못했구요.

 

 

어느 순간부터 저도 그녀를 꽉 끌어 안은채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끊기니 또 다른 공포가 엄습해 옵니다.

 

정말 일분이 한시간 처럼 느껴지다가 너무 궁금해 지길래

 

정말 용기 내어 눈을 떠 봤지요.

 

그런데 그걸 뭐라고 표현 해야 할까요.

 

분명 화장실 문 앞쪽에 무언가 있습니다.

 

거무스름하고 희미 하지만 여자의 형상이라는 것 쯤은 알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일견 딱히 사람의 형상이고 여자의 형상입니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실루엣이 화장실 앞쪽에 서 있는 겁니다.

그 형상이 포토샵으로 말하자면 50% 블러 처리된 흑백 합성 영상이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이건 뭐 비명도 안나오더 군요.

 

다만 그녀를 끌어 안은채 움찍하며 ……’ 라고 아무 말도 못했는데 갑자기 그녀가 짓눌린 공포를 마구 발산하듯 엄청난 비명을 질러 댔습니다.

그녀가 꺄아아악이라는 사자후 같은 비명을 토해냄과 동시에 저는 마치 무슨 주술에서 풀려난듯 침대에서 뛰쳐나가 후다닥 빠른 동작으로 벽에 붙어 있는 조명 스위치들을 다 눌렀습니다.

 

 

조명이 들어오자 갑자기 방 전체의 괴괴스럽던 알수 없는 분위기가 물러나며 다시 조금씩 따스한 기운이 방으로 스며 듭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려 대며 울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저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주섬주섬 떨어져 있던 옷들을 빠른 속도로 챙겨 입기 시작 했습니다.

 

벗기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입는 속도는 어찌나 그리 빠르던지……….

 

그렇게 저희는 번개 처럼 옷을 입고 나가는데 화장실 앞쪽을 지날 때 하마터면 까무러 칠뻔 했습니다.

 

화장실에 샤워를 한듯한 물자국 들이 있었습니다.

화장실 입구까지 물자국이 걸쳐져 있더군요.

이게……….

저희는 그날 방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욕실에 샤워 흔적은 물론이고 화장실 앞까지 물자국이 떨어져 있는거예요.

마치 발자국 처럼.

 

 

저희는 미친듯이 모텔방을 빠져나와 제 차로 옮겨 탔습니다.

 

그녀는 옆자리에 앉아 계속 울고 있고 저 또한 아무 말 없이 시동을 걸고 그녀의 집 쪽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녀는 기운이 다 빠졌는지 축 늘어진채 멍하게 앞을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차 안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는 내내 실내등을 켜놓고 운전 했지요.  차 안에서도 너무 무서웠거든요.

왜 그런 기분 있잖아요.

내가 경험 했던 공포가 진실이 아닌 마음.

나 혼자의 착각 이었었으면 하는 심정 같은……….

그러니 무언가의 말을 꺼내 그 방에서 있었던 사실들을 확인 한다는 것이 더 무섭게 느껴 졌던 건지도 모르 겠습니다.

 

그녀 집 근처에 도착해 차를 정차 시키고 그녀를 보니 여전히 축 늘어져 초점 없는 눈동자로 앞만 응시하고 있더군요.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망설였습니다.

평소에 제 성격 같았으면 그랬겠죠.

'걱정하지 마라, 무언가 해결 방법이 있을거다' 라는 말로 다독여 주거나 최소한 아무말 없이 꼭 끌어 안아 주기라도 했을텐데 그날은 웬지 아무것도 할수 없더군요.

 

둘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데 그녀가 조용히 문을 열고 내립니다.

차에서 내린 후 집 방향으로 너털너털 걸어 가는데 온 몸에 기운이란 기운은 다 빠져 나간 사람 처럼 걷더군요.

 

 

'무슨 말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아직 그때까지 저도 공포감에 장악 당해 있던 때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차를 돌려 저희 집 방향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여전히 실내등도 다 켜놓은 상태로요.

운전을 하면서 뒷자리가 무서워 계속 쳐다 보면서 운전을 했죠.

 

그 때 시간이 아마 새벽 1시 조금 넘은 시간 이었던 걸로 기억 합니다.

그렇게 운전을 하고 가다 문득 이렇게 집으로 도망만 간다고 무언가 해결 될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신호에 정차 했을 때 소품녀석과 백뚱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자냐? 늦은 시간에 미안한데 안자고 있다면 전화 좀 해줘" 라고요.

무턱대고 전화를 해 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이거든요.

 

저는 기왕이면 백뚱이 전화해주기를 바랬습니다.

한 십여분이 흘러도 대답이 없길래 슬슬 둘다 자나보다 라고 생각 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립니다.

받아보니 소품 녀석이더군요.

 

", 형 이시간에 웬일 이세요?"

라고 이야기 하는데 녀석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 합니다.

저는 자다 일어났나? 라는 생각에 잤냐고 물어 봤더니 깨어 있었 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 많이 아픈 것 같은데 감기 걸렸어?" 라고 물어 보니

"아뇨, 그게 아니라 형 제가 요즘 몸이 좀, 아니 몸은 아닌데 그게……암튼 좀 상황이 그렇네요"

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화기 너머로도 '이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구나!' 라는게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는 " , 제가 지금 너무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서, 죄송한데 내일 다시 전화 드릴게요"라고 얘기 하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알았다, 늦게 연락 해서 미안하다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뭔가 소품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  그저 녀석이 감기라도 걸렸나 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 하기로 하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데 이번에는 다시 전화가 울려 받아 보니 백뚱 이었습니다.

 

"우왕~ 우리 도도한 잘난이 오빠 웬일이야?" 라고 말을 하는데 이런 젠장 술을 한바지 푼 목소리 더군요.

"? .그게, 너 지금 술먹냐?"

"어헝 그럼 지금 술먹고 있지, 근데 이 시간에 웬일이야? 이제 나한테 뭔가 물어 볼게 생겼나 보지?ㅋㅋㅋㅋ"

 

그런 식으로 말장난을 하는데 그때는 뭐 그게 얄밉고 자시고 할 게재가 아니더군요.

일단은 미친년 바지가랑이라도 붙들고 매달릴 심정 이었으니까요.

 

"지금 어딘데? 너 집에 안가? 내가 데려다 줄까?"

"뭐래, 오빠가 날 왜 데려다 줘. 그리고 여기 우리 동네 근처야"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는

"오빠가 이 시간에 직접 전화한거 보니 뭔가 있긴 있었구나. ㅋㅋㅋㅋ" 라고 계속 놀리는 투로 이야기 합니다.

 

", 그래 뭔가 있긴 있었다.  암튼 지금 못봐? 내가 갈수 있는데?"

"아니에요. ㅋㅋ 나도 이제 들어 갈거야. ㅋㅋㅋ 급해도 참아 ㅋㅋㅋㅋ나중에 만나면 얘기 해줄게  안뇽~~~~"  그러더니 전화를 휙 끊어 버립니다.

 

이런 젠장.

 

그런 통화를 하는새 저는 집에 도착해 제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집에 도착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 집니다.

 

원래 저는 외출했다 들어가면 시간이 늦건 빠르건 샤워 먼저 하는데 그날은 샤워는 커녕 변기에 있는 물도 쳐다보기 싫더군요.

 

'물 조심 해야 하는거 맞네. 그런 물일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방에 앉아 방에 불을 켜 놓은채 멍하게 앉아 오늘 하루 하루 있었던 일들을 생각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오늘 있었던 일들이 마치 아주 오래전 이야기 처럼 느껴지거나 현실이 아니었던 일들 처럼 생경 하게 느껴 지더군요.

 

오늘, 아니 어제 있었던 일 자체가 마치 그저 상상속에 일어났던 착각들 같은 생각도 슬몃 드는 거예요.

 

그렇게 침대에 멍청히 앉아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스으윽~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제 꿈속에

 

 

 

얼굴에 반이 화상으로 뒤덮인 여자가 나타 났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주말에 최대한 많이 쓰려고 했는데 어쩐일인지 주말에 정신 없이 바빴어요

주주회의에, 친구 부친상에, 누군가의 글을 대필해줘야 하는 사태까지.

그래도 월요 주간회의 주재가 끝나자 마자 책상에 앉아 후딱 글을 써 올립니다.

이따 오후라도 짬이 나면 최대한 빨리 글을 올려 마무리 할수 있도록 노력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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